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기사를 보던 중에 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자살|집착|모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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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인터넷 기사를 보던 중에 한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선생님이 자습 시간에 책을 읽고 있는 학생에게 다가와 선정적인 책을 읽고 있는다면서 주변 친구들이 보는 앞에 큰소리로 소리치며 모욕감과 얼차려를 주고 학생은 그런 책이 아니라고 해명하려 했지만, 근처에 있던 다른 학생에게 그런 내용이 있냐며 찾아보라 지시했더랬다. 알고보니 대중적으로 알려진 책. 그 후로 따돌림을 당해서 투신자살했다던데... 5년전에 나도 겪었던 비슷한 기억이 아직도 잊혀지질 않는다. 나는 고1때 은따를 당했다. 서로서로 다 아는 분위기에 나 혼자 덩그러니 떨어진 사람 마냥, 아무도 나를 관심을 주지 않았다.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에, 모든 사람이 호감갖지 않는 외모. 공부도 솔직히 못하는 편이었고. 그래서, 수업을 받고서 점심시간 때는 다른 교실의 친구들과 밥을 먹었다. 그러다 이 친구들과도 사이가 소원해져서 밥만 먹고서 학교내에 있는 책에, 도서관에 집착에 가까운 흥미를 붙였다. 핸드폰도 걷어서 책...책. 오로지 책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도 이 기사에 나왔던 친구와 같이 자습시간이었다. 같은 반애들은 교과서를 보거나 학원숙제, 그리고 대놓고 엎드려서 자고 있던 친구도 있었다. 나는 저렇게 대놓고 자는 친구도 있으니까 도서관에서 빌린 소설책을 읽어도 될 것 같은 분위기에 한 장, 두 장 넘겨 봤다. 책에 잘 집중하고 있었는데, 교탁에 있던 선생님은 곧 나를 지목하며 자습시간에 책을 읽냐며 대체 무슨 책이길래 열중하게 읽냐고 비아냥거리면서 책을 가져오라 시켰다. 딱 봐도 나를 잘 알지도, 좋아하지도 않고 무시하는 듯한... 냉한 어른, 선생님의 분위기에 눌려 쭈뼛대며 책을 보여드렸다. 겉 표지를 보시곤, 한심스럽다는 듯 한숨을 쉬더니 교탁 앞에 앉아 문제집을 풀던 친구를 가리키며, ○○처럼 공부나 하라며 책을 돌려주었다. 나는 무수한 애들의 시선에 억눌리면서 자리에 돌아가 엎드려서 조용히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 책, 내용은 가물하지만 제목이 뚜렷하게 기억이 남는다. 좋은 내용, 좋은 작가가라서 기억이 남은 것이 아니라, 많고 많은 사람들에게서 모욕감을 받아 하나의 트라우마로 남게 된 것이다. 그래서 기사에 나온 친구가 너무 안타까웠다. 그 기분을 나도 잘 알기에, 이런 저런 많은 생각, 감정이 드는 나이 때 이기에.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그때의 선생의 모습, 킬킬거리던 주변 애들, 차라리 죽는게 나았을 것 같았던 그때의 내 기분이. ... 그래도 세월이 좀 지나보니까 많이 나아졌다. 상처를 받고 무뎌지고 또 받고 받고 받고 무뎌지고. 안타깝다 그 친구. 그때 그 시절 나를 보듬어주고, 기사에 나왔던 친구도 보듬어주고 싶은 기사였다. 심한 모멸감과 주변의 따가운 시선, 비웃는 소리, 그 이후의 다른 과목 선생님들에게도 아무짓도 안했는데 주의를 받았던, 상처가 많던 내 고교생활. 뭐가 어쨌던간에 따로 불러 주의를 주고, 혼을 내주었으면 좋았을텐데... 기억에 남아버린 상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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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lbe55
· 4년 전
초등학생 때 친구문제로 트라우마가 생기게 된 일을 겪고 난 후 은따를 겪으며 소심해져서 목소리가 기어들어가던 때가 있었어요 어느날 한 명 씩 일어나 발표를 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제가 일어나서 발표를 하자 선생님이 인상 찌푸리면서 쟤 뭐라하는 거니? 크게 좀 말해보라니까? 목소리를 키워보라고, 같은 말을 하시더라구요 저는 당황해서 다시 말을 했는데도 저런말을 반복하시고 주위에 친구들은 조용해져서 아무도 도와주지 않고있는데 정말.. 그 실랑이 하는 10분이 죽고싶을 만큼 너무 무섭고 괴로웠어요 그리고 쉬는 시간에 화장실에가서 몰래 끅끅 거리면서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이때이후로 트라우마가 더 심해졌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마카님 처럼 좀 무뎌진것 같아요 비록 완전히 극복해내지는 못했지만 마카님도 저도 이제는 당당하게 웃으면서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어요 항상 응원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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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4년 전
@gulbe55 교직에 서 있고 나이가 훨 많다고해서 어린 친구의 여린 마음을 상처내는 어른들은 못나보이면서도 정상적이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그 모습이 추악해보이기도 하구요... gulbe55님도 꼭 좋은 일만 있으면서 저런 남이 주는 무례한 일에는 힘들겠지만 곧 금방 훌훌 털어내어서 기운을 차려 행복하게 살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응원할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