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이 버겁게 느껴져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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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음이 버겁게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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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갓 대학을 졸업한 24살입니다. 제가 도대체 왜 이렇게 무기력하고 우울함을 느끼는지 모르겠어요. 원래부터 남들보다 예민한 성격인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특히 누군가한테 혼나는 걸 극도로 무서워해서 겉으로는 말 잘 듣는 척, 어른스럽고 배려심 깊은 척을 해왔어요. 어른들도 그렇고 친구들도 다 저를 착하고 성숙하다면서 칭찬해주었는데, 그게 제 모습이라고 생각하며 지냈습니다. 문제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학 동기들의 얼굴도 모르는 채로 2년이라는 시간을 그냥 날리면서 시작됐어요. 그동안 혼자서 공부든 뭐든 해봤으면 좋았을텐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네요. 그렇게 2년을 무기력하게 날리고 고학년이 되니 다들 바쁘기도 하고 해서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는 많이 없었어요. 제대로 된 대학생활은 물론 공부도 열심히 안하고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보니까 우울했던 것 같아요. 그래도 대학생이라는 신분이 있어서 덜 불안했어요. 그래서 우울증 테스트를 해봤을 때, 우울증이 의심된다고 나왔을 때도 애써 무시하면서 방치해왔습니다. 그러다가 막연히 졸업을 하고 공무원시험 준비를 해야겠다 싶었어요. 저는 가진 스펙도 없고, 학점도 그리 좋지 않기 때문에 앉아서 공부만 하면 되겠지 하는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졸업 후 한 달간 나름 스트레스 안받고 공부하다가 공무원 시험 티오를 보게 되었는데 급격하게 줄어든 곳도 있고.. 대부분이 많이 줄었더라고요. 게다가 내년에는 더 줄인다니까 그때부터 미칠듯한 불안감이 생겨났어요. 거의 만 점 받을 생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싶더라고요. 공무원시험과 관련된 온갖 사례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긍정적인 말보다 ‘열심히 해도 운 안좋으면 떨어진다’ ‘떨어지는 게 대다수인데 잘못하면 몇 년 그냥 날린다’라는 말 등이요. 그 생각이 든 후부터 공부를 놔버렸어요. 사실 1년 넘는 시간 동안 책상에 혼자 앉아서 공부할 자신이 없어요. 붙으면 추억이 돠겠지만 떨어지면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요. 도피성으로 고른 선택지라서 그런가봐요. 차라리 취업 준비를 해보고도 싶은데 그동안 쌓은 게 없어서 뭐부터 시작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하고 취업이 보장되는 학과를 다시 들어가버릴지.. 근데 그러다가 못 버티고 포기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도 들고요. 늦은 만큼 확실하고 빠른 선택을 하고 싶은데 무기력하기만 해서 결정을 못하겠네요. 부모님은 오히려 저에게 부담주지 않으시는데.. 천천히 생각해보라고 하시는데 저는 그게 안될 것 같아요. 얼른 길을 정해서 움직여야만 할 것 같아요. 어떨 때는 미래를 누가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고, 차라리 이 시기를 건너뛰고 싶다는 생각도 합니다. 길거리를 다니면서 나이 드신 분들이 부럽게까지 느껴져요. 그분들은 험난한 인생을 버텨오셨을테니.. 저는 그걸 견딜 자신이 없거든요. 정말 모든 게 버겁게 느꺄지네요. 사회는 너무 무섭기만 하고요. 저만 이렇게 느끼는 걸까요? 그냥 당장 내일도 두렵고 미래도 두렵기만 하네요.. 여기까지 긴 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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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urorong7
· 한 달 전
스물넷에졸업하신게부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