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드는 생각인데 고민을 털어놓으면 경청해주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폭력|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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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deadsoon
·4년 전
항상 드는 생각인데 고민을 털어놓으면 경청해주고 공감해주는 부모가 있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싶다. 공부하기 싫으니까 이 핑계 저 핑계 대는 거지 너한테 고민이 있긴 뭐가 있어 지껄이지 않는 부모를 가진 사람이 정말 부럽다. 당신은 항상 그래왔는데도 매번 당신한테 부모자식 간의 유대와 이해공감을 기대하는 내가 정말 어리석고 한심하다. 고민이 있으면 나 혼자 머리 싸매고 있어야하는데 그렇지? 당신은 힘들게 돈 버느라 등골 휘어못해 부러졌으니 당신한테 내가 정신적 지지까지 바라면 안되는데 그치. 내 일은 내가 해결해야하는데 그치. 당신은 혼자서 똑똑하고 혼자 힘든 세월 살았고 혼자 나이 먹을 대로 먹었으니 산전수전 다 겪은 당신 입장에서는 내 고민이고 뭐고 다 부질없고 시간 지나면 다 추억이고 그렇겠지. 할 수 있는 최선의 그리고 진심의 조언이 시간 지나면 다 괜찮아진다, 살다보면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란 걸 알게 될 것이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자시고 난 지금이 힘들다고 말하잖아 내가 당신한테 조언을 구하는게 아니란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냥 내가 이렇단 걸 알아주고 이해 해달라는 뜻인데. 당신이 다음 생에는 자식새끼를 키우지 말았으면 한다. 당신이 나한테 한 말들 나는 다 기억하는데 당신은 내가 상처를 잘 안 받는 성격인 줄 알고 당신은 맞는 말만 했으니 후회하지 않는다고, 그래도 상처를 받은 내가 자길 이미 가족의 어쩌구 정으로 다 용서했다 생각한다. 아닌데. 당신 상상 속의 딸내미가 당신을 용서했지 나는 여전히 당신의 그 폭언들 떠올릴 때마다 속이 울렁거리고 헛구역질이 나오는데. 가정 폭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싸움이 자주 일어나는 것도 아니고 서로 욕하는 일도 자주 없지만 우리 가족이 화목하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 진짜 그런 집의 구성원이 보면 배부른 소리라고 기만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난 가정형편이 안정되지 못했던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끔찍하다. 이따금 일어났던 싸움과 맞았던 야단이 끔찍하고 아빠의 고함과 화난 얼굴이 끔찍하고 생각 없이 사는 년 지 애미랑 똑같은 년이라고 나한테 내뱉던 폭언과 충격에 혈압이 올라 쓰러지고 울던 할머니한테 쇼하지 말라고 지껄이던 그 기억이 날마다 선명하다. 난 하루도 잊지 않았다. 뒤에서는 공부하기 싫으니까 핑계대는 거라고 지는 가만히 앉아서 다 남이 해주길 바란다고 그렇게 말 해놓고서는 왜 내 앞에서는 살가운 척 해주는걸까. 에휴 암만 못난놈이어도 그래도 내가 싸지른 자식새끼니 나라도 포용해야지 그런 마음인걸까. 대체 난 당신의 속을 알 수가 없다. 아니 이미 다 알고 있는데 우리가 가족이기에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당신이 날 ***로 생각하진 않을 거라고 믿어본다. 실은 당신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나를 ***라고 벌레라고 생각하고 어쩌면 우리를 버리고 간 엄마와 동급이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가족이니까 난 매번 어리석게 당신을 믿고 그런다. 당신만이 나를 못난 놈이라고 불러도 난 당신의 말이니까 내가 정말 그런가보다 한다. 누군가가 당신이 틀렸다고 말해도 당신이 그저 내 아빠니까 나랑 20년을 함께 살았으니까 나를 봐왔으니까 그 세월이 있었음에도 당신이 나를 모르고 나에 대해 알 생각이 없다해도 나는 그저 당신의 말이니까 믿고야 만다. 난 어리석은 새끼고 난 당신을 뭐라 불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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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JAMIE
· 4년 전
마음의 상처가 많이 깊겠어요. 원래 내가 기댈 가장 가까운사람에게 그렇지 못하다고 느낄때 더 마음이 아프고 외롭고 원망스럽거든요. 저는 나이들면서 가족이 어찌보면 가장 가깝고 멀다는걸 알았어요. 당연히 내 마음 내 생각 내 성격 알거라고 생각하고 상담했는데 전혀 다른 대답을 듣고 어? 라는 기분이 들었거든요. 섭섭해 하는걸 느꼈는지 나중에 얘기할 기회가 되어서 한두시간 오빠가 본인 이야기를 먼저 해주더라고요. 저는 지금껏 그 오랜시간 많은 고민, 나를 위해 해주었던 것들 희생, 마음 다 모르고 있었더라구요. 가족은 누구보다 서로를 아끼지만 1년된 친구보다 서로를 더 모를수도 있다고 섭섭할게 아니라 소통의 문제다 라고 하는 오빠를 보며 내가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싶었어요. 생각해보니 그동안 간단한 것 외에 서로 소통이 없었더라구요. 지금부터라도 계속 시도해보세요. 나는 이런이런걸 부모님과 이야기하고 듣고 싶다. 내가 가장 사랑하고 기대고 의지하는 사람이 당신들이지 않느냐고. 그렇지 않을 때 내 감정이 이렇다고. 어른도, 가족도 아이도 다 각자 다른 사람이라 이야기해주고 알려주어야 안답니다. 결국은 얼마나 당신을 사랑하는지 알게 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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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soon (글쓴이)
· 4년 전
@IAMJAMIE 예전에도 한 번 울면서 이야기 해본 적이 있었는데 결국 원점이네요. 다 제 엄살이라 생각하시고... 중학교 때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털어놓았는데 그 때엔 잘 들어주시는 척 하다가 나중에 가서 네가 배가 불렀다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만으로 부족해서 무슨 꿈이냐 공부나 해라 투로 역정 내시는 것 듣고 결국엔 깊은 감정 교류는 삼가게 되었습니다. 말씀은 따뜻하고 감사하지만 아마 앞으로도 이럴 것만 같고, 제가 아빠와 터놓고 이야기 할 수 있게 될 때는 아버지 손을 떠나 독립한 후 며칠에 한 번 씩 아버지를 방문하게 되었을 때 인 것 같네요. 그 땐 아버지가 화내며 쫓아내셔도 갈 데가 있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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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MJAMIE
· 4년 전
속상하네요.. 보통은 부모가 원해도 아이들이 따라주지 않아 속상해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저두 오빠와는 그나마 잘 얘기하는 편이지만 부모님과 자주 그렇게 해오지 않아 어색해요. 너무 마음아파하지 마시고 갖고 계시는 분야의 커뮤니티, 동호회 등으로 멘토와 친구를 찾아 소통해보세요. 공통 관심사가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즐거움과 위로가 될거에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