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목표가 안 보여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허감|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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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목표가 안 보여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노란건물
·일 년 전
저의 어머니는 불우한 환경에서 크셨지만 정말 저희를 사랑해주시고, 본인의 삶은 하나도 없다시피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살아오셨어요. 그런 어머니가 우울해 하신다는 거를 어느정도 크면서 서서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 우울은 제가 알기 훨씬 전부터 있던 것이겠지만요. 어머니는 집안이 여력이 안 되어서 원하던 꿈을 못 이뤘는데, 자식에게 같은 아픔을 주고 싶지 않았는지 공부 문제로 성적이 좋지 않은 오빠와 갈등을 많이 겪었어요. 그리고 오빠는 엄마와의 갈등으로 더 공부를 안 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오빠는 못 이뤄드렸지만, 제가 의대를 가면 어머니가 행복해지실 줄 알았어요. 그래서 고등학생 때까지는 저는 꽤 희망차게 살았어요. 의대를 가서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라는 아주 희망찬 목표가 있었거든요. 근데 의대를 합격해도 헌순간에 세상이 마법처럼 바뀌지 않더라구요 그때부터 뭔가 제 삶이 의미가 없어진 것 같았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그린 제 미래는 딱 의대합격 순간 그까지였더든요. 이제 미래가 더이상 보이지 않는 거에요. 합격한 이후부터는 그 사실에 조금 무기력해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점점 현실에 적응하고, 새로운 목표도 보이고, 엄마도 좀 행복해지신 것 같아 활기를 되찾고 있었는데, 몇 주 전 어머니가 말씀하시기를 인생이 너무 재미가 없대요. 우울하시대요.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서 혼자 살다가 그냥 가고 싶다고 하셨어요. 어머니가 아직까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부터 다시 암담해졌습니다 이젠 행복하게 해드릴 방법도 안 보이는데.. 너무 우울해요 계속 눈물이 나오고 사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요 미래에 희망도 안 보이구요 인생은 그냥 이렇게 같이 우울하게 살다가 마는 건가요? 앞으로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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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황혜진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일 년 전
내 삶의 주인공은 누구였나요?
#가족
#거리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황혜진입니다.
📖 사연 요약
어머니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 하나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왔는데, 막상 그 목표를 이루었음에도 어머니의 우울함을 보게 되어 막막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작성해주신 것 같네요.
🔎 원인 분석
마카님 눈에 비친 어머니는 희생적이고, 또 존경스러우며, 한편으로는 안쓰러운 사람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머니를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마음 하나로 의대를 갈 정도이니 어머니에 대한 마카님의 애정도 매우 컸으리라 생각이 되네요. 어머니와 오빠 간의 갈등도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내가 해야 된다는 생각도 있었을 것 같아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의대라는 목표를 두고 얼마나 애쓰고 노력했을지.. 그만큼 어머니가 행복하길 마카님은 바랬었던 거겠죠. 목표를 이루고 다소 공허감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어머니가 행복해지신 모습에 괜찮아질 만큼 마카님에게 어머니의 행복은 너무나 중요한 부분이었나 봐요. 그래서 다시 우울해지신 어머니를 보며 너무나 큰 좌절감을 경험했을 것 같아요.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는데, 그래도 안 되는 구나 하는 생각에 길을 잃어버리게 된 거죠. 희생하는 어머니에게 마카님이 너무나 많은 몰입을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내 삶의 목표를 어머니의 행복으로 둘 만큼 어머니에게 이입이 되었고, 그런 채로 지금까지 살아왔으니 이전보다 더 어머니에게 몰입이 될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고생한 우리 엄마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착한 딸의 마음으로 시작했던 것이 삶의 목표가 되고, 이제는 어머니의 행복이 나의 행복이고 어머니의 우울이 나의 우울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싶네요.
