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이 모두 우울해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우울증|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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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이 모두 우울해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hug0308
·2년 전
안녕하세요. 2남1녀 중 둘째딸입니다. 저는 결혼을 해서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오빠는 미혼으로 독립하여 따로 살고 있으며 동생은 부모님과 함께 지방에서 살고 있어요. 제 고민은 가족들(특히 남동생, 엄마)과 통화를 하고 나면 급격히 우울해지고 눈물이 펑펑 나기도 한다는 거에요. 남동생은 학창시절부터 정신과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보험 가입의 이유로 치료를 중단했다가 21년 말부터 경도 지적장애, 강박장애, 우울증을 진단받아 현재 다시 치료중입니다. 정신질환으로 사회복무 판정 후 군면제되었고, 전문대를 졸업하였으나 지적장애로 인해서인지 편의점 알바도 인계를 이해하지 못해 쫓겨날 정도 입니다. 남들 1번 듣고 이해할 내용을 10~20번 정도 들어야 이해하니 어떤 곳에서도 합격하지 못하더군요. 배달과 같이 몸을 쓰는 일을 하려고 해도 운전하다가 사고가 나서 본인이 다칠거 같다는 두려움때문에 운전을 거부하고 있어 그마저도 할수가 없습니다. 병원에서는 이런 두려움을 강박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병원도 엄마는 몸이 아프시고 아빠는 동생의 상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시지 않는 관계로.. 제가 데리고 다니고 있습니다. 지금은 운동을 좋아하여 학원만 다니고 있습니다. 엄마는 20년부터 갱년기와 함께 몸이 아프기 시작하셨습니다. 지금은 나아지셔서 일상생활은 가능하시지만 한동안 잘 걷지 못하셨어요. 엄마는 본인이 동생을 데리고 사업이라도 해서 동생의 살길을 열어주려고 계획하셨지만, 본인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서 심각한 위기감이 찾아온 것 같았습니다. 한동안 이러다 잘못된 결정을 하시는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우울해하셨어요. 게다가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해 병원비가 부담스러운 점도 우울함에 한몫했습니다. 동생이 어릴때 미리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던 점, 장애등록을 권유받았음에도 하지 않았던 것 등 지난날에 대한 후회도 많이 하셨구요. 아버지는... 엄마가 아프기 1년전부터 퇴직하시고 혼자 시간을 보내시면서 우울감에 빠지셨던 듯 합니다. 본인 감정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하지는 않으시지만, 혼자 등산하다가 자살에 대해 생각해보셨다는 말을 엄마에게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조금 나아지셨지만, 중요한 결정이나 새로운 일을 하려고 하시지를 않으십니다. 동생의 질병에 대해서도 본인이 노력하지 않아서 그렇지 별문제 없다고 생각하세요. 엄마와 동생의 증상은 21년 말에 극단적으로 심각해졌습니다. 동생은 제가 일할 때에도 상관없이 하루에 전화를 수차례 했고, 바빠서 전화를 거절하면 받을 때까지 매시간 반복적으로 전화를 하곤 했습니다. 엄마도 제가 퇴근하면 늘 전화하셔서 걱정과 불안을 제게 늘어놓으시곤 했죠. 당시 직장 스트레스와 난임으로 힘들었던 저는 그 때 동생의 장애등록을 준비했었습니다. 동생이 장애수당을 받고 장애인으로 취업도 하게된다면 엄마의 우울증도 덜고, 동생의 불안감도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이었지요. 하지만 동생은 성인이고, 경도로 장애판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포기했습니다. 동시에 처음으로 심리상담을 받아보기도 했습니다. 제 감정을 추스르려 노력하다가 결국 휴직을 결정했습니다. 스트레스를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지금은 동생이 치료를 받으면서 증상이 호전되어 하루 한두번 정도만 전화를 하곤 합니다. 엄마도 훨씬 안정감을 찾으셨어요. 하지만 제 우울감은 전보다 더 심해졌습니다. 제가 난임 진단을 받자마자 들었던 생각이 지금도 제 머릿속에서 떠나지를 않습니다. 동생의 생계를 평생 책임져야 하니 우리 부부에게 또다른 생명을 주시지는 않나보다.. 하는 생각입니다. 임신을 위해서는 마음을 편하게 가져야한다고 하여 운동도 하며 노력하고 있지만, 엄마와 동생이 연달아 우울한 전화를 할 때면 마음이 무너지고 눈물이 쏟아집니다. 마음을 편하게 가질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해도 하루이틀 뿐, 본인들의 고민과 걱정은 늘 저의 몫입니다.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합니다. 왜 동생이 처음 진단받았을때 장애등록을 하지 않았는지, 그리고나서도 치료에 두 분 모두 신경쓰지 않고 약만 먹인건지, 지금도 동생 병원에 따라가는건 왜 나인지.. 하는 그런 원망입니다. 친정 식구들 생각만 아니면 내 삶을 열심히 살아낼 수 있는데, 제 발목이 잡혀있는 기분입니다. 평화를 찾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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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권민주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2년 전
혼자서 너무 많은 짐을 짊어지고 힘들어하고 계시는 마카님께..
