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대하는 게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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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대하는 게 힘들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Bodam323
·4년 전
저는 올해 17살이 된 첫째입니다. 전에 어머니는 유치원 교사를 하셨었고, 아버지는 청소년 지도사를 하셔서 그런지 어렸을 때부터 착해야한다는 게 좀 자연스레 박히게 된 거 같아요. 바로 아래 4살 터울 남동생도 있는데 가끔 투닥거리기만 할 뿐, 다른 남매들에 비해선 되게 친합니다. 근데 그 착하다라는 범주 안에 제 감정과 의견보다는 상대의 감정을 살피고, 의견을 따라가는 게 포함이 되어있던 것 같아요. 그냥 일상 속에서 흔히 하는 사소한 결정들 마저 항상 타인에게 넘기게 되더라고요. 감정을 숨기고, 하고 싶은 게 있냐는 말에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괜히 부담이 될까봐 괜찮다며 넘기는 일들이 허다했어요. 그게 쌓이고 쌓여서 상처 받아도, 화가 나도 애써 속으로 삭히며 괜찮다고, 웃어보였죠. 오죽하면 어머니께서 저의 사춘기가 조용히 지나갔다고 이야기 하실정도로 그 질풍노도의 시기 때도 감정이 격해지면 혼자 방으로 들어가 혼자 격해진 감정을 누르고, 그에 대한 건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속마음을 숨기는 게 너무나도 당연하게 되어버린거죠. 어느 날, 화목했던 저희 가정이 깨졌어요. 부모님께서 이혼을 하셨습니다. 화목했던 가족이었기 때문에 그 충격은 더욱 컸죠. 물론 그 전부터 눈치를 채긴 했습니다. 총 두 번 이혼하시겠다고 이야기를 하셨는데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를 하신 다음날, 병결을 내고 쉰 다음에 그 다음날에 학교를 갔습니다. 아픈 거 다 나았냐는 말에 괜찮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습니다. 수업도, 쉬는 시간도 모두 제가 저에게 놀랄만큼 아무렇지 않았죠. 이래도 되는걸까, 싶을 정도로 말이죠. 제 감정을 너무 숨기고, 숨기다 보니 이젠 제 감정도 잘 모를 정도로 익숙해져버린 걸까요? 이혼하시고 나서 저희 어머니, 동생, 저는 정신과 상담을 받았습니다. 저와 제 동생의 결과는 "괜찮아지고 있다." 였고, 저희 어머니는 "꾸준히 나와달라." 였습니다. 근데 저는 아직까지도 의문입니다. 저는 아직까지도 밤에 이혼하실 때를 생각하면 후회하며 펑펑 울곤 합니다. 아버지에 대한 제 마음도 잘 모르겠고요. 정말 괜찮아지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제 가족에게도 말하지 않은 제 속마음을 어떻게 처음 본 분에게 다 이야기할 수 있겠어요. 다 말하지 않아서 그런 결과가 나온건가, 하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로부터 좀 시간이 지난 뒤, 그와 별개로 면담 심리상담도 했습니다. 너무 착해서 속마음을 털어놓을 땐 털어놔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언젠가 그게 터져버릴 수도 있다는 말과 함께 지금은 꾸준히 와야 할 정도는 아니라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같이 상담 받은 어머니는 꾸준히 나와야한다는 결과가 나왔죠. 어머니가 너무 힘드시다는 걸 느끼고 있었고, 그것이 눈 앞의 결과로도 나오니까 저는 더더욱 어머니께는 제 힘든 속마음을 차마 이야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 전에도 말하는 것을 어려워했지만 지금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올해 과학고등학교에 입학하게 되었고, 갑자기 많아져버린 공부량에 많이 지쳐버린 제가 그 마저도 어머니께 이야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힘들다는 그 한마디를 말이죠. 사람을 대할 때는 항상 상대에게 맞추다보니 사람을 대하는 게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일이 되고, 지치게 되는 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더욱 방어적이게 되고, 사람을 대하는 게 너무 힘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도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털어놓아야 한다는 걸 잘 압니다. 다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그러질 못하기 때문에 털어놓으려고 하니, 이렇게 익명성이 보장된 곳에서라도 털어놓게 됩니다. 일시적으로 후련해지긴 하지만, 역시 눈치가 보이더라고요. 내가 힘든 것만 털어놓는 게 아닐까, 하고 말이죠. 저도 수없이 많은 고민들을 들어왔지만 막상 제 문제를 해결하려니 도저히 해결책을 찾을 수가 없어서 답답합니다. 저도 제가 지금 상태가 괜찮은 건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며칠 전에 어머니께 꾸중을 들었던 일이 있었는데 매번 꾹 다물었던 입이 열리려고 했습니다. 전에 심리 상담을 했을 때 언젠가 터질 수도 있다는 게 지금일까봐 두려워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가끔 자기 전에 옆방에선 어머니랑 동생이 자고 있어서 깰까봐 소리 죽여 우는 일도 있습니다. 그저께도 너무 힘들어서 울었어요. 지금 제 상태는 괜찮은걸까요?
속마음부모님불안해답답해우울괴로워대인관계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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