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오랜기간 힘들어해서 위로해주고 싶은데 더 상처되지 않을까 두려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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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오랜기간 힘들어해서 위로해주고 싶은데 더 상처되지 않을까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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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안녕하세요:) 제목과 같은 이유로 처음 가입을 하게 되었어요. 남동생이 이제 고3인데 고2 초부터 지금까지 정말 무기력해 하는 거 같아서 속상해요. 저는 사실 학교 때문에 따로 살아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집에 오는데 동생이 약속이나 일이 없는 이상 방에 불끄고 누워만 있고 하루에 한끼도 안 먹는 날도 많고요, 가족들이 말을 걸어도 꼭 필요한 말 외에는 얘기하지 않아요. 심한 날이면 방에 불을 켜고 들어가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미동도 없이 누워있고 예전에 한번 강제로 일으켜보려고 해도 힘으로 버티면서 그냥 누워있어요.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심적으로 더 안 좋다고 하는데 말도 안 하고 의지도 없어 보이니까 병원도 못 가고 상담도 못 받는 상태인 거 같아요.. 사실 떨어져있는 시간이 더 길다보니까 뭘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무작정 예전처럼 다가가기도 조심스러워요. 엄마나 아빠도 옆에서 계속 말걸고 노력해보려고 하시지만 사실 기다리는 거 말고는 답이 없잖아요. 강제로 뭐 어떻게 할 수 있겠어요.. 그러다보니 엄마랑 아빠도 이제 많이 힘들어하시는 거 같고 전반적으로 너무 속상하네요. (제가 너무 걱정이 많은 걸까요 ㅠㅠ?) 그나마 다행인 건 저라도 이렇게 용기낼 수 있고 어떻게든 잘 풀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정말 동생에게 위로를 해주고 싶은데 말하는 스타일도 다르고 각자 느끼는 게 다르니까 아무리 좋은 모범 위로라고 하더라도 누군가는 상처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쓴 이유는 ‘정말 이 말은 하면 안된다’,‘이 말은 오히려 상처가 되는 말이다’ 하는 게 있을까 싶어서 써보았어요. 어쩌다보니 서론부터 너무 길어졌는데 제가 아래 적은 편지 내용에서 빼는 게 나을 거 같다는 부분이라던지 아니면 이 상황 자체에서 어떻게 뭘 시도해보는 것이 좋을지 답변해주시거나 아니면 조언이라도 짧게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기다리고 방치하는 게 나은지, 강제로라도 끌고 나와야하는지, 꾸준히 편지를 주는 게 좋은지, 매일매일 카톡을 보내는 게 나은지 그러지 않는 것이 나은지, 엄마와 아빠에게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등등 …) 아무튼 여기까지 봐주셨다면 정말 감사하고 이 글 보시는 여러분도 주변에 이렇게 생각해주는 사람이 분명 있고 표현을 안 하더라도 못 하고 있을뿐 많다는 것을 꼭 아셨으면 좋겠어요:)(이런 말도 부담이라면 죄송합니다..) -(편지로 적을까 생각한 내용들이에요 수정은 더 할거예요!)- @@아 안녕, 새해 인사도 제대로 못 한 거 같아서 겸사겸사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오랜만에 편지 써봐.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고 좋아하는 스타일이 다르니까 취향은 존중하면서 사람마다 성격이 다르다는 것은 그 모든 것의 시작일만큼 당연한 것이고 누구나 다 아는 건데 왜 다양성을 이해하지 못할까. 근데 말이야 존중해주지 않는 사람들은 정말 나쁘면서도 그 다양성 때문에 사람들이 다 다르기에 그래도 이 세상이 재밌다고 생각해. 너가 보는 세상은 어떤 색인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 눈을 감으면 펼쳐지는 세상 말이야. 너무 추상적이지ㅋㅋㅋㅠㅠ? 그래도 너라면 인사이드아웃 속 세계를 상상하며 잘 생각해볼 거 같아서 말이야:) 내가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는 건지 아니면 너무 가볍게 생각하는 건지조차 잘 모르겠어서 사실 평소에는 무슨 말을 해야할까 많이 조심스러워. 