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으로 멀어진 친구 때문에 힘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짝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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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으로 멀어진 친구 때문에 힘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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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20대 중반 남자 대학생이에요. 제목 그대로 짝사랑 때문에 좋은 친구를 잃은 것 같아서 너무 힘들고 시간이 지나도 쉽게 회복이 되지 않아서 답답한 마음에 글을 써봐요. 그 친구와는 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먼저 친해지고 싶다는 말에 친구가 됐어요. 취미나 관심사가 비슷해서 금방 친해졌죠. 그러다가 제 쪽에서 먼저 이성적으로 호감이 생겼어요. 그래서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봤는데 맘을 얻지는 못했네요. 자주 만나고 이것저것 챙겨주면서 칭찬도 자주하고 힘들 때 곁에 있어주기도 했는데 제가 좋은 친구이긴 해도 이성으로 느껴지진 않았나봐요. 저한테 우린 연애적인 텐션이 없는 친구사이라 편하다, 지금은 연애할 생각이 없다며 분명히 선을 긋더라구요.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우린 이미 충분히 가깝고 좋은 친구니까. 종종 남들이 사귀는거 아니냐고 할 정도로 자주 붙어다니고 그 친구도 제가 가장 친하다고 해준 것만으로 저는 만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이성적인 호감만이 전부는 아니었으니까, 정말 좋은 친구로도 좋아했으니까요. 저한테 마음이 없는건 슬프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니까요. 그런데 그 친구한테 남자친구가 생기니 맘이 그렇게 편하지 않더라구요. 무엇보다 저는 그렇게 오랫동안 얻지 못한 맘을 누군가 너무 쉽고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는 사실이 괴로웠어요. 그 친구의 맘을 얻은 건 제가 하지 않은 노력들이 아닌데, 그게 나라서 얻지 못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초라해지기도 했구요. 스스로 거리를 두려고도 했지만 워낙 친하다보니 곁에서 연애 이야기를 듣는 일도 잦아지면서 혼자 마음만 병드는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결국 솔직하게 털어놨어요. 그동안 많이 좋아했었는데 이제는 정리하려 한다고. 이런 마음을 떠넘기는게 이기적이고 부담스럽다는걸 알지만, 혼자 담아두기에 너무 힘든 감정이라 솔직하게 털어놓고 정리하고 싶다구요. 하지만 이성적으로 좋아했던 게 전부는 아니였으니까,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을지 물어봤어요. 그 친구는 제게 조금 실망한 눈치더라구요. 결국 친해지면 모두 자기에게 고백을 해버린다며, 앞으로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을지 당장은 대답해주기 어렵다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대답을 해주겠다고 약속을 받아낸지 벌써 반년이 넘어가는데, 여전히 그 친구는 아무런 말이 없네요. 더 이상 대답을 기다리진 않아요. 그 친구는 묵묵부답으로 제게 대답을 한거겠죠. 제가 부담스럽고 불편하니까, 스스로 거리를 두고 멀어진 거겠죠. 일방적으로 제 마음을 밝혔으니 제가 감당해야할 일이겠지만, 이렇게 제대로된 마무리조차 하지 못하고 끝날 인연이었다는게 너무 슬퍼요. 아직 함께 하기로 약속했던 일들이 많이 남아있는데 그 일들은 없었던 일들이 되버렸어요. 누구보다 편하고 친한 친구라고 했으면서, 저는 작별인사조차 듣지 못할 사람이었을까요. 이제와서는 모든 일들이 후회가 되지만, 저는 어떤 식으로든 이 관계에서 행복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말을 하지 않았대도 저는 그 친구 곁에서 괴로웠을 거예요. 차라리 애초에 좋아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그 친구와의 관계는 이제 제게 실패의 기억으로 남아 저를 힘들게 해요. 그 친구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고, 그 친구에게 소중한 사람이 되는데 실패했고, 그 친구에게 좋은 친구로 남는데에도 실패했어요. 벌써 오래된 일인데 무뎌진 줄 알다가도 아직도 많이 힘드네요. 짝사랑도 깨지고 좋은 친구도 잃었는데 모두 제가 못나고 부족한 탓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답답한 마음에 글이라도 남겨봐요. 조언이나 위로보다도 그냥 어디에든 하소연하고 싶었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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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fn
· 4년 전
안녕하세요 저랑 너무 비슷한 사연이라 남겨 봅니다. 대답을 받진 못하셨더라도 그 분에게 맘을 털어놓으셨다는게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제가 해드리고 싶은 말은..대답도 못듣고 끝났다는것에 자신을 탓할필요 없다는 거에요 왜냐면 님은 마음을 확실하게 털어놓은것으로 본인이 선택하고 책임을 지려고 한것이잖아요. "나는 이러 하다 그래도 관계를 이어가고 싶다" 라고... 이제 그의 대한 답변은 상대방의 '책임'인 거에요! 님은 의견을 냈으니 이제 답변을 기다릴 뿐이죠. 이런 말 하긴 그렇지만.. 그분은 답변을 회피하고 자신의 책임을 다 하지 않아보여요. 답변이 힘들면 힘들다 아니면 기다려 달라 또는 싫다면 미안하다 라고 하면 되는것을 당신을 기다리게 만들었으니까요. 앞으로도 그 사람은 자신이 타인의 감정을 받고 선택해야 할 순간이 올때마다 그렇게 도망가버릴 거에요 그 책임을 지긴 부담스러우니까요. 이걸로 그 사람이 나쁘다 좋다를 말하려는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 사람이 답변을 안한것은 그사람의 문제지 님의 어딘가가 잘못되서 그런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다음엔 자기 말에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만나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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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ahfn 진심 어린 조언 너무 감사해요ㅠ 사실 이제와서는 그 친구에게 서운한 마음도 큰 게 사실이에요. 저는 정말 가까운 친구라고 생각해서 진심을 전했던 건데 그렇게 책임을 회피하고 돌아서버렸다는 사실이 가장 슬펐던 것 같네요. 그 친구가 무책임했던 것도 사실이고, 만약 그 친구에게 이 관계를 유지하는게 더 중요했다면 그렇게 행동하지 않았을 거라고도 생각해요. 애초에 저와의 우정도 그 정도의 무게로 여겼을지도 모르겠네요. 저와 가장 친하다는 말과 동시에 언제나 쉽게 다시 보지 않을 것처럼 얘기했거든요. 정말 좋아했지만 그 친구의 어떤 면들은 아직도 이해하기 힘드네요. 말씀을 듣고보니 제가 스스로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 힘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친구가 저에게 서운하게 굴거나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에도 저는 쉽게 제 탓을 했거든요. 괜찮다고 말해줘서 너무 감사해요ㅠ.. 앞으로는 저를 좀 더 아끼고, 꼭 좋은 사람 만나서 건강한 인연을 쌓아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