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잠들지는 못했는데 꿈을 꾼 것 같은 긴 주말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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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
거의 잠들지는 못했는데 꿈을 꾼 것 같은 긴 주말을 보냈습니다. 일어나기가 힘들었어요. 그래도 최근에는 꼭 해야 하는 일들은 하는 편이었는데, 최소한의 생활조차 무너진 주말을 보냈습니다. 어제 간신히 세탁기를 돌렸어요. 세탁 완료 알림이 들린 게 저녁 8시 59분이라, 그래도 9시는 안 넘었으니 이웃에 민폐는 아니었겠지 생각했어요. 탈수된 채로 오래 두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서도 일어나지 않고 휴대폰만 한참 뒤적였습니다. 답하지 못한 카톡들을 보고, 점점 일정이 줄어드는 캘린더를 보고, 이제는 의미 없는 오래된 사진들, 지난 기록들을 넘겼어요. 그러다 시간을 보니 새벽 2시가 넘어 있었어요. 빨래는 다시 돌려야겠구나, 출근은 뭘 입고 하지 걱정했어요. 고양이가 급수기의 물을 먹는 소리가 들렸어요. 분해가 귀찮아 종종 세척을 미루던 급수기라, ‘묵은 물 먹으면 안 되는데’ 생각하면서도 일어나지 못했어요. 물그릇에 새 물 있는데, 무슨 고양이가 묵은 물, 새 물도 구분 못하나 생각했어요. 모든 게 무너져도 고양이만은 잘 돌본다고 생각했는데, 집안은 먼지투성이이고 깨끗한 물 하나 제때 주지 못하는 제가 이제 뭘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여전히 생각의 끝은 같았습니다. 어쩌면 가질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것을 소망했기에 이렇게 힘든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제게 좋아졌다, 나아졌다 말했어요.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게 제가 괜찮다는 의미는 아니었나 봐요. 분명히 노력했고, 나아진 것도 맞는데 그걸 감당하고 유지할 힘은 제게 없었나 봐요. 불과 얼마 전까지 제가 있던 자리를 돌아봅니다. 너무 지쳐요. 돌아가고 싶어요. 희망은 없었지만 지금보다는 덜 힘들었던 그 자리로 돌아가, 그냥 되는 만큼만 버티고 싶어요. 버텨지면 버텨지는 대로,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 30일 챌린지 : 나를 사랑하기 ■ DAY 1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기 DAY 2 내 방 깨끗이 청소하기 DAY 3 나에게 꽃 선물하기 DAY 4 하루 동안 SNS 들어가지 않기 DAY 5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기 DAY 6 10살의 나에게 편지 써주기 DAY 7 서점에 방문해 좋아하는 책 사기 DAY 8 음악 들으며 산책하기 DAY 9 나를 행복하게 하는 5가지 써보기 DAY 10 혼자 사치스러운 점심 먹기 DAY 11 모든 휴대폰 알림 꺼두기 DAY 12 자기 전 30분 스트레칭하기 DAY 13 나와 가장 잘 어울리는 바디 용품 사기 DAY 14 8시간 푹 자기 DAY 15 가까운 산에 등산 가기 DAY 16 5분간 명상 도전하기 DAY 17 스스로의 장점 10가지 써보기 DAY 18 오랫동안 연락 못한 친구에게 전화하기 ▶ DAY 19 생각만 해왔던 취미 도전하기 ▶ DAY 20 입고 싶었지만 도전 못 했던 옷 사 입기 ▶ DAY 21 호캉스 가기 하면 할수록 이번 달 챌린지는 잘못 골랐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아니, 고를 땐 문제가 없었는데 하필 힘든 시간이 겹친 걸까요. 중반을 넘어섰지만 지금이라도 다른 걸로 넘어갈까 생각했는데, 무엇을 한들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지 않고 지금 하는 걸 미룬다 한들 그때는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냥 되는 대로, 되는 만큼만 하려고 해요. - 딱히 생각하고 있던 취미는 없었습니다. 