말로는 또 얘기할 수 없는 긴 얘기라 이렇게 적어 본 거고. 이것 역시 다르겠지만 나 그리고 내 친구들 얘기를 들어봤을 때 생각을 너무 깊이 많이 하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닌 거 같아. 비생산적이라고 느껴져 스스로가 또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행복했던 순간, 그게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좋아하는 것들을 보면서 내가 이렇게 많이 웃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벗어나보는 순간도 꼭 필요한 순간일 거야. 아마 넌 나보다 조금 더 착하고 따뜻하고 그런 사람이겠지. 나는 나에게 항상 관대했던 거 같아. 내 탓보다는 남 탓을 남 덕보다는 내 덕이라고. 그러면서 겉으로는 그렇지 않은 척하고. 정말 모순됐지? 너에게 이런 태도를 강요하지도 않고 이해해 달라는 건 아냐. 내가 너와 다른 이유가 내가 더 뛰어나서도 더 못나서도 아니고 그 누구와 비교하더라도 우리들 개개인은 결국에 다양한 타인이라는 거지. 이렇게 다른 우리지만 다르기에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내 어린시절 행복 웃음 틈틈이 너가 있었는데 너에게도 그 기억들이 소중한 시간이었으면 또 여전히 소중한 순간으로 남아있으면 좋겠다. 너가 힘들다고 너를 한심하게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넌 웃음을 가질 자격이 충분한 사람이야. 하나를 할 때 너무 잘해야한다는 부담이 없었으면 좋겠어 나도 정말 여러방법으로 일들을 해봤던 거 같은데 우선 대학을 오기 전에는 별생각없이 최선을 다하지 못한 순간들에 끝없이 내가 한심하게 느껴지는 날이 있는 반면 최선을 다한 순간도 있었고 그저 야자도 빠지고 노는 날이 있는가 하면 1분도 졸지 않고 열심히 했던 날도 있고 그냥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다보니 길이 생겼다고 할 수 있을 거 같아. 근데 나는 오히려 대학교 때 ‘내가 a를 무조건 잘해야하니까 b는 낭비야 안 해야돼!’라고 국한했던 적이 있는데 그게 나를 더 얽매이게 한 거 같아. 물론 이건 나의 경험담이니 너가 선택적으로 이 편지를 받아들였으면 좋겠어. 정작 젤 힘든 건 너일텐데 너라고 이것저것 안 해봤겠니.. 엄청 찾아보고 생각해봤겠지. 그 마음을 아니까 이게 도움이 될까 저게 도움이 될까 이것저것 많이 적게되네.. 이번 계절 학기 수업을 들으면서 배웠는데 자기 일이 잘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고 신뢰가 있는 게 효능감이래. 근데 이건 이게 될까 싶은 것도 한번 믿어보고 아니면 아닌거일뿐 다른 걸 또 해보고 하나씩 하나씩 작은 성공들이 모여 효능감을 이루는 거라고 배웠어. 오늘은 일어나서 우울 1g 덜어내보기, 그렇다면 내일은 거실로 나와서 우울 1.5g 덜어내보기, 모레는 또 어떤 일을 해볼지 이렇게 점점 도장깨기를 해보는 거지! 아무튼 쓰다보니 해줄 말이 더 있는데도 너무 길어져서 또 찾아올게. 나도 너 덕분에 많이 웃을 수 있어 이제는 내가 더 응원할게:) -마음을 담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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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432
· 일 년 전
편지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곱씹어 보았는데요 마카님께서 이런 위로를 해주신다는 것, 자신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준다는 것 자체가 동생분에게는 앞으로 나아갈 힘이 되지 않을까 감히 예상해 봅니다 저는 고등학교 때 입시로 인해 큰 무기력을 겪었는데 가족들이 저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두드리면서 도와준 경험이 큰 위로가 되었어요 저도 전문가가 아니라 도움은 되지 못하겠지만 꾸준히 이겨낼 수 있도록 조바심내지 않고 봐주시는 게 어떨까요? 마카님도 많이 힘드실텐데 정말 대단하신 분 같아요 마카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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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orange432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많이 도움 되었어요 꾸준히 옆에서 봐주도록할게요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