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때문에 지쳐갑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자격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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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때문에 지쳐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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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부모님의 관계악화로 감정휴지통을 한지 10년정도 (한분당 2ㅡ3시간씩 매일통화) 지났을까 어머니의 감정폭발로 가족들 앞에서 자학을 하신 뒤 모든 가족들이 충격에 빠졌고 이후 부모님의 관계 개선 노력으로 점차 호전중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동생입니다. 부모님이 좋아지신다싶으니 동생이 점점 심해져갑니다 자격지심과 낮은 자존감으로 무슨 대화나 요구를 해도 방어적입니다. 감정적 문제가 생기면 모두 제탓이고 대화의 끝은 모르겠다입니다 정말 힘들게 대화를 조금씩 이어가다보니 아주 천천히 조금씩 동생의 방어적이고 적대적인 대화법이나 행동을 스스로 자각하게 되고 작지만 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가 지쳐갑니다. 여태 부모님 만으로도 너무 힘들었는데 동생까지 변화하는 과정을 기다리고 맞춰가려고 하니 이제는 얼굴만 봐도 기분이 가라앉아버립니다. 제가 해줄게 아니라 상담을 받아봐야할것 같은데 본인은 상담받아봐야할 상태라며 자랑하듯 이야기하지만 결국 점집을 가든 쇼핑을 하든 엉뚱한 곳에 풀어버립니다 부모님은 그런 동생에 대한 근황확인이나 해결을 저에게 전부 넘겨버리시고 정작 저는 벼랑끝이네요 제가 어떻게 단단해져야할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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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황혜진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일 년 전
충분해요, 이제는 나를 위해 시간을 써주세요.
#가족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 카페 상담사 황혜진입니다.
📖 사연 요약
가족들의 감정을 받아 내다 이제는 나도 지치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작성해 주셨네요. 마카님은 스스로 더 단단해져서 가족들의 아픔과 힘듦을 받아내려 하시는 것 같네요.
🔎 원인 분석
10년 동안, 매일 4-6시간 가까이를 가족에게 써 왔네요. 아무리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더라도 하루에 4-6시간을 다른 사람에게 항상 쓰는 것은 어려운 일일텐데 그 시간 동안 가족들의 감정을 받아내 왔다니 얼마나 힘들었을지 가늠조차 되질 않아요. 오히려 이 10년을 버티고 이제서야 지치는 것 같다고 하시는 게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가족이기 때문에, 내 부모님이기 때문에 힘든 것도 그렇게 참아낼 수 있었을 거예요. 정말 너무 고생 많았어요. 마카님도 그 과정이 절대로 쉽지 않았겠죠. 너무나 힘들었겠죠. 그래도 그렇게 참아낸 끝에 조금씩 변화하고, 조금씩 호전되는 부모님을 보면서 힘들었던 만큼 기쁜 마음도 매우 크게 느끼셨을 거예요. 지금껏 내가 해왔던 노력이 헛되지 않았음에 뿌듯함과 안도감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도 잠시 이제는 동생의 아픔을 받아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너무나 큰 좌절감과 막막함을 느끼셨을 거라 생각해요. 이미 충분히 많은 시간 동안 마카님은 참아냈고, 견뎌내 왔으니까요. 끝이 보였는데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안 순간, 끝이라는 달콤한 순간을 잠시 느껴보았기에 더욱더 다시 전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러나 이제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부모님, 그리고 그런 부모님은 동생을 마카님에게 넘기셔서 사실상 나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셨네요. 이미 벼랑 끝에 몰려있는 느낌을 받으면서도 다시금 단단해지려고 하시는 모습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속상한 마음이 들어요.
💡 대처 방향 제시
가족이기에 소중하고, 마카님에게 너무나 중요한 사람들이니까 너무도 긴 시간을 버티고 견뎌내 왔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도 지친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또 다시 버텨내려 하는 것은 아닌가 싶어요. 그런데, 순서가 조금 바뀐 것 같지는 않나요? 가족에게 버팀목이 되어줬던 마카님이 저는 정말로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을 소중하게 여기는 그 마음도 너무 이쁘다고 생각해요. 다만, 거기에 마카님이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마카님이 끝까지 버티고, 견디고, 여러 감정들을 다 받아 내주어서 부모님도 동생도 모두 회복하여 잘 지낼 때 마카님만 망가져 있다면요? 그런 마카님의 삶은 누가 책임져 주나요? 안타깝지만 내 삶을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어요. 마카님의 노력은 대단하고, 감사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생각하지만 그 노력으로 인해 받은 상처나 고통에 대해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은 마카님 뿐입니다. 마카님이 행복하고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이를 가족에게 쓰면서 좋은 영향을 주고 다 같이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없는 여유를 짜내어 힘든 나를 돌보는 대신 가족을 돌보는 것은 마카님 자신에게 너무 잔인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마카님이 이미 충분히 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여기서 더 단단해지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 견디고 버텨오느라 고생한 내가 충분히 회복할 수 있도록 돌봐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부모님의 많은 감정들을 받아 내며 돌봤잖아요. 이제는 다른 사람이 아닌 나에게 초점을 맞추어 나를 위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어요. 마카님은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갑자기 힘을 낼 수는 없어요. 지치는 게 당연한 이 상황에서 힘을 내려고 하는 것은 마카님에게 큰 무리가 될 것 같아요. 그러니 충분히 힘들어하고, 다독여주고, 쉬어주었으면 좋겠어요.
무너지는 것도 마음 편히 무너질 수 없는 마카님의 상황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마카님이 해왔던 것처럼 마카님도 가족에게 기대고 의지를 할 수 있다면 참 좋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조금 어려워 보이네요. 그렇지만 저는 이제 마카님이 보살핌과 위로를 받을 차례라고 생각해요. 가족이 어렵다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는 것도 좋고, 그것도 쉽지 않다면 상담에 찾아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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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tprl
· 일 년 전
마카님, 힘드시겠습니다. 일단 동생은 동생이고, 마카님은 마카님입니다. 동생이 전문적인 도움을 받겠다면, 가족이 지지를 해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뿐입니다. 동생을 억지로 정신과 혹은 상담센터에 데려갈 수 도 없고, 오히려 동생이 역효과로 안 가겠다고 버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동생이 가겠다고 할 때까지 기다리면서, 그동안은 마카님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체력부터 길러보시면 어떨까요? 좋아하시는 운동을 하면서 체력을 기르면 내면의 근육도 단단해지고, 타인이 만든 거대한 파도도 이겨낼 힘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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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tltprl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조금 개운해지긴 하더라구요. 그런데도 같이 살면서 거리를 두는게 쉽지 않네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