뭔가를 배워보려고 한 적은 있는데 관심이 있어서라기보다는 그냥 일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혹시 직장을 그만두면 먹고 살 방법은 많을수록 좋지 않을까 해서였어요. 그런 것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하고 싶은 것, 흥미가 있는 것은 지금 떠오르지 않는 것 같아요. - 옷에 대한 관심은 워낙 없었던 것 같습니다. 계절이 바뀔 때를 제외하고는 같은 옷 서너 벌을 한 달 내내 돌려 입으며 출근하고 있어요. 전날 입은 옷 연이어 입지 않기, 일주일에 같은 옷 세 번은 입지 않기를 나름 기준으로 정하고 살면서 때로는 유니폼이 있는 직장을 부러워하기도 해요. 도전이라고 할 것까진 아니지만 며칠 전에 슬랙스 바지를 입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출근할 때는 무던한 색의 블라우스에 청바지를 입는데, 최근에 계단을 많이 오르내리다 보니 무릎이 안 좋아져서 종종 무릎 보호대를 사용하고 있어요. 딱 맞는 청바지를 무릎 위까지 걷어 올리고 내리는 게 쉽지 않아서 좀 더 통이 넓은 바지를 입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그래도 직장이니 트레이닝복 같은 걸 입을 순 없어서 떠올린 게 슬랙스였습니다. 특별한 옷도 아닌데, 한편으로는 입어본 적이 없는 낯선 옷이기도 해요. 지금보다 더 더워지면 입을 바지가 없기도 해서, 아마 며칠 안에 새로 사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예전에 여행 관련 리뷰를 많이 썼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도 종종 숙박권 등을 제공해 주는 리뷰 알바 정보를 메일이나 문자로 받곤 합니다. 최근 인천 쪽에 생긴 오션뷰 글램핑장의 리뷰 제안이 왔는데, 평소라면 흘려보냈을 텐데 문득 같이 가고 싶은 사람들이 떠올라 저장을 해두었습니다. 호캉스도 예전에 종종 가긴 했지만 지금은 크게 의미를 느끼지 못하겠어요. 그건 단순히 쉬기 위해서 간다고 여겨왔는데 지금은 온전히 쉴 마음 상태가 아닌 것 같아요. 글램핑도 여력은 없지만 가서 무언가 바쁘게 하다 보면 차라리 나을 것 같기도 하고, 지난겨울에 함께 여행 가자고 약속했다가 각자의 사정으로 가지 못한 사람들이 떠올라서, 혹시 시간이 맞는다면 바다가 보이는 이 캠핑장에 함께 가자고 말해보고 싶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419 ■ << 모두에게 사랑받지 않아도 괜찮아요. >> 사실 그런 걸 바란 적도 없는데. 이제는 미움받는 것도 그다지 상관없는데. 그저 내 가까운 사람, 내게 소중한 사람하고만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는데 그마저도 왜 이리 어려울까요. 아니 어쩌면 그게 더 어려운 걸까요. 가장 힘이 되는 것도, 가장 힘들게 하는 것도 다 내 곁의 사람인 것 같아요. ■ 오늘의 행운 20240420 ■ << 힘들면 잠시 쉬어가도 괜찮아요. 그동안 힘들었던 나를 토닥여주세요. >> 제가 많이 힘들던 때에, 사람은 누구나 다 넘어진다고 해주신 분이 계세요. 넘어진 김에 잠깐 쉬어도 된다고, 숨도 고르고 신발 끈도 다시 묶고 내가 어디까지 왔나 주변도 한 번 둘러보고 충분히 쉬라고. 충분히 쉬고 다시 일어나서 가면 된다고. 지금 그 말이 떠오르는 걸 보면 살아오며 들었던 좋은 말들이 다 남아 있기는 한 것 같은데, 그 말을 들었을 때만큼 와닿지는 않는 것 같아요. 그럴 힘이 없는 것 같아요. 이런 와중에도, 그런 힘든 생각이 올라올 때는 문장의 순서를 바꿔 보라는 말도 떠오릅니다. “지금은 힘이 없어 예전만큼 그 말이 마음에 와닿지 않지만, 그래도 지금 그 말이 떠오른 걸 보니 살아오며 들었던 좋은 말들은 아직 다 제 안에 남아 있는 것 같아요.” ■ 오늘의 행운 20240421 ■ << ...... >> 어제는 오늘의 행운을 열어보지 못했어요. 이렇게 한 번씩 놓칠 때가 있어서 어떨 때는 하루 날짜가 바뀌면 바로 열어보고 캡처해 두기도 하는데 이번 주말은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냥 흘러간 것 같아요. 어떻게든, 오늘 하루도 흘러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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