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혹은 심리상담 고민하시는 분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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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혹은 심리상담 고민하시는 분들
커피콩_레벨_아이콘letmego01
·5년 전
아마 마인드카페에는 많으실 것 같아요. 중 3때 우연히 알게된 이 어플을 지금 고3인데도 마음이 힘들면 간간히 찾게 되네요. 아 수능이 며칠 안남긴 했지만 저는 수시에 올인해서 수능을 안본답니다:) 수험생 아니니 걱정 마세요. 어쨌든 자신이 우울증인지 그냥 힘든건지 잘 몰라 병원을 갈까 말까 하시는 분들은 꼭 상담센터나 병원을 가셨으면 좋겠어요. 고민을 한 시점부터 이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임을 인지하셨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제 이야기를 조금 적어봅니다. 저는 제가 병이 있는지 아니면 그냥 힘든걸 남들에 비해 못 버티는 건지 엄청 혼란스러워했어요. '나만 힘든 것도 아니고, 내가 엄청 힘든 건지도 잘 모르겠고 굳이 병원을 가야할까..?'라는 고민과 함께 인터넷에 우울증 초기 증상도 찾아보고, '내가 이정도까진 아닌 것 같은데..'하고 고민도 많이 했죠. 그렇게 버티고 버티다가 어쩌다 한 두 차례 자해를 반복하고 한 번의 자살기도를 실패하고 난 뒤 이를 아신 부모님께서 현재 전문 심리상담과 약물치료를 지원해주시고 계십니다. 상담센터나 병원에서 사실 저에게 '우울증입니다'라고 확진을 주진 않더라고요. 그냥 검사 결과 우울 척도와 불안 척도가 높으니 약물과 심리치료를 병행하는게 좋겠다, 라는 임상심리전문가의 견해에 따라 정확히 뭔지 모를 이 병을 치료중입니다. 그래도 암암리에 우울증이라는 말은 하시더라고요 ㅎㅎ 환자에게 병명을 알려주면 그게 또 하나의 틀이 되어 더 아프게 하기 때문에 병명을 안알려주는 걸로 알고있어요! 정확한건 아니고요... 쨋든 개인차가 크다고는 하지만 솔직히 약 먹으면 편해요. 의사쌤은 뇌가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못하고 고장이 나있는 상태를 원활하게 도와주는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약을 먹고 한 5분 있다가 머리에서부터 무언가 '팍'터지듯이 손끝까지 안정감을 주며 약효가 퍼져요. 그러면 깨달아요 '아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다고 느낀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었구나. 이게 병이 맞긴 하구나.' 물론 이게 병이라는 걸 진단받은 뒤부터는 조금 늘어지는게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병이라는 걸 몰랐을때는 '아 힘들다 난 고작 이런 일 갖고 왜 이렇게 힘들다고 생각할까.'정도에서 사고가 그쳤다면 병이라는 걸 안 뒤부터는 '아 힘들다. 포기할까? 난 지금 아프니깐' 정도 수준으로 무기력증이 커지긴 합니다. 그래서 저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또 변하는 걸 느껴요. 우울증 때문에 결과나 결석 등을 질병처리 할 수 있냐고 여쭤보려던 담임과의 상담에서 '너 엄청 강한 앤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아직 어리구나'라는 말을 듣기도 하고, 무기력한 스스로를 받아들이기 제일 힘든건 나인데 아빠로부터 '치료에 좀 더 협조적으로 동참해야하지 않겠니? 네 의지가 부족하다는 건 아닌데 그래도 몸을 움직이고, 상담 선생님이 준 종이 메뉴얼을 따라 글도 써보고 해야 치료가 되지. 아무것도 안하는데 어떻게 치료가 되겠어?'라는 앞뒤가 다른 말도 듣고 '아빠는 그 날만 생각하면 너를 잃을까봐 너무 두려워'라며 울먹이는 말도 듣죠. 저는 전부 다 뒤로하고 전부 버리고 모든 상황을 중단하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을 아빠는 아마 전혀 모르겠죠. 비전문가들, 그리고 우울'증'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라도 못 경험해본 사람들은 절대 이해도, 공감도, 심지어는 이게 병이라는 인지조차도 어렵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상처받기보다 내려놓게 되더라고요. '그래, 저 사람은 잘 모르니깐 저런 소리를 하는거지' 하고 웃고 그 사람이 그 상태 그대로 죽을 때 까지 이 감정을 몰랐으면 하고 바라죠. 누군가가 또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 자체가 너무 슬픈 일이니깐요. 그치만 전문가들은 이것을 치료하는 방법을 알고 제가 어떻게 해야 더이상 상처를 안받을 수 있는지 함께 막막하던 길을 밝혀줍니다. 물론 언젠가 혼자 그 길을 걷게 되겠지만 그때가 오더라도 길을 잃지 않을 수 있게 힘을 기르는 방법을 함께 찾고 도와줍니다. 약물도 상담도 함께 진행한지 거의 2달쯤 지난 것 같은데 이 병이 '병'이라는 걸 깨닫고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 것을 인지하고, 스스로를 돌볼 수 있게 약물과 상담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저는 정말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순간이 왔는데도 스스로 그걸 인정하기가 너무 어려워서 머뭇거릴 시간에 빨리 병원을 찾을 껄, 하는 후회가 있어요. 약 먹으면 편하고 상담 받으면 기분이 조금 가벼워지는데 굳이 아픈걸 꾹 참을 필요가 없어요. 병 키우지 마시고 힘드신 분들은 하루 빨리 병원을 찾으세요 제발. 힘내라는 말도, 행복하라는 말도 전부 숙제처럼 느껴지시면 다 내려놓아도 좋아요. 그냥 언젠가 '살기에 이만하면 괜찮다'싶은 날이 오면 좋겠어요 ㅎㅎ 오늘도 살아있기 위해 수고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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