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새벽
·13일 전
지금의 힘듦은 그저 지나가는 소나기일 뿐이라고,
금방 지나간다고 누군가 말했습니다.
하지만 홀로 그 비를 맞으며 걷다가
더 이상 걸을 힘도 없어 주저앉았는데
비가 그친다고 뭐가 달라질까요.
이미 몸도 마음도 젖을 대로 젖었어요.
날이 개고 햇볕이 내리쬐어 옷이 마르고 머리가 마른들
눅눅하다 못해 찢어진 마음까지 닿을 수 있을까요.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말은
결국 그 시간을 살아낸 사람들의 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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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마음을 누군가에게 말했을 때 들었던 이야기.
마음은 아주 깊은 곳에 있다고.
비를 맞아 그 깊은 마음까지 다 젖을 정도였다니
네가 얼마나 힘들게 버텨왔는지 알 것 같다고.
정말 많이 힘들었을 거고, 버티느라 고생했다고.
여기까지 잘 왔다고. 고생했다고.
마음은 정말로 깊은 곳에 있어서
햇볕이 거기까지 닿기가 쉽지 않을 거라고,
닿을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릴 거고
때로는 구석구석 닿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지만 젖은 무언가를 말리는 건 햇볕만이 아니라고,
우리는 비를 맞고 젖었을 때
수건으로 물을 닦기도 하고,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온풍기를 틀기도 하고,
따뜻한 장소를 찾아가기도 한다고.
젖어있는 나를 가엾게 여겨주고
지금 무엇을 해주면 좋을까 생각해 보라고.
시간이 지나간다면 다 괜찮아질 거라는,
'이미 괜찮아진' 사람들의 말에 쫓기지 말라고.
내일을 생각할 기력이 없다면
그냥 오늘만 살라고.
오늘 할 수 있는 작은 일을 찾아보자고.
혼자 찾기 힘들면 같이 찾아보자고.
같이 해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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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말. 좋은 말.
누구라도 할 수 있는 흔한 말.
하지만 내게 의미 있는 사람의 말.
그 의미라도 붙들고 다시 오늘을 버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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