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난 체력으로 간신히 버티는 3월입니다. 3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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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한 달 전
바닥난 체력으로 간신히 버티는 3월입니다. 3월 안에 해야만 하는 일들이 있는데 이제 3월 말이 코앞이라 마음이 급하고, 바쁜 와중에 이번 주는 회식을 한다고 해서 괜히 짜증도 나요. 무엇보다 그동안 많이 힘이 되었던 나름 주중 행사 같은 일과가 있었는데 1년 만에 변화가 생기게 되어 불안하고 우울하기도 해요. 힘든 일들이 계속 생겨서인지, 올해분 에너지를 다 쓴 건지 계속 힘들다고 하는 요즘인 것 같아요. 유일하게 다행이었던 게, 불안하게만 인식하던 주말을 ‘쉴 수 있는 시간’이라고 조금씩 생각하게 된 건데 이번 주는 쉰 것 같은 느낌도 없이 다시 한 주를 시작하는 게 힘들어요. 그리고 힘들다, 힘들다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는 제게 누구라도 지치고 질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시 불안하고 우울해지는 악순환의 월요일인 것 같습니다. 오늘 지나고, 내일 지나고, 어떻게든 한 주가 가면 또 조금씩 나아지겠죠. 그렇게 3월이 가고, 4월이 가고 조금씩 여유가 생기면 마음도 조금은 나아지겠죠. ■ 30일 챌린지 : 글쓰기 ■ DAY 1 지금 어디서 뭘 하고 있어? DAY 2 최근에 산 것 세 가지는? DAY 3 학창시절 장래희망은? DAY 4 평생 단 하나의 단어만 말할 수 있다면? DAY 5 기억에 남은 가장 오래된 영화는? DAY 6 살면서 잘한일 하나는? DAY 7 가장 좋아하는 냄새는? DAY 8 좋아하는 노래 가사는? DAY 9 해본적 없지만 해보고 싶은 것은? DAY 10 좋아하는 계절은? DAY 11 10년 뒤 나에게 묻고 싶은 말은? DAY 12 내 인생의 황금기는? DAY 13 나에게 부모님이란? DAY 14 학창시절 내 별명은? DAY 15 지금 내가 그만해야 하는 것은? ▶ DAY 16 지금의 나는 내가 원하는 모습이었나? 아마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떤 모습을 원했는지, 어떻게 살기를 바랐는지 전부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적어도 지금 같은 모습을 바라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어렴풋이 기억나는 학창 시절의 바람은 물질적인 것, 환경적인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엔 호수공원 근처에 살았는데 매일 그곳을 산책하며 언젠가 저기 보이는 오피스텔을 사서, 결혼하지 않고 혼자 고양이를 키우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당시 장래 희망은 안정적인 직업이 아니었는데도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싶다고 생각했고, 어른이 되면 운전도 하고 돈도 여유롭게 쓸 줄 알았습니다. 조금 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것들이 어느 정도 결정이 되고 나서는, 살아가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 하나 둘만 있으면 참 좋겠다고, 함께 여행도 가고 취미도 즐기고 힘들 때 서로 의지하며, 크게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없는 소소한 일상을 보내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떤 건 이루어져 있기도 해요. 지금은 사정이 있어 남자친구와 잠시 함께 지내고 있지만, 어쨌든 대부분의 시간을 제 집에서 고양이 두 마리하고만 보내왔습니다. 호숫가 오피스텔은 아니지만 살아보니 그냥 적당히 작은 아파트가 좋아요. 외롭지 않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외로워서 고양이를 키우냐고 하는 사람도 있고, 왜 사람이 있는데 결혼하지 않느냐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뭐라고 하든 간에 지금 이 모습은 제가 바랐던 모습이 맞고, 만족하고 있어요. 다른 부분들도 겉으로 보기엔 많이 이루었거나, 이유가 있어 포기했을 뿐 무언가 얻지 못해, 누리지 못해 불만을 가지진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가끔, 고양이를 키우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합니다. 직장은 흔히 말하는 ‘안정적인’ 직장이지만 제 삶에서 가장 불안한 공간이기도 합니다. 몇 번을 다시 살아도 만날 수 없을 것만 같은 감사한 사람, 의지가 되는 사람이 있지만 때로는 이 관계가 너무나 불안해서 차라리 혼자가 되고 싶다고, 때로는 그냥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한동안 여행을 많이 다녔고, 어느 순간 몸이 힘들어 잘 가지 못하다가 이제는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아요. 취미가 기억나지 않아요. 한 번씩 과거의 취미들을 떠올려 보지만 의욕이 전혀 생기지 않아요. 그냥, 그렇구나 하고 말아요. 힘들었던 시기에 비해 큰 사건은 없지만, 특별히 좋은 일도 없어요. 있었는데 제가 느끼지 못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가끔 들어요. 혼자 있는 많은 순간 소리 내 서럽게 울어도, 제 하루는 그저 조용해요. 가까운 사람들이 많이 떠나갔어요. 아니 제가 밀어냈어요. 