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해 전혀 모르겠어요.
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요즘따라 더더욱이요. 남들에게 제 안의 힘듦이나 외로움, 서운함, 슬픔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전혀 표현하지 않습니다. 내색하지 않고 혼자 참아내다 보니, 혼자 남겨졌을 때 '내가 왜 이럴까,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걸까?'라며 모든 원인을 제 탓으로 돌리고 스스로를 깊이 자책하게 됩니다.
또한, 제가 막내이긴 하지만, 손윗사람은 성별이 다르거나 몸이 많이 아픕니다. 그래서 부모님께서는 마음이 우울하시거나 삶이 힘들 때 늘 제게 전화하셔서 힘든 마음을 하소연하곤 하십니다.
그럴 때마다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건 위로해 드리고 이야기를 들어드리는 것밖에 없어서 마음 한구석으로는 무척 죄송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저 역시 부모님의 무거운 감정을 받아주는 창구가 되다 보니, 나만 그 걱정의 테두리에서 겉돌고 있는 것 같아 섭섭하고 외롭습니다. 부모님 말씀을 들을 때면 전화를 끊고 남몰래 혼자 숨죽여 울곤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아픈 가족도 제 탓인거같습니다. 충분히 말릴 수 있었고, 그럴 수 있는 나이였던거 같은데 그 낌새를 인지 못한 내가 ***멍청이 같고. 그냥, 인간이 아닌것같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함께 이야기할 때는 괜찮아았던 것 같은데, 혼자 있는 순간이 오면 늘 극심한 외로움이 밀려오고 갑자기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사랑받고싶은데, 사랑받고 있는거 같은데, 전혀 사랑받지 못하고 있는 것만같고, 시도때도없이 사랑을 받고싶고 갈구합니다.
날 먼저 챙겨줄 사람은 세상에 없는 것 같고, 나라는 존재가 사라져도 찾을 사람이 없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누군가에게 '너를 사랑한다', '너 없이는 안 된다'는 따뜻한 관심과 표현을 받으며 제 존재 이유를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습니다. 가끔은, 무자식이 상팔자라고 필요없다는 얘기를 들으면 서운한거같은데 눈물이 나오려합니다.
최근 들어서는 단순히 게으른 수준을 넘어 제 인생 전체가 실패한 것 같다는 생각이 짙게 듭니다. 자고 일어났을 때나 일상 속 어느 순간 문득, 축 처지고 움직이려고 해도 몸이 따라주지 않는 강한 무기력감을 느낍니다. 남들 앞에서는 웃고 있다가도 '아, 이거 완전 가짜 웃음이다'라는 생각이 들면 순간적으로 정색하게 됩니다.
또한, 요즘 들어 중요한 일이나 챙겨야 할 것들을 자꾸 깜빡깜빡하고 뇌가 빠진 채로 둥둥 떠다니는 것처럼 멍해져서, 스스로가 멍청해진 것 같다는 생각이들어요. 진짜, 요즘에는 왜그러냐라는말 많이듣습니다.
심하지는 않지만, 요즘은 가끔, 아주 가끔 갑자기 숨쉬기가 답답해지고 손이 저리거나 몸에 오한이 들 때도 있더라고요.
솔직히 저는 제가 꾀병이나, 아픔을 멋대로 거짓말치면서 걱정받고싶어 죽겠는 사람인거같아요. 내가 힘든거같은데. 이게 거짓이 아니였음하고,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음 좋겠습니다. 차라리 신체적으로 들어나서 딱 드러나고, 병명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차라리그래야, 아. 내가 아픈거구나. 아프구나..하고 덜 무서울것같아요. 진짜, 요즘에는 정신이 뚝하고 끊기면 죽어있을것 같아서 제정신이 아닌거같습니다. 내일이 안왔음하면서도 부모님 더 마음아프게 하고싶지 않아서 살고는 있습니다.
솔직히 제가 저를 잘 모르겠네요. 이게 진짜, 문제가 있는건지 아님 그냥 게으르고 멍청해서 내 잘못을 회피하고 싶어서 미루고있는건지 알고싶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글 쓰는것도 처음이라 신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