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누구랑 대화할 때
그 사람이 관심있어할만한 주제로 말 걸지 않나요?
예를 들면, 저는 아빠한테
아이돌 얘기나 친구들이랑 뭐하고 놀았는지 같은 건 말 안하거든요?
얘기한다치면 엄마(혹은 할머니)랑 방금 뭐라고 전화했다 같은 얘기나 하지
인터넷에서 재밌는 걸 봐도 아*** 좋아할 만한 내용으로 보여주고요
아*** 쌤이셔서 올해 한국사 마지막 문제 난이도라고 유머글 뜬 걸 보여주는 식이에요.
근데 아빠는 대화하는 게 너무 이기적이에요.
트로트 얘기를 해도 미스터 트롯 그런 거 전 잘 모르고 임영웅이랑 영탁 정도는 알아도
이찬원이랑 또 누구는 모르는데 자꾸 얘기하고
제 얘길할 때도 공감해주려고 하는 듯 하다가 결국 자기 얘기만 해요
그래도 가족이니까, 아빠니까 참자 싶어도
자꾸 들어주는게 싫어요.
제 동생은 중학생인데 애가 오타쿠라
저한테 웹소설이랑 애니 얘기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전 하나도 이해 못하지만 그래도 다 들어줘요.
아직 동생은 어리니까요.
근데 어른인 아*** 그러는 건 너무 짜증나요.
오늘도 어디서 술 먹고 들어왔는데
방에 있는 절 굳이 티비 앞까지 부르더니
뉴스에 나온 어떤 전문가 아저씨를 보여주면서
오늘 같이 술먹은 아저씨다~
하는데 너무 짜증나서
별루 안 궁금해~ 하고 방으로 왔거든요?
그러니까 한 5분 뒤에
아-이!!!! 하고 고함지르더라고요
개짜증나요
내가 왜 맨날 맞춰줘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한 번 싫다는 티를 내면
은근히 집에 있는 사람들을 긴장하게 만드는 것도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