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극복 방법을 알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불안|폭력]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가벼운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극복 방법을 알고 싶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dict123
·3년 전
요즘은 매체에서 가정폭력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는 편이잖아요. 애가 통 말을 들어먹질 않으니 가볍게 쥐어박는 수준에서부터 아 저런 집구석에선 사람이 살 수가 없겠다 싶은 수준에까지요. 저는 경중과는 상관없이 그런 소재를 접하면 심장이 뛰고 머리가 울렁거립니다. 가슴이 답답해요. 저희 엄마는 원래도 애들을 별로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는데, 왜 그 시대에는 그런 일이 흔했잖아요. 아들 낳을 때까지 계속 낳는 거. 덕분에 저희 집은 딸만 넷입니다. 제가 장녀고, 저랑 막내가 여섯 살 차이밖에 안 나요. 그러니까 애를 낳고 한 일 년 쉬었다가 다시 임신하고 10개월 뒤에 애를 낳고... 그걸 세 번쯤 반복하셨다는 얘기죠. 어쨌든 그래서 집이 많이 시끄러웠어요. 엄마는 예민했고. 사소한 일로 많이 혼났던 것 같아요. 엄마는 한 번 화가 나면 기본이 두세 시간 길면 대여섯 시간까지 사람을 붙들고 화를 냈어요. 뭐 때문에 혼나는지도 모르고 그냥 울면서 있었죠. 엄마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면 잘못했다고 맞장구를 쳤고 그렇게 끝나고. 지금 생각해도 그건 부당했어요. 저도 뭐가 올바른 방법인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지만 어쨌든. 나무 블럭으로 발바닥을 맞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걸로도 많이 맞았던 것 같은데, 기억이 잘 안 나요. 중학교 3학년 때는 또 제가 하고 싶은 일 관련으로 크게 한 번 싸웠어요. 내가 그렇게 잘못됐냐고 내가 틀렸냐고 물어보니까 그렇다고, 패서라도 네 그 사고방식을 뜯어고쳐야겠다고 말하시더군요. 저는 결국 포기했고요. 그런데 저는 엄마를 미워하고 싶지 않아요. 엄마는 많이 반성하고 있고, 매번 저한테 많이 미안하다고 그 때 그러지 말았어야 한다고 말하세요. 그렇게 말하신다고 해서 제가 그 때 겪었던 일들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엄마는 이미 뼈저리게 후회하고 있고 제가 자신 때문에 아직까지 힘들어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신다면 또 많이 슬퍼하실 거예요. 엄마 앞에서는 다 잊었다, 기억 안 난다, 지금은 괜찮다, 그런 식으로 말합니다. 하지만 첫 번째 문단에서 말했듯이, 저는 아직도 가정폭력에 관련된 매체를 보면 불안해져요. 엄마가 저희를 때리지 않게 된 지 오 년이 넘었는데도 그래요. 전에는 시험을 망치고 오후에 졸다가 엄마가 화난 목소리로 제 이름을 부르는 환청을 듣기도 했습니다.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무의식 속에는 여전히 남아 있었던 셈이죠. 그런데 전부 끝난 일이잖아요. 저는 더 이상 이런 거에 휘둘리고 싶지 않아요. 지금 글 쓰면서도 다시 옛날에 묻어 뒀던 서러움이 떠올라서 울고 있어요. 어떻게 해야 정말 괜찮아질 수 있을까요? 동생은 엄마 아빠를 싫어해요 앞에서는 생글생글 웃는데 저한테는 어른이 되면 집 나갈 거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근데 저는 엄마가 좋아요. 같이 살고 싶지는 않지만 엄마가 죽고 나서 살아 계실 때 더 잘해 드릴걸 하고 후회하고 싶진 않아요. 다른 심각한 사연들에 비하면 너무 사소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저는 괜찮아지고 싶어요. 