#정신질환자가족
#원가족문제
#난임스트레스
#우울증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마인드카페 상담사 권민주 마카님께서 짊어지고 계시는 짐이 너무도 무겁고 버거워 보여서 작은 도움이나마 드리고 싶은 마음에 답변 남겨봅니다.
📖 사연 요약
어릴 때부터 다양한 정신적 장애를 가지고 있었고, 현재도 일상생활이나 직업생활을 혼자서 수행할 수 없는 남동생, 20년 전 몸이 아프기 시작한 이후로 아픈 아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할 것에 대한 걱정과 불안, 과거 미리 보험 가입이나 장애 등록 등을 해두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자책, 경제적 어려움에 대한 스트레스 등으로 심한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고 있는 친정 어머니, 오래 전 퇴직한 이후로 우울, 무기력,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며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계시는 아버지, 독립해 따로 거주하면서 가족들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오빠, 그리고 결혼을 해서 본인의 가정을 꾸리셨음에도 여전히 원가족의 모든 문제들을 짊어지고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마카님.. 게다가, 현재 마카님께서는 난임으로 인해 개인적인 스트레스도 크지만, 가족들의 해결사 노릇을 하느라 정작 자신의 힘겨움, 스트레스는 돌볼 겨를도 없다 보니, 너무나 지치고 우울하고 막막한 심정이신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마카님께서는 꽤 오랜기간 동안 원가족에 대해 과도한 책임감을 짊어지고 실질적인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오면서 많이 지친 상태이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결혼 이후 개인적인 스트레스(직장생활, 난임 등)도 있는 상황에서 작년 말부터 증상이 악화된 어머니와 남동생이 마카님의 일상적인 생활까지 방해하는 수준이 되다 보니, 마카님께서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힘겨움은 더 커질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비록 지금은 어머니와 남동생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어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앞으로 언제든 이런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걱정, 두려움, 막막함이 크고, 가족들 모두 마카님에게 지나치게 의존하고 모든 일과 책임을 떠맡기는 것에 대한 불만과 분노감, 원망감도 점점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그리고, 가족들 모두 마카님에게 자신의 힘겨움, 어려움에 대해서 하소연하고 해결해 주기 만을 기대하지, 마카님이 느끼는 힘겨움이나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상황이다 보니, 외롭고 서글픈 마음도 함께 가지고 계신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그 자체 만으로도 너무나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난임' 문제와 관련한 걱정과 불안, 부정적인 생각들도 이어지다 보니 마카님의 우울감은 더욱 심화되었던 것으로 여겨집니다.
💡 대처 방향 제시
사실, 사연글 만으로는 마카님의 전체적인 상황을 다 이해할 수 없기에 어떤 해결방안이나 대처 방향을 제시하는데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마카님께서는 원가족과 적절한 거리두기를 하면서 마카님의 마음을 먼저 돌보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심리상담을 통해) 마카님이 원가족에 대해서 가지고 있는 과도한 책임감을 인정하고 내려놓기, '문제 해결사'의 역할이 아닌 '문제를 들어주는 사람'의 역할로의 변화(시간과 횟수에 대한 통제감은 마카님이 가지는 것이 중요), 뒤로 빠져 있는 오빠와 아버지에게 기대할 수 있는 역할을 정해 직접적으로 요청하는 작업 등을 통해 균형 있는 가족 역할 분담을 하는 과정이 차근차근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장기간 지속되는 우울감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는 수준일 경우('주요우울장애' 진단 기준 참고),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여 전문의 진단 하에 약물치료 및 심리치료를 고려해 보실 수도 있습니다. [주요우울장애의 DSM-5 진단 기준] A. 다음 9가지의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최소 2주 이상 거의 매일 지속되어야 한다. 최소한 한 가지 증상은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나 쾌락의 상실이어야 한다. 1. 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거의 매일 이어지며, 이는 주관적 느낌 (예컨대 슬픔, 공허감, 아무런 희망이 없음)이나 객관적 관찰 소견(예컨대, 자주 눈물을 흘림)으로 확인된다. 2. 거의 하루 종일 거의 모든 활동에 대한 흥미나 즐거움 감소된 상태가 거의 매일 이어짐. 3. 체중 또는 식욕의 심한 감소나 증가 4. 거의 매일 반복되는 불면이나 과수면 5. 정신운동의 초조 (예: 안절부절 못함) 또는 지체 (예: 생각이나 행동이 평소보다 느려짐) 6. 거의 매일 반복되는 피로감 또는 활력 상실 7. 무가치감, 또는 지나치거나 부적절한 죄책감이 거의 매일 지속됨. 8. 사고력 또는 집중력의 감퇴, 결정을 못 내리는 우유부단함이 심해져 거의 매일 지속됨. 9. 죽음에 대한 생각이 되풀이되어 떠오르거나, 특정한 계획이 없는 자살 사고가 반복되거나, 자살을 시도하거나, 구체적인 자살 계획을 세움. B.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고통이나 대인관계, 직업을 포함한 주요 영역의 기능 저하를 일으킴. C. 약물 등 섭취 물질이나 질병으로 인해 야기된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함.