💡 대처 방향 제시
우선, 그동안 너무 애썼고 고생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나를 위해서 죽어라 공부하는 것도 힘이 드는데 어머니를 위해 그렇게 해왔으니 참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구요. 마카님이 어머니를 생각하는 마음은 너무나 이쁘고 따듯하게 느껴져요. 그렇지만 이쁜 마음과는 별개로 그 마음 때문에 마카님이 힘들어 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해요. 분명 좋은 의도였지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삶을 살아왔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 삶임에도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에 나는 영향을 받고 휘둘릴 수밖에 없게 된 거죠. 마카님의 삶인데 말이에요. 그 누구의 삶도 아닌, 마카님의 삶이잖아요. 어머니가 지금껏 힘들게 고생하시면서 살아온 것이 안쓰럽게 느껴질 수 있고, 행복을 바랄 수 있지만 마카님이 그런 어머니의 삶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어머니의 삶이니까요. 마카님이 그동안 어머니를 위해 애써왔지만 그 삶을 어머니가 대신 살아줄 수는 없어요. 왜냐하면 그건 마카님의 삶이니까요. 그 부분을 인정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할 때 우리는 건강한 관계를 해 나갈 수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해야 해요. 상대에게 과도하게 몰입하여 서로가 독립적으로 위치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융합이 된다면 내가 할 수 없는 것임에도 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지치게 돼요. 마카님이 의대에 간 것이 어머니에게는 분명 선물 같은 일이었을테고, 기뻐하셨을 거에요. 그러나 그 일을 통해서 우울을 극복하는 것은 별개의 이야기에요. 마카님이 계기 정도는 마련해줄 수 있지만, 그것을 계기 삼아 우울을 극복해야 하는 것은 어머니이고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어머니 뿐이에요. 아무리 가까운 관계라도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컨트롤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러니 어머니와의 적당한 거리가 필요해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해야 해요. 어머니의 심리적 안녕을 바란다면 더더욱 마카님이 마카님의 위치에서 건강하게 서 있어야 해요. 그러기 위해서 어머니를 위한 삶이 아니라 마카님을 위한 삶을 살길 바래요.
내 삶의 주인공을 온전히 나로 돌리는 것이 당장은 어색하게 느껴질지도 몰라요. 우선은 나와 친해지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아요. 이번 일로 힘들고 속상했을 나를 위로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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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u19
· 일 년 전
너무 힘드시겠다 열심히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주겠단 마음하나로 살아오셨을텐데 어머니의 우울함이 그걸로도 풀리지 않으셨단 사실은 받아들이기 힘드셨을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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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건물 (글쓴이)
· 일 년 전
@sunsu19 현실에서는 누구도한테 못 털어놔서 익명으로 하는 말들에 상처받을 각오하고 여기를 찾았는데, 생각치도 못한 따뜻한 댓글 보고 펑펑 울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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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su19
· 일 년 전
@노란건물 제 말이 쓰니님의 위로가 되었다니 정말 다행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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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akysun
· 일 년 전
헐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분이 계셨군요. 이걸 반갑다해야하는건지 ㅠㅠ 그렇게 사는 딸들이 많은가봐요 부모의 기대를 대신 이뤄주고 부모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사는 딸들요... 너무 슬픈일이지만 부모의 행복은 자식이 뭘해도 도울수가 없는거 같아요 ㅜㅜ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어머님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니 딸로서 너무나 무기력한 기분이 들것 같아요 이 목표도 내가 정말로 원해서 내 필요에 의해서 찾은 목표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하면 엄마는 행복해지는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이도저도 아니게 되어버린 현재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너무 혼란스러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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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건물 (글쓴이)