다른 집이랑 비교하면서 열등감 느끼고 싶지도 않고 다른 사람들이 자기 가정에 대해서 얘기할때 그게 뭐가 심각한 거냐고 속으로 자꾸 후려치게 되는데 그것도 너무 싫어요 엄마가 옛날에 저한테 엄했던 것만큼 동생한테 엄하지 않은 걸 보고 자꾸 쟤는 왜 안 패는지 불공평하다고 느끼게 되는 게 진짜 너무 싫어요 동생이랑 얘기하다가 동생이 조금 기어오르는거 같으면 소리지르고 폭력으로 해결하려 드는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라지만 저는 그게 옳지 않다는 걸 알고 있는데 자꾸 그러게 돼서 미칠 거 같아요 그걸 보고 엄마가 너도 고치기 힘들지 우리도 힘들어 그러는 것도 진짜로 너무 싫어요 부모가 처음이라 그랬다는 말도 다 내던지고 싶고 진짜로 저는 이렇게 살기 싫어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이 글 쓰기 전에는 제가 이렇게 담고 있는지도 몰랐는데 지금은 거의 눈물콧물 뽑아내는 기계처럼 울고 있어요 저 전혀 안 괜찮은 거 같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발 도와주세요
트라우마힘들다스트레스무서워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전문답변 1가 달렸어요.
상담사 프로필
한지영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괜찮아질 수 있어요.
#트라우마
#답답해
#불안해
#무섭다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한지영입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 글의 마지막 문장 ‘제발 도와주세요’에서 슬픔과 절실함이 느껴져 마음이 아프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이렇게 글을 씁니다. 마카님께서는 매체에서 가정폭력에 관한 소재를 접하면 그것의 경중과 상관없이 답답하고 심장이 뛰고 머리가 울렁거린다고 하셨어요. 그런 신체반응을 겪을 때마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괴로우셨을까요. 몸이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데도 글을 쓰기 전까지는 이렇게 담아둔 지 몰랐다고 하셨는데요. 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과 동시에 글을 쓰는 동안 눈물을 흘리며 꽉 차 있던 감정이 조금은 빠져나갔을 거라는 생각에 아주 조금은 안심이 되기도 했습니다.
🔎 원인 분석
어린 시절, 많이 맞았다고 하셨는데요. 그때의 공포와 두려움을 마카님의 몸이 기억하고 있는 것 같아요.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뇌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지요. 성장과정에서 충격적인 사건을 계속 경험하다 보면 뇌의 편도체가 예민해지고 시간이 흐르더라도 비슷한 자극이 올 때 마다 긴장 태세를 갖추게 만듭니다. 그래야만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으니까요. 그 신체반응은 어리고 여린 마카님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스스로를 보호해야 했던, 단단해져야 할 수 밖에 없었던 마카님이 한번쯤은 깊은 위로와 공감을 받으셨으면, 또 스스로에게 그렇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사소하다 여기면서 그동안 참아 오셨을 것 같아서 마음이 아픕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께서는 이렇게 힘들어하시면서도 어머니가 슬퍼하실까봐 걱정하고 계시네요. 마카님께서는 아마 사랑이 많고 배려심이 많은 따뜻한 분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 사랑의 에너지가 이제는 마카님을 향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스스로의 마음에 들지 않는 마카님의 행동도 조금씩 변화할 수 있어요.
어린 시절의 경험은 바꿀 수는 없지만 마카님은 더 이상 불안에 떨고 있는 그때의 아이가 아닙니다. 편안한 관계 안에서 과거의 경험을 드러내고 새로운 시각으로 그 상황을 바라보고 경험할 때 마카님이 가진 내면의 힘을 인식할 수 있고 그것은 변화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혼자 힘으로는 어려울 수 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기를 추천 드려요. 글을 쓰며 느꼈던 마카님의 아픔을 그대로 바라보고 ‘정말 많이 아팠겠다’ 인정해주시면서 천천히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저의 댓글이 마카님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