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의지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치네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우울증|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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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의지하는 사람들 때문에 지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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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안녕하세요. 최근에 있었던 일들 때문에 고민이 생겨서 어디든 조언을 구해보고 싶어서 편지를 써봅니다. 저는 20대 중반 남자 대학생이에요. 최근에 같은 과의 한 여자 후배가 제게 연락을 해왔어요. 이런저런 얘기로 말을 돌리다가 제게 친구가 되고 싶다고 어렵게 말을 꺼내더라구요. 잘 알지는 못하는 후배지만, 괜찮은 친구라고 생각해서 한번 만나기로 했어요. 그 후배는 제가 너무 편하고 좋다면서 그 동안 자기가 쓴 글들을 보여주고, 좋아하는 시 구절을 읽어주는가 하면, 굉장히 내밀한 개인사까지 제게 털어놓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전에는 아침 일찍부터 제게 전화를 걸어 너무 힘든데 제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다고 했어요. 그 후배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친구예요. 몇가지 사실들이 저를 불편하게 만드네요. 저는 이 후배와 그렇게 잘 아는 사이가 아니에요. 앞으로 더 친해질 수는 있겠지만, 글쎄요 아직은 제가 느끼는 거리감에 비해 제게 많이 의지하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걸 드러낸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그만큼 대단한 사람도 아닌걸요. 그리고 또 한가지 맘에 걸리는게 있어요. 제게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니란 거예요. 예전에도 제게 친해지고 싶다고 했던 여자애가 있었거든요. 그 친구는 불안정한 자기와는 달리 늘 침착하고 안정되어 보이는 저와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어요. 그리고 친구가 되고 나서는 제게 고민들을 털어놓고, 내밀한 이야기를 공유하면서 가까운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제가 누구보다 편한 사람이라고 했어요. 하지만 그 친구는 한번도 저에 대해 묻지 않았어요. 늘 자기 얘기만 쏟아낼 뿐, 저라는 사람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한 말들을 쉽게 잊어버리곤 했고, 저와 한 약속들을 가볍게 생각했어요. 사실 저는 그 친구를 많이 좋아했었거든요. 하지만 그 친구의 곁에서 저는 아무것도 아닌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그렇게 혼자 상처만 늘어가다가, 결국 사이가 틀어져 다시 보지 않는 사람이 되었네요. 그 친구와의 관계는 아직도 제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그리고 그 후배는 그 친구와 너무 닮았어요. 사실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고 유형을 구분짓는 건 좋은 습관이 아니겠죠. 이 후배는 그 친구와는 다른 사람이니까요. 하지만 이제 제 감정에는 좀 더 충실해지고 싶어요. 저는 누군가에게 편한 사람이 되기는 지쳤어요. 다른 사람의 불안한 감정들을 혼자서 받아주기엔 저는 부족한 사람이에요. 더 이상 그러고 싶지 않아요. 이 관계는 제게 별로 건강하게 느껴지지 않거든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 후배가 너무 어려서 걱정되는 맘도 있네요. 상처를 주고싶진 않아요. 어쩌면 제가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구는걸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거리를 두고 싶은데 쉽지가 않아요. 누군가 저에게 호감을 가지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저는 기뻤어요. 하지만 그들과의 관계에서 저는 없었어요. 저를 통해 위로받고 의지하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은 있었대도, 그 친구는 한번도 저를 위로해주거나 제 기분을 헤아려준 적이 없었어요. 저는 그냥 편한 사람이었을 뿐, 좋은 친구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구체적인 고민이라기보다는 이런저런 생각에 마음이 복잡해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싶진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의 쉼터가 되어주기엔 제가 너무 힘들어요. 저를 위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제게 편안함만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섭섭함도 있어요. 어쩌면 저의 문제였을까요? 잘 모르겠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짧게라도 조언이나 의견을 전해주시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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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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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Q
· 4년 전
저도 좋아하는 사람의 한탄을 그렇게 받고받고받다가 잠수를 탄적이 있어요. 답은.. 잘 모르겠어요. 터질 정도로 키우는 것보다는 해소가 필요하다는 것, 해결책 찾아주기보다는 그냥 공감해주는 것이 감정소모가 적다는 것 정도를 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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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Q
· 4년 전
@yvesmoon 사람을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지마세요 그럼. 지금 이 댓글도 딱 남을 당신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남을 이용해먹는 행위에요. 당시 사귀는 사이도 아니었고 대충이라도 답장은 했으며, 지금은 연락하면서 서로 속터놓는 여사친으로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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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vesmoon
· 4년 전
@blueQ 그렇게 생각 하셨다면 죄송합니다. 정신들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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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Q
· 4년 전
@yvesmoon 네, 더 좋은 사람이 되실 거에요. 저도 말이 격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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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tgum
· 4년 전
저도 너무나도 닮은 유형의 사람을 만났어요.. 일단 그들은 오로지 자기 힘듦과 감정변화에만 관심있고 내가 그들에게 맞춰주고.. 저는 밝고 적극적인 분위기, 서로를 알아가는 느낌을 좋아하는데 그 친구는 자기 기분 안좋은것만 신경쓰고 내가 원하는것은 사소한거라도 맞춰주질 않더라고요..ㅋㅋㅋ 그리고 이런 사람들 특징이.. 뭔가 심심풀이, 고민털어놓을 수 있는 만만한 상대를 골라서 만나는것 같아요. 다른 친구랑은 같이 여행도 가는데 저는 항상 그냥 집근처 음식점으로 부르더라고요~ 딱 뭔가 새로운 경험을 같이 하고싶은 상대가 아니고 힘든일 털어놓아버리는 감정 쓰레기통인거죠. 거기에 화내거나 반박하면 예민하다고 하고 약간 너가 감히? 이러면서 제가 했던 고민을 약점으로 써서 공격합니다. 저는 이런 유형이다 라는 느낌이 들면 그냥 대충 맞춰주다가 몇달 안으로 손절합니다. 그 사람들 상처받을거 생각하지 말고 본인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들을 만나세요. 밝은 사람들을 만나라는게 아닌, 서로 다독일 수 있고 좋은 경험을 같이 하고싶어하는 사람들이요. 저는 이런 밸런스 맞는 사람들이 친구라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