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하는 것들 때문에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스트레스]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우울증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하는 것들 때문에 힘들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gumba
·3년 전
안녕하세요 이제 19살이 된 학생입니다. 예체능 입시를 하고있어요. 초등학교 시절부터 겪은 회피성 성향? 학교 부적응 문제와 엄마의 우울증 가스라이팅이 부딪혀 매우 힘들었습니다. 그로 인해 15살부터 뚜렷한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제 무기력한 모습은 엄마를 너무 화나게 만들어 감정적으로 화풀이를 당했습니다.(너 때문에 힘들어 죽고싶다./이혼하고 다 접고 시골로 내려갈테니 너는 아빠 따라가라./차라리 자신을 죽이라고하며 옆에 식칼을 던짐/그릇을 깨부숨/화나면 때릴 때도 있었고, 핸드폰을 얼굴에 맞아 입술이 두배로 부어오른 적이 있음./아빠는 방관하는 태도 (더 많은데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저는 제 무기력한 모습이 너무 싫고 벗어나고자 정신과 진료를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고등학교 1학년 초반에 우울증이 너무 심해져서 학교도 등교하지 못하고 관절에 힘이 다 빠져 누워만있어야했던 모습을 보고 부모님은 상담치료만을 허락해주어서 상담치료 센터에 가게됩니다. 상담치료 선생님께서 너무 심한 상태라서 약을 먹어야 한다고 엄마한테 전화로 설득을 한 후에야 정신과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약을 아무리 먹어도 엄마의 화풀이를 계속해서 겪어야 했습니다.또한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부정하며 정신과 진료에 협조하지 않아 혼자 정신과를 다녔습니다. 고1 말에 자살시도를 하고, 실패한 후 대학병원병동에 입원하였습니다. 그리고 나서 고2가 되어서도 자살고위험군에 머물러 있었고, 자의식 과잉?(정말 학대 가해자와 같이 사는 기분이었습니다.)으로 인해 정말 여기서는 살 수 없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우울증 병세가 너무 심해져서 학교도 자퇴를 하고, 정말 참을 수 없어 처음으로 가족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 아빠와 엄마에게 잘못을 인정하게 만들었습니다. 다행히 살고 있는 다세대 주택이 부모님 소유여서 2층의 원룸에 자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7월 초의 일 입니다. 자취를 시작하고 1년간 끊겼던 생리도 다시 나오고 인지능력이 정상화되었다고 느꼈고, 시력도 좋아지고 정말 병세가 좋아졌습니다. 주변인들에게 얼굴이 많이 폈다고 이야기도 많이 들었고요. 하지만 응당 받았어야 했던 애정의 공백이 너무 큰지 스트레스에 대한 역치가 너무 낮기도 하고, 우울증을 완전히 떨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 와중에 고3 수험생이 되었는데요. 우울증으로 놓친 기회들(수시, 인지능력이 떨어진 와중에도 예체능 내에서 모의고사 상위권이었으나 정시에서도 생기부 지원 자격이 없어 인서울 상위권 대학을 대다수 넣지 못함. 실기 공백으로 인해 실기 하위권) 때문에 너무 괴롭습니다. 주변 친구들이 수시 준비하는 것을 보면 너무 박탈감이 심하기도 하고요. 열심히 해서 공백을 메우기에는 아직 다 나아지지 않은 우울증이 발목을 잡습니다. 어떻게 해야할까요? 돌아오지 않을 기회들에 너무 미련이 남는 것 같습니다. 혼자 우울증을 견디기가 더이상 너무 지치기도 하고, 남들에게 당연히 있는 정신적 지지, 돌아갈 곳이 없다는 사실도 힘이 듭니다.
트라우마우울의욕없음스트레스불안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4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huchuchu
· 3년 전
같은 예체능계 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글은 잘읽었어요 당연히 저랑은 또다른 환경이고 느낌이지만 예체능이라는건 결국 실력순이라 대학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NIJE
· 3년 전
우선 아픈 과거를 뒤로한 채,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부터 정말 대단하신거에요. 그 정도 아픔과 상처를 받고도 앞을 볼 수 있는 건, 절대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저 역시 예체능 계열의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올 해로 4년째네요. 일단 제 경험을 바탕으로 말씀을 드리자면, 우선 예체능 계열은 연령대의 폭이 넓은 편이에요. 20살 외에도 22, 24, 28, 31. 뿐만 아니라 40대가 넘는 분도 계셨구요. 모두가 각자 사연을 가진 채로 1학년으로 들어왔죠. 이 분들이 남들과 다른점? 없어요. 그냥 20살 친구들이랑 잘 지냅니다. 내성적이든 외향적이든, 결국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잘만 지내요. 왜 대학에 늦게 들어오게됐는지 굳이 묻지도 않구요. 그러니 어떻게든 올 해에 대학을 입학해야겠다는 부담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요. 괜히 준비가 덜 된 채로 어정쩡한 대학에 입학하는 게 몇 배는 손해에요. 그리고 예체능 계열 중에 정확히 어느 분야가 목표이신지는 모르겠지만, 1년이라는 시간은 그렇게 짧지 않아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다고 남들보다 못하진 않거든요, 진짜로. 저 신입생 때도 다른 동기들은 이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3년 전부터 학원에 다니면서 준비를 했다더군요. 근데 저는 돈 없어서 학원도 못 다니고, 갑작스레 전공을 정한거라 시간도 없어서 거의 반 년? 동안 독학 해서 들어갔거든요. 개개인마다 역량은 달라요. 해보기도 전에 겁 먹고 포기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그러니 일단 부담감부터 내려놓고, 자신을 먼저 돌보는 과정이 필요할 것 같아요. 우울증이 이겨내려면.. 확실한 목표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목적 없는 삶은 그야말로 의미가 없는 삶이 되어버리거든요. 그저 죽지 않았으니 살아가는 느낌이죠. 예체능 계열을 목표로 삼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그 목표를 좀 더 구체화해서 이를 위한 필요 과정을 설계해보시는 게 어떨까요. 일단 힘내서 살아가다 보면, 언젠가 내 편이 생기고 나를 지지해주는 사람이 생겨요. 정말로. 인생이 생각보다 어둡진 않더라구요. 불행했던 만큼 행복이 찾아오고, 노력했던 만큼 보상이 따라옵니다. 부디 몇 안되는 제 글이, 마카님의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길 바라요. 그리고 마카님은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이 아픔도, 반드시 밟고 일어설 수 있을거에요. : )
커피콩_레벨_아이콘
gumba (글쓴이)
· 3년 전
@huchuchu 위로 감사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gumba (글쓴이)
· 3년 전
@NIJE 별 것도 아닌 글에 너무나도 길고 친절하게 답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사실 보고 살짝 눈물이 났네요 ㅎㅎ.. 정말 도움이 많이 됐어요. 특히 불행했던 만큼 행복이 찾아오고, 노력했던 만큼 보상이 찾아온다는 말이 위로가 많이 됐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 사실 많은 기회가 없어진 것에 대해서 회의감이 많이 들었었는데, 이제는 마카님 말대로 포기하지 않고 천천히 시작해보려고 해요. (참고로 예체능은 미대 준비중이에요) 마카님 앞에 좋은 날들만 가득하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