상당히 오랫동안 혼자서 짊어지고 왔던 문제들을 한 번에 내려놓고 편안해 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카님께서 여기 사연글을 올릴 용기를 내신 것처럼 마인드카페 혹은 사설상담센터에서 심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다면, 한결 수월하게 마카님의 어려움, 힘겨움도 조금씩 덜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난임과 관련한 문제의 경우, 국가에서 운영하는 "난임우울증상담센터"를 통해 심리상담 및 난임 시술 관련 정보 등의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으니 참고 바랍니다. (난임 관련 온라인 카페에 가입해서 정보를 얻고 위로를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간혹 불안이나 걱정이 더 커질 수도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가볍고 편안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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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young
· 2년 전
얼마나 힘드실까요.... 어떤 위로를 해드려야 할지.... 너무 안쓰럽지만 한편으론 너무 대견하고 기특해요... 그 아름다운 마음이 버거운 현실 앞에서 얼마나 힘드셨을지... 도움이 되실지 모르겠고, 어쩌면 냉정하게 들리실수도 있지만... 나의 삶과 타인의 삶은 분명히 다르고 별개니까 부모님과 동생의 우울감을 그대로 떠안을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물론 내 가족이고, 너무나 사랑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의 삶을 hug님이 결정한 것도 아니고,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에요. hug님은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해결책을 찾아왔잖아요.. 정말 쉬운일 아니에요.. 너무 너무 대견하고 기특한 일이에요.. hug님이 지금껏 이런저런 해결책을 고민하고 걱정하고 준비해왔는데도 방법이 없었다면, 일단은 어쩔수 없는거에요.. 그러니 조금은 한발자국 뒤에서, 그들의 삶과 내 삶을 구분하시고, 나는 지금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만 생각하셔요. 어떤 죄책감이나 원망이나, 그런 감정들을 느끼실 필요도 없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들을 보살피는거지, 내 삶과 내 감정을 나락으로 이끌면서까지 희생을 할 필요는 없어요. 그 어떤 순간에도 가장 중요한건 내 자신입니다.. 이렇게 hug님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드신 와중에도, 여전히 어머님과 동생은 hug님께 하소연하시고, 아버지는 자식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으시잖아요. 원망스러우시겠지만, 그분들은 그래도 삶에서 자기자신이 가장 소중하기때문에 hug님을 살펴볼 여력 없이 본인들의 삶을 사시는거에요. hug님도 가족을 위해 희생하고 헌신하는 모습 너무 아름답지만, hug님이 하실 수 있는 그 선까지만, 그리고 감정이 너무 동화되지 않는 선까지만 도우시면서, hug님 본인의 감정과 삶을 돌보셨으면 좋겠어요... 좋은 대안이 생겨서 얼른 가정이 안정될수있도록 응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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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0308 (글쓴이)
· 2년 전
@batyoung 제가 고민을 털어놓은 사람중에 이렇게 따뜻하게 말씀해주시는 분은 처음이네요. 주로 제가 나서서 챙기니 부모님이 손놓고 계시는거다 왜 그렇게까지 혼자서 짐을 지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어요. 제가 신경쓸 필요 없는 부분까지 스트레스 받는건가.. 하는 고민도 들었구요.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