마마걸을 그만두는 방법이 있나요
보통 딸은 엄마와 감정적으로 깊게 엮여있다지만 제 경우는 그게 좀 지나친 것 같습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부모님과 같이 살아서 그런걸까요?
항상 엄마 눈치를 많이 보았던 것 같아요. 혼자 생각을 해보고 결론을 내려도 엄마의 대답이 오케이여야 안심합니다. 아니라면 그때부터 너무 불안해지고요. 엄마의 뜻을 거스른 적은 많이 없는 거 같아요. 엄마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설득하고 조율해가는 게 힘듭니다. 정말 제 뜻대로 하고 싶은 일이라면 아예 엄마에게 숨기고 일을 벌여요.
또 한편으론 엄마를 걱정하느라 제 일에 집중을 잘 못합니다. 최근에 마마걸에서 벗어나고자 독립을 감행했습니다. (물론 반대할 게 뻔하셔서 엄마한텐 비밀로 하다가 이사 전날 일방통보했어요..) 그런데 같이 살던 집에 혼자 남겨질 엄마가 걱정되어 하루에도 몇 번씩 의미없이 두 집을 오가고 있습니다. 엄마가 혼자 우울해하지 않을 지 너무 걱정돼서 집에 오면 온갖 애교를 다 부리구요. 독립한 집보단 본가에 더 오래있어요..
다른 예로는 친구들이랑 같이놀다가 문득 엄마가 걱정됩니다. 엄마가 혹시 늦게귀가한다고 보낸 카톡을 못봐서 날 걱정하고 있는 거 아닌지 지금 내가 엄마의 부재중전화를 놓쳤던게 아닌지 엄청 걱정해요. 실제로 보면 부재중도 없고 엄마는 조금 걱정하시긴해도 제 생각보단 멀쩡합니다. 제 걱정이 좀 지나친.편이에요. 좀비영화같은 잔인한 영화를 우연찮게 보게되면 엄마가 충격받고 기절하지 않을 지 엄청 걱정되고요..
그리고 저보다 더 제 삶을 염려하는 엄마의 모성애가 부담되어 정작 중요한 일은 밝히지 않고 혼자 진행합니다. 저보다 더 걱정하실 게 뻔하고 그런 모습이 부담되어 결과가 좋지 않았던 적도 살면서 좀 있어서 그런가봐요.
엄마에 대한 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습니다. 보통의 건강한 모녀관계를 맺고 싶어요. 동등하게 의견을 나누고, 서로 적당한 수준의 걱정은 하되 각자의 생활을 잘 꾸려나가고 싶습니다. 어떻게 해야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