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엄마랑 산다는 건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나르시시스트 엄마랑 산다는 건
커피콩_레벨_아이콘angie35
·21일 전
집을 나가면서 우리 엄마가 나르시시스트고, 내가 스케이프고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그리고 명절에 엄마가 가족을 둘러싸서 '네가 집을 나감으로써 받은 가족들의 피해를 생각하라'는 말을 했을 때, 가족내에도 왕따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실감하였다. 내가 집을 나감으로써 생긴 가족들의 피해는 결국 돈과 체력 및 감정 소모였다. 나에게 ***년이라며 욕을 하고, 더 이상 연락 안 할 거라는 엄마는 항상 기분에 따라 태도가 돌변하였고, 아빠는 엄마와 연락하라며 종용하고, 나머지 형제들은 엄마의 요구에 따라 나와 대화하지 않았다. 나는 내가 가족내 왕따고, 엄마가 나르시시스트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괴로웠다. 가족들과 분리됐을 때 해방감보다 알 수 없는 죄책감이 들었고, 밤에 잠이 들기 전 옷장을 보며 죽음을 생각했다. 일하다가 바쁘지 않은 때면 우울감이 몰려들었고, 가족들은 보고싶지 않아도 반려견이 그리워서 혼자 우는 날들이 많아졌다. 친구들은 이때 내가 정말 죽을 까봐 걱정한 것 같아 혼자 살게 된 집에 찾아오곤 하였다. 내가 강아지들을 좋아한 이유는 나를 향한 무조건적인 사랑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나에게 아무 말없이 다가와 안기고 체온을 나눌 때, 나를 보면 꼬릴 흔들며 반갑게 맞이할 때 나는 이런 사랑이 고달팠었다는 걸 깨달았다. 중학교 때 써클렌즈를 꼈다는 이유로, 그리고 성적이 좋지 않았단 이유(사실 성적이 나쁜 것도 아니고 좋은 편에 속했음에도 엄마의 기대에 못 미쳤다.)로 '비 오는 날 먼지나게 맞아보라.'며 남의 집 자식들과 나를 비교하며 족히 1시간 가량을 때렸다. 나는 이걸 학대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뉴스에서는 가슴 아픈 사연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나 정도면 그냥 엄마가 날 때린 거라고만 생각하였다. 그러나 아니었다. 엄마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자기의 요구나 기대에 부응하지 않으면 고데기, 벨트, 옷걸이, 숟가락 등으로 때렸고 그릇을 던져서 깨뜨리거나 대야에 물을 받아서 뿌리거나 분무기로 때려 깨져서 머리에 물이 뚝뚝 떨어지게 하였다. 새해에도, 생일에도 엄마의 폭력은 멈추지 않았다. 심지어 내 생일에 내가 꼴보기 싫다며 방에 들어가 잠들었다. 우리 엄마는 '내가 언제 너를 때렸냐.', '나는 딸이 싫다. 아들이 좋다.'고 말하였고, 모든 가족이 이러한 일을 목격하거나 들었음에도 내 말이 맞다고 말해준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나는 늘 ***년이었고 나쁜 년이었고, 성격이상자였다. 인생을 그리 살아선 안 되는, 인생을 잘못 살고 있고 재미없고, 독하고, 못되처먹게 살고 있으며 차갑고 아주 냉정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어릴 때 나는 엄마의 말 한 마디가 나를 아프게 함에도 불구하고 엄마의 요구에 맞춰주는 착한 사람으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이 일종의 가스라이팅임에도 부모의 존재가 절대적이던 시기에는 사리분별을 할 수 없었으며 이것이 나의 생존 전략이었다. 그래서 나는 집에서도 쉴 수 없었고, 쉴 때도 설거지나 청소를 해야할 거 같아 두려웠고, 애정을 듬뿍 받는 형제들이 미웠다. 이 집에서 나에게 사랑을 주는 존재는 강아지들이었다. 2년 전 엄마의 폭언을 듣고 집을 나와 독립하였을 때도 엄마는 내가 여전히 표독스럽고 나쁜 년이었지만, 나는 엄마와 관계가 좋아졌다고 착각하였다. 엄마와 다시 잘 지내보려고 하였고 이해하는 시간을 보냈었고 나에게 사과를 하면 자기가 무너져내릴거라는 엄마의 말에도, 나는 용서하려고 하였다. 나의 잘못된 판단이었다. 강아지가 보고싶어서 본가를 자주 갔고, 가족행사에 참여하기 싫어도 내 마음 깊은 곳에 그리움과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었고, 가끔은 고달팠던 시간을 하소연하고 투정부릴 곳이 필요하였다. 나는 독하지 않은 년이다. 진짜 독했다면 외로움도, 그리움도 집어삼키고 홀로 견디는 법을 익혀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엄마는 여전히 사과할 줄 모르는 사람이었고, 동생은 서서히 나를 이해하기 시작했다. 누나가 집을 나갈 땐 정말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제서야 누나가 이해가 된다며 나로 인해 누나가 괴로웠겠다고, 누나외 화해하고 싶다는 말에 숨죽여 울었다. 나는 성격이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다. 성격이 이상했다면, 동생의 그런 말에 욕설과 저주를 퍼부었을 텐데 동생에게 고생했다고 용돈을 주었고 간간히 강아지 사진 좀 보내달라고 내 걱정은 하지말라고 하였다. 엄마 말대로, 나는 내가 알아서 잘 살테니. 엄마가 알려주지 않았던 삶에 실질적인 지식을 혼자 배우고 있으니. 혼자 집을 알아보고 혼자 돈을 모으고 혼자 내 일에 집중하고 부당한 일을 신고하고 대처하는 방법을 터득했었으니. 이제 나는 혼자서 외로움과 그리움에게서 단호해지는 법을 배울 것이다. 혼자서 의연하게 상처를 극복하고, 가스라이팅에서 하나씩 벗어날 것이고, 나에게 괜찮다고 네 잘못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스스로 해볼 것이다. 나는 착하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고 비정상적인 사람이 아니다. 유년기에 듬뿍 받지 못한 사랑을 이제 내가 알아서 찾고 충족하고 나를 알아가아 겠다. 나의 다짐을 응원해줘야겠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쁘미홧팅
· 21일 전
저도 응원할께요 힘든상황 받아들이기 힘들었을텐데 그걸 극복하신거 너무 멋져요 제게도 필요한 상황인데 모질지못해 질질 끌려다니고 있네요... 덕분에 저도 조금이나마 용기 내보려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