· 일 년 전
@streakysun 작성자 분도 저랑 비슷한 경험을 하셨나 보네요ㅠㅠ 맞아요 이제 엄마의 삶을 살면서 스스로의 행복을 찾아갔으면 해요 이건 제가 대신 해드릴 수 있는 영역이 아니겠죠ㅠㅠ 태어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을 오로지 가족만을 위해 희생만 하며 사셨다보니 이로 인해 우울한 걸 알면서도 막상 안 하면 불안하고 걱정되고 또 스스로를 위해 무언가를 한다는 게 어려우신가봐요 제가 마법처럼 행복을 이뤄드릴 수 없다는 걸 알게되었지만, 묵묵히 기다려 드리고 행복을 향한 길을 찾도록 이끌어드리다 보면 언젠가 지금의 감정도 다 회상할 수 있는 날이 오겠죠? Streakysun님도 고생 많으셨어요 늘 응원하구 있을게요 오늘 정말 많은 위로를 받네요 좋은 꿈 꾸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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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terumi6868
· 일 년 전
의대생이 되신 걸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 저는 마카니의 어머니 나이 사람입니다. 우울증,불안증을 2년반 겪어서요.그래서 어머님 입장에서 말하려고 해요. 딸의 존재가 정말 큽니다. 같은 여자이고 친구가 될 수 있고, 반대로 딸이 엄마가 될 수도 있어요. 마카님은 같이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존재에요. 가끔씩 맛 있는 것 사다 주시거 전화를 먼저 해주시고 그런 사소한 일로 충분히 힘을 내실거라 생각합니다. 어머님이 웃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으시죠~ 뭐가 제일 우울하게 하는지 물어보신 적이 있으세요? 집 밖 카페에 가셔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얘기를 들어주시는 것 어떨까요. 의대 공부 열심히 하시고 정신과 상담 쪽으로 배우셔도 좋을 것 같네요~. <나는 마음이 아픈 의사입니다>라는 책을 추천합니다.외과에서 정신과 D.r가 된 얘기입니다. 다정하게 웃고 지내실 날이 오길 기대합니다.응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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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건물 (글쓴이)
· 일 년 전
@tterumi6868 ㅠㅠ 감사합니다 이렇게 좋은 분들이 계셔서 너무 위로가 돼요 이제는 괜찮아지신 건가요? 저도 마카님 계속 응원할게요 열심히 노력해서 제가 받은 도움 다른 사람에게도 많이 돌려주겠습니다 따님과 항상 웃을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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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너자이저
· 일 년 전
우와 세상에 이런 착한심성의 효녀가 있다니. 이런딸을 둔 어머니가 복이 많으신데 우울증이라....슬퍼하지마시고 어머니마음도 이해해주세요.어쩌면 어머니가 갱년기때와도 맞물렸을것이고 딸이라 편하다 생각하시고 속마음을 얘기하신건데 듣고 받아들이는 따님은 나름 힘드시겠지만 푸념이라 생각하시는게 좋을듯해요.우울증아닌 중년기에는 그런말도 하긴하시죵ㅎ 저도 어려서 엄마가 50이넘어 매일 죽고싶다 하셨지만 아직도 잘 살고계시답니다 ㅎㅎ 어느덧 중년이 된 저 또한 그런생각 겪는시기도 지나보고...심각하게 생각하거나 속상해하시지 마세요~강한버팀목이라 여기셨기때문에 위로받고 싶어서일 수도 있고 어머니의 가장 편한사람이라 하는 말씀이니 받아주며 위로와 이해심만 보여주더라도 넘기며 지내실거예요. 상황이 그렇지 밖에선 딸을 자랑스럽게 여기시고 기뻐하고 계실듯한데 밖으로 나오는 말은 반대로 진심이 아닌데도 상처되는 말들을 뱉고계시는듯하네요.경험상ㅎㅎ 나약해지지 마시고 강하게 버티시며 공부도 더 열씸하셔서 어머니같은 분들의 힘이 되는 의사쌤이 되셨으면하는 바램입니다~ 기특하다고 해야하나 ㅎㅎ응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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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너자이저
· 일 년 전
@거짓말2 그냥 받아주고 들어주세요~ 딸이라도 들어줘야 살맛이 나는거죠ㅎ 저희 시어머니나 주변분을 봐도 심하다 싶을정도로 아이처럼 투정도 부리시고 딸들이 힘들어하네요...평생 남의 상담도 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의사선생님도 계시는데 가족이 들어주어야죠. 깊이생각하지말구 스치듯 들어주는게 나을듯해요.저또한 친정엄마의 스치는말들에 상처를 받지만...그냥 듣고 흘리려고 계속 노력중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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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선선유
· 일 년 전
작성자 님이 정말 좋은 딸이시네요! 어머니를 위해 의대를 합격하셨고 조금이라도 더 행복 해 지신 어머니의 표정을 작성자 님이 만드셨네요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