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했는데 행복하지 않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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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을 했는데 행복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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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
저는 33살 여자입니다. 어릴 적 성장과정에서 학대를 받았습니다. 그 당시엔 다른 아이들도 저처럼 자라는 줄 알았는데 커서 사회생활을 하며 직장동료들이 아이들을 키우고 살아가는 걸 보니 정상적인 가정환경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엄마는 저에게 자신의 시댁이나 주변인들에 대한 불만을 모두 터트리는 사람이었습니다. 감정쓰레기통이었지요. 주로 "내가 죄가 많아서 느이 같은 것들을 낳았지" , " 느이 이씨같은 종족은 다 이모양이지", 와 같은 말들을 하며 제가 무언가 실수를 할 때 할머니 할아버지, 증조할머니할아버지, 고모와 고모부 등의 욕을 했습니다. 저에겐 장애를 가진 오빠가 한 명 있는데요 엄마는 오빠에겐 그러지 않았습니다. 제가 울 때는 " 왜, 니 좋다는 할머니 죽었다고 연락왔니? 기집애가 울면 재수가 없어." 라고 하던가 따듯한 말 한마디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고작 초등학생인 저에게 설거지와 빨래 등을 하라고 시켰고 ***년이라는 말까지 하며 면박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이 저의 칭찬을 하는 날이면 더욱 욕을 먹었어야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오빠가 눈 앞에서 쓰러져 경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고 화장실에서 쿵 소리가 나기만 해도 오빠가 쓰러졌을까봐 무서워 달려가기도 했습니다. 모든 이야기를 쓸 수 없어 어릴 적 가정환경은 여기까지만 적도록 하겠습니다. 아빠도 중학생인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다는 것도, 그럼에도 그들 세 명은 저에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 이건 모두 전생에 내가 잘 못해서 일어난 일이겠거니, 내가 무언가 죄를 지어서 이런 가족을 만난 것이겠거니 인내하고 덮고 살아가는 중이었습니다. 쌓여온 데이터로는 가족이란 서로가 서로의 지옥이라고 생각하였고 오빠때문에 힘들어하는 부모님을 보면서 아이는 낳고 싶지 않다, 결혼고 하고 싶지 않다고 오래도록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현재 남자친구를 만나 연애를 하는데 아이가 생겼습니다. 남자친구는 장애는 없지만 오빠처럼 뇌혈관에 이상이 있어서 약을 먹고있고 저와 함께 있을 때 쓰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이런 병력은 괜찮았습니다. 남자친구의 잘못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아이가 생기니 그동안 회사생활하면서 들었던 육아의 힘듦이나 현실적인 문제, 경제적인 상황등이 떠오릅니다. 가장 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엄마가 나한테 했듯 나도 아이한테 똑같이 하면 어쩌나 싶고 이 힘든세상 뭐하러 태어나서 이리도 고달퍼야하는지 원망도 되었던 저처럼 아이도 태어나 이런 생각을 하게 키우게 되진 않을까, 저처럼 살게 하고 싶지 않은 바람도 들어 힘드네요. 이제껏 가족들 때문에 받은 마음의 상처를 저 혼자 이겨내려 회사생활도, 학업도, 자기계발도 열심히 해오던 차인데 갑자기 책임져야하는 일이 생겨버리니 부모인 저도 멀쩡하지 않은데 과연 아이가 태어나면 행복할지, 잘 키울 수 있을지, 무엇보다 좋은 엄마가 못 될 것같다는 생각에 잠을 이룰 수가 없습니다. 부모를 잘 만났다면, 하는 원망은 하지 않았었는데 아이를 갖고 나니 그동안 부모로부터 받았던 상처들이 되살아나는 기분입니다. 정말로 바라고 기다렸다가 아이를 낳고도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주변에 많아서 그런지 자신이 없어집니다. 지금부터 이러면 어쩌려고 그러는지도 .. 두렵습니다. 불행이 되물림 되지 않으려면 임신중단을 해야할지도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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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라베라
· 8일 전
참...쉽지 않죠? ㅠ ㅠ 그래도 믿을수있는 가족이 생긴다는건 그런점에선 참 축복이고 감사할점인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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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무마니
· 4일 전
저는 임신중단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아이를 키우는 것은 육체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고단한 일이예요. 본인이 체력이 한계까지 내려갔을때, 출산 후 호르몬 문제로 우울감이 찾아와 자존감이 바닥을 칠때에도 나뿐 아니라 말이 통하지 않고 하루종일 우는 아이를 달랠 수 있어야해요. 자신의 가정문제를 되풀이하지 않을 만큼 나 자신이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냉정하게 말해서 준비되지않았다면 임신중단하고 본인을 지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