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최소한의 기여만 하는 아버지때문에 힘듭니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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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에 최소한의 기여만 하는 아버지때문에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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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정말 오래간 다퉈왔고 대화, 이해, 무시, 말다툼 해볼 수 있는 모든 건 응용까지 다해본 것 같습니다. 이젠 그냥 그 전조만 보여도 지긋지긋한데 그래도 너무 억울하고 부당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서 어딘가에 옳다 그르다 판결이라도 받고 싶어서 사연 적어봅니다. 어차피 바꿀 수 없는 사람이라는 건 압니다. 그냥 응당하다면 마음의 위안이라도 갖고, 정말 제가 미숙한거라면 마음을 고치고 받아들일려구요. 아버지는 중장비기술자로 돈을 잘 벌었던 편이지만 가정에는 최소한의 최소한만 사용했습니다. 저희는 두 남매인데 어머니가 전업주부일때도, 저희가 수험생일때도 생활비를 220만원 이상 준 적이 없어요. 아버지는 식사도 집에서 하고 대식가인데 비위도 유별스러워서 돈 적게드는 일반 가정식은 먹지도 않습니다. 닭도 못 먹고, 된장찌개 같은 음식도요. 김치를 담아줘도 일주일이면 쉬어서 못 먹는다 하고, 사실 아버지가 낸 생활비 반은 본인 식비로 쓴 기분이 들 정도입니다. 집안에서는 그 어떤 집안일도 하지 않고, 본인 일에 필요하다면 할 줄도 모르고 시간 없다는 핑계로 가족들에게 심부름, 세금 문제는 전부 시켰구요. 단 한 번도 오늘 학교에서 어땠냐 그런 관심 받아본 적 없이 살았고, 아버지랑 눈을 마주치며 소소한 얘기란 걸 해본 적이 없네요. 동생은 학교에서 따돌림까지 당해서 전화가 왔었는데 , 아버지는 당연히 가지 않았고 학교엔 삼촌이 대신 찾아가줬습니다. 동생이 어릴 때 담임 조언으로 정신과에 갈 일이 있을 때도 가는 길 운전만 딱 하고 차 밖으로 나와보지도, 무슨 결과를 받았는지도 물어보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사람이니 집에 야식사오거나 선물 가져오는 일은 일절 없어요. 사정상 저희 집은 이사를 참 많이 다녔는데 단 한번도 아버지가 이사를 같이 한 적이 없습니다. 늘 다 정리된 집에 몸만 들어와 자고 다시 나가구요. 너무 아버지로서 하는 게 없는 것 아니냐 많이 따졌는데 무시하거나, 광분해서 윽박을 질러대 더는 아무말 못하게 만듭니다. 결국 어머니가 생활고에 견디다 못해 모든 일을 메꾸며 투자랑 워킹맘을 하자, 주던 생활비마저 절반으로 줄이고 어떨 때는 은근슬쩍 안주고 넘어가더라구요. 대학 등록금을 내주실 땐 감사하기보단 그래도 아버지 다운 일을 하는구나...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지만, 그마저도 어머니한테 번갈아가며 내자고 저 모르게 얘기하셨단 얘기 듣고는 그냥 어지간하면 장학금 타려고 했습니다. 그래도 정말 준비는 하셨던건지 예상보다 적게 들어서 기분 좋아하시긴 하더라구요. 모든 게 이런 식이고 지금도 똑같습니다. 저희 가정의 불화는 여기가 시작인 것 같아요. 빈곤한 집이 아니었는데도 있던 경제적 허덕임은 어머니가 워킹맘이 되고나서 해소되고 현재는 어머니 일과 투자가 잘 풀려 꽤 넉넉한 집안이 되었습니다. 물론 저랑 동생이 어머니의 손과 발이 되어 역으로 자식이 부모를 서포트하며 굴러갔지만요. 그러면서 어머니와 생긴 문제도 있지만... 사실 수준을 두고 따지자면 아버지에 비할 바는 아니구요. 예전엔 아버지가 돈을 버느라 종일 바빠서 우리에게 신경을 못 쓴거라고 믿을 때도 있었지만, 어머니가 경제적으로 독립을 해버리자 좋아하기보단 실익도 없이 괜히 키워줬다는 식으로 이야길 하는 걸 듣곤 경제권으로 가족을 지배하고 싶었던거란 생각이 들어 그냥 핑계처럼 보입니다. 그리고 이젠 어머니가 늘 생활비의 반 이상 가끔은 전부 부담할 때도 잦은데 아버지는 어머니가 전업할 때와 달라진 건 어머니를 대하는 태도밖에 없습니다. 혼자 벌 땐 하대했거든요. 지금도 아버지는 여전히 모든 일을 떠밀어버리고, 어머니는 모르쇠로 굴어버리는 아버지랑 씨름하느니 말 잘듣는 저랑 동생에게 일을 나눠 넘기구요. 아버지께 배울 점은 일에 관해서 변하지 않는 성실함이 있지만, 솔직히 그 성실함으로 여러 의무는 등한시하고 아버지의 재산만을 불렸다는 생각이 참 크게 듭니다. 성인되어 자취도 해보고 하니 월에 130정도 내면 집, 제대로 된 밥, 빨래, 청소, 사회적 체면, 자산관리사, 세무대리인, 비서, 간병인, 배신하지 않는 파트너 등 다 해결되는 안성맞춤 가성비 시스템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것 같아서요... 하지만 전 이런 아버지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똑바로 된 인간이라하니까... 정말 납득이 가질 않습니다. 친밀한 경험이 전혀 없어서 그런지 전 아버지를 사랑하지도 않고, 존경하지도 않고, 딱히 행복하길 바라지도 않습니다. 도리어 피해의식이 있어요. 다만 늘 미숙한 아버지가 안쓰럽고 애틋한 기분이 조금 있고, 오래 안 사람이 어디서 변을 당하거나 힘든 일에 시달리면 제 마음이 아플 거 같아 불쌍한 꼴만 안 겪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참 이상한 게 아버지도 다른 구성원들에게 같은 마음인 것 같아요. 그냥 보여준 행동을 보고 제가 느끼기엔 그렇습니다. 원래 이게 가족인가요? 원래 사람들이 정말 이렇게 살아가나요? 제가 그렇게 욕심이 많은건가요? 제가 느끼는 깊은 서운함과 부당감, 냉담함이 그렇게 미숙한 감정이고, 그게 태도로 나와 아버지를 공경하지 않는 게 그렇게 패륜아인가요? 너무 오래간 혼란스러웠고, 어디 말하기도 힘든 이야기라 누가 시원하게 니가 맞다 틀리다 얘기라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덮어버리기라도 할 것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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