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으로 한쪽눈잃고 16년이 지났네요.... 중학교 3학년 학폭을 당하기 시작했으며, 고등학교2학년 결국 버티지못하고 자퇴했습니다.
학폭을 당하는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남는 2가지를 고르자면
한쪽손에 뾰족한 물체로 찔려서 손에 구멍이 뚫린적과
일방적인 폭력에 의해 오른쪽눈 검은눈둥자가 터져 실명직전까지 갔습니다...
기적적으로 오른쪽눈은 어느정도 회복했지만 그 이후 안경을 써도 시력이 0.15이상 오르지 않는
사실상 이때부터 외눈으로 삶을 살았습니다.
이대로 지내다간 진짜 내 목숨이 위험할거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자퇴를 했습니다.
여기서 무너지면 내 미래가 없다는것을 알기에 혼자서라도 여행다니고, 친척집에 혼자 방문했지만,
친척들조차 자퇴한 저를 별로 반갑게 맞이하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이모가 저에게 고성지르며 쫓아내기도 했습니다...
"자퇴"를 하고 낙인이 새겨진거 같았습니다. 모든게 눈치가 보이기시작하고, 사람이 무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집밖에 나가는것 조차 무서워서 못나갔습니다....
집안에서 그렇게 틀어박혀 밤이면 1주일 4회이상 학폭당했던악몽의 반복,
낮에는 학교에서조차 적응못해 자퇴한 패배자라는 무기력함의 반복뿐이였습니다.
나를 괴롭히던 녀석들에게 복수를 하고싶었지만, 복수할 힘도 명분도 없었습니다.
이때부터 저의 시간은 멈췄습니다.
학폭을 피하기 위해 자퇴를 했지만, 꿈에서까지 쫓아와서 괴롭힐줄은 몰랐거든요...
결국 정신적으로도 무너지기 시작했고, 저는 조현병까지 발생하며 심각한 환청,환촉,환각 증세가 발생했고
너무나도 이른 20대 초반나이 저에게는 어떠한 희망도 없었습니다.
계속된 조현병에 인지기능도 떨어지기 시작했고, 운동기능 저하로인해 걷다가도 스스로 넘어지는
운동저하 증상까지 보였습니다.
환청,환각,환촉은 더욱심해져서 내방과 내몸에 벌레 수천마리가 보이고, 내몸에 기어다니는 벌레들의 느낌도 뚜렷하게 선명했습니다.
20대 중반 저는 내가 누군지조차 인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어렴풋이 내가 어떤사람이였는지 기억이 나는거같지만, 더이상 그 기억은 나라는 존재가 아닌
누군가의 기억으로 느껴질정도로 제 자아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거울에 비치는 내모습은 사람이 형상이 아닌, 메마른 돌덩이로만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20대후반 저에게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자고일어났는데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는 인지라는게 처음 들었습니다.
남들에게는 별거 아닌거겠지만, 저는 직감적으로 이걸 놓치면 안되겠다는 심정이라는게 생겼고,
무조건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정신병원을 찾아갔고 외래치료를 받으며
이제서야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보고 운전면허 2종을 취득했습니다. (1종은 오른쪽 눈 영구장애로인해 취득 불가능)
나이 30에 저의 스팩은 운전면허2종,고등학교 검정고시 졸업장... 그리고 모아둔 돈 0원...이였습니다
냉정하게 봤을때 나이에비해 제 스팩과 능력은 인생패배자라는 사실은 달라진게 없었습니다.
단한가지, 크게 달라진게 있다면....
나라는 자아조차 완전히 잃어버렸다가.... 다시 자아를 찾고 "내가 나다"라고 인지하는것
그자체가 얼마나 크고 감사한일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어떠한 자격증,스팩도 없는 30살이기에 저에게 주어진 취업의 문턱은 너무나도 높았기에.
다른 선택지 없이 9급공무원을 도전하였습니다.
다행히도 준비한지 2년안에 공직에 입문하였고,
지금은 어느덧 직장에 근무한지 3년차입니다...
하지만, 학폭에대한 트라우마 후유증은 아직도 남아있습니다.
아직도 새로운 사람을보면 말을 먼저 꺼내는게 너무나도 힘들고,
근무중 갑자기 큰 긴장과 식은땀이 흐릅니다.
평소에는 크게 문제없지만, 이런 싸이클이 종종 발생하기에
대인관계에도 아주 큰 영향을 미치네요......
직장에서 친한사람이 없는것은 당연하며,
그렇기에 사내정치에 자주 희생양이 되곤합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고, 20대후반 우연히 찾아온 기회를 잡고
제 삶의 목표는 취업이 아닌.... 내가 사람이라는 인지만 되찾자였습니다.
지금의 목표는 감사하게도 초과달성이죠....
그럼에도, 종종 찾아오는 공허함과 학폭에대한 기억과 함께 찾아오는 무기력함은...
어느곳에도 하소연 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도 어떻게 해결해야될지 아예 감조차 잡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익명의 힘을 빌려 용기내어 이곳에 제 고민을 글로 작성해보고
도움받고싶네요...
혹시라도 저처럼 심각한 학폭을 겪으시고 그이후 직장생활을 하시는데
학폭의 트라우마가 지금도 발생하는지 ... 그리고 발생한다면 어떻게 이겨내는지
도움을 받고싶습니다.....
글을 대충쓰다보니 두서없이 내용이 왔다갔다하네요...
불편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가 어느덧 30대 중반이기에 결혼에대한 고민도 생기기 시작하는데,
학폭 트라우마가 아직 남은 상황에서 결혼은 큰 욕심인지도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