그리고 덜 가까운 사람들 눈에 저는 그저 감정 기복이 좀 심하고 때때로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그냥저냥 잘 사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지금 모습은 제가 바란 모습은 분명히 아니었어요. 어쩌면 지금 제가 살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요. 지금보다 더 많이 힘들었던 때가 있어요. 죽고 싶다는 생각조차 할 수도 없을 만큼 힘들었던, 그저 끔찍하게 힘들었다는 느낌만 남아 있을 뿐 하루를 어떻게 살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던 시간이 있었어요. 지금 그 시간을 그렇게 과거로 표현할 수 있듯이, 지금 이 시간도 언젠가는 그렇게 돌아볼 수 있게 되면 좋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317 ■ << 긍정적인 마음으로 도전하는 당신에게 행운의 여정이 채워질거예요. >> 이런 말에서 무언가를 찾아내기에는 사실 많이 지쳐 있는 것 같아요. 짧지 않은 시간 상담을 받으며, 또 곁에 있는 좋은 분의 영향을 받으며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수없이 나쁜 생각이 들 때, ‘지금 내가 부정적인 마음이 드는 것뿐이야, 괜찮아’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지금은 그게 다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 그 부정적인 마음인 거겠죠. 이런 마음이 들 때 진심으로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사실 전에도 지금도 너무나 어려워서, 지친 지금은 그냥 이 마음들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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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veForN
· 한 달 전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등산을 하는 이유는 정상에 올랐을때 바라보는 경치와 뒤돌아 보았을때 바라보는 경치가 주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겠죠. 새벽님이 매일 힘들다 힘들다, 하는 것도 어찌보면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은 걸지도요:) 그 당시엔 힘들어도 결국 추억이 되는 것 처럼요:) 그렇게 이 모든건 무의미한게 아닌, 새벽님만의 고유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는 중이니까요...☺️ 의외로, 부정적인 감정과 생각을 없애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있는 그대로 수용해주는 거래요:) 수용->긍정이지, 부정->긍정으로 감정을 억압하면.. 결국.. 다른 방향으로 터지게 되어있으니까요...^^ 물론, 잘 알고 계실테지만요...^^ 새벽님은 충분히 잘 하고 계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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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새벽 (글쓴이)
· 한 달 전
@LoveForN 오르는 걸 싫어해서 등산을 별로 가보진 않았지만 어떤 의미인지 한 번에 와닿는 것 같아요. 걷는 건 좋아해서 예전에 아는 분이 오픈한 네일샵에 1시간 정도를 걸어서 다녀온 적이 있는데, 가는 길에 긴 오르막이 있어서 힘들었어요. 돌아오는 길엔 그 오르막을 피해 보려고 이리저리 골목을 헤매다 오히려 몇 번을 더 오르락내리락했는지 모르겠어요. 막 짜증이 나고 지치던 중에, 정말 아기자기하고 예쁜 개인 카페를 발견해서 마음에 쏙 드는 음료를 마시고 기분 좋게 집에 들어왔던 적이 있어요. 그리고 그다음 날에, 의지하는 분께 또 하루 힘들고 인생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는데 그때 인생은 원래 오르막내리막이라는 말을 해주셨습니다. 상담에서도 여러 번 들었던 표현이었지만, 그때는 전날 헤매다 카페를 찾았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그 이야기를 했어요. 그분께서는 가만히 들어주시고는, 그거 아냐고, 우리도 그 내리막에서 만났다는 대답을 해주셨어요. 생각해 보면 제가 몸도 마음도 가장 힘든 시기에 처음 알게 되었고, 어쩌면 그저 스쳤을 사이였는데도, 너무 힘들던 제게 그분이 손을 내밀어 주셨고 저는 마지막 힘으로 그 손을 잡았던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그런 발견과 만남들이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나 그렇겠지만, 저도 저만의 오르막 내리막을 걸으며, 러브님 표현을 빌어 제 삶의 궤적을 그려나가며 누군가를 만나기도, 무언가를 발견하기도, 깨닫기도 하는 것 같아요. 처음 상담센터에 갔을 때의 경험은 아직도 힘들게 느껴지지만 어쩌면 그 덕분에 비대면 상담으로 방향을 틀었고, 저한테 더 맞는 편안한 방식의 상담을 받아올 수 있었고, 그러면서 마카 같은 곳에서는 커뮤니티에 마음을 털어놓기도 하며 이렇게 러브님과 댓글 인연을 맺기도 했네요 :) 언젠가 정상에 올라 뿌듯하게 뒤를 돌아볼 수 있는 날이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향하는 곳이 정상이 아니라 할지라도 가는 길 구석구석 소중한 것들을 발견하며 의미를 찾는 날들이면 좋겠어요. 산에 오른다고 꼭 정상 정복을 해야 하는 건 아닐 테니까요. 자주 불안한 나날들에, 잘하고 있다고 자주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잘 시작해 볼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