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받았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중독|이혼|사회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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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오빠에게 성추행을 받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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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얼마 전 출가 중인 오빠방을 청소하다가 제 중요 부위가 찍힌 사진을 프린트한 종이 뭉텅이를 발견했습니다. 제 생각보다 더 대담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환한 방에서 여러 가지를 행하며(자세, 넣고, 벌리고) 사진을 찍었고 그걸 프린트까지 했고 내가 성인이 될 때까지도 책장에 당당히 꽂혀있었고 심지어 다 다른 날로 보이고 한 장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자고 갔던 친구가 같이 찍혀있었다는 것에 충격이었습니다. 여태 뿌옇던 기억의 한 장면이 아프고 무서웠던 기분으로만 남아있었는데 실제로 있었던 사실이구나를 체감하며 충격은 더해졌습니다. 그로 인해 겨우 잊어가던 관련된 기억들까지 자꾸 떠올라서 (장난치는 척 가슴을 밀며 만지거나 허리를 잡고선 몸을 훑어보던 일, 허벅지 안쪽을 애무하듯 징그럽게 주물럭 거리던 손길, 덮치듯 가까이 다가올 때의 몸이 굳고 머리가 하얘지는 무서운 압박감과 캄캄하고 조용해진 걸 확인하고 잠들려 했는데 잠갔던 문을 따는 소리가 들릴 때, 자다가 깼는데 질척이며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살짝 열린 문의 빛으로 사람이 보일 때의 섬찟함은 문득 떠오를 때마다 여전히 생생하게 느껴져요) 이번 일로 그냥 조금 불편한 일상처럼 넘기던 일이 생각보다 큰 상처가 되어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조언을 구하고 싶기도 하고 처음으로 어딘가 털어놓아 보고 싶어져서 써봅니다. 시작은 몇 살이었는지 기억도 잘 안 날 만큼 어린 때라 유치원 졸업쯤 아니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였고 고등학생 때까지 이어지다 오빠가 나가서 살게 되면서 끝났다. 부모님은 알았지만 제대로 제지할 줄 몰랐다. 그래서 전혀 보호받지 못했다.(고 느꼈는데 제지해서 그 정도였을지도 모르겠다. 부모님이 거실에 깨어있을 땐 안 그러게 됐으니) 초등학생: 호기심 어린 눈으로 잘 때 잠깐 몰래 살펴보고 중학생: + 은근슬쩍 만지고 몸매 평가하고 근친상간물(중 남매)을 보고 덮치려는 걸 겨우 피해내며 고등학생: 자는 내 얼굴 앞에 대고 딸까지 치게 되어도 난 호기심과 성욕을 처리할 곳이 없으니 어쩌다 그렇게 된 거라고 축소하며 이해가 안 되지만 이해해 보려 했다. 그것만으로도 난 밤에 눈치 보고 두려워하다 겨우 잠들었었으니까 그리고 평상시에는 그냥 안 친한 남매 정도로 아빠 술주정으로부터 보호해 주고 그나마 가족 중 내 입장에서 생각해 주고 대화가 되는 상대였다. (오빠와의 서열은 오래전부터 확실했다. 부모님은 내가 초등학교 졸업도 전에 이혼하셨고 아빠는 알코올에 의존하는 날이 늘어갔다.) 대체로 오빠는 밤과 낮이 달랐고 아빠는 술에 취했을 때와 아닐 때가 달랐다. 그래서인지 최근 성인 애착 유형 검사를 해봤더니 공포 회피형이었다. 다른 사람들보다 기본적인 위생, 예의 같은 가정교육이 부족했고 평범한, 보통의 범주라는 건 정말 어려웠다. 그저 평범한 척 애쓰느라 바빠 제대로 된 인간관계가 없고 사회생활도 잘 해내지 못했다. 그렇게 경험도 부족하니 객관적이고 냉정한 판단을 못하기도 한다. 아빠가 (실제론 아빠가 힘 조절을 못해 오빠를 치고 내 팔목이 부서져라 잡아끌어도) 알콜 중독인걸 알게 된 사람에게 "그래도 저를 때린 적은 없어요"라고 한다거나 (아프고 무서웠는데 무슨일이 벌어졌는지 기억 못하는 일들이 있으면서) 오빠가 '그래도 붙잡고 억지로 해하며 범하진 않았다'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이게 어딘가 이상하다는 걸 관련 내용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찾아보고 타인의 일로 대입해 다시 생각해야 깨닫는다. 그래서 만약 또 성적인 접근을 해오면 제대로 짚고 넘어갈 수 있을까 싶고 또 그냥 별일 아닌 걸로 넘겨버리곤 나도 모르게 트라우마를 만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오기도 합니다. 현재 오빠에게 경제적 지원을 받으며 아빠의 간병 및 집안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빠는 때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약 4달에 한 번 3일 정도 있다가 갑니다. 저는 만 24세이고 오빠와는 2살 차이 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하는 얘기이고 글 쓰는 솜씨가 부족해 엉성하고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싶었는데 다 읽어 봐 주신 것만으로도 위로가 됩니다. 혹시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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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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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달 전
@소소88 냉정하게 말해주셔서 감사해요. 왠지 마음껏 미워해도 괜찮다고 느껴지네요. 이번엔 바로 찟어 버려서 이후엔 일단 수집은 해둬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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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88
· 2달 전
그 새끼하고도 인연은 끊으세요. 뭘 잘못했는지 모를 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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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농이리파
· 2달 전
진짜 역겹네요 어떨게 오빠라는 인간이 ㅋㅋ 진짜.... 많이 힘드셨겠어요.ㅡ......... 나쁘고 못됐다 진짜 오ㅔ 그러고 살지 미친 거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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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바88
· 한 달 전
하 진짜 너무 속상하네요. 상담 받으시는거 추천 드려요. 그리고 지금 상황이 너무 오빠한테 의존해서 살아가는 환경이라 더더욱 힘들거에요. 아직 젊고 한창인데 경제적으로 독립하면 좋겠는데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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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
@키메바88 공감과 함께 현실적인 조언 감사합니다 제게 너무 필요했던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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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
@망농이리파 제 대신 화내주는 것 같아 든든하게 느껴지네요 공감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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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바88
· 한 달 전
저는 공소시효가 지나서 신고를 못했어요. 부모님이 이 사실을 알게된 시점에는 너무 힘들고 지쳐계셔서 모질게 아들을 쫒아내거나 대신 혼내지도 못하셨구요. 그래서 제가 다른건 됬으니 카톡으로 라도 제대로 한 짓들 내용 다 써서 자백이라도 나한테 쓰게하라고 해서 받아낸거 가지고 있는걸로 일단 위안삼고 있습니다. 본인도 평생 맘 졸이고 살겠죠 그게 언제 누구한테 갈지 모르니. 저는 부모님하고도 이 일로 연 끊게 됫어요. 저는 좀더 일찍 얘기햇으면 달랏을거같은게 아쉬워요 너무 늦게 대처해서.. 이렇게 용기내서 글 올려준거 고마워요. 상처는 남이 줬지만 자신을 보듬는건 스스로 해야하더라구요. 상담 꼭 잘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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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달 전
@키메바88 ..ㅠ 그 시기는 또 얼마나 폭풍우치는 듯했을지 다 헤아릴 수도 없겠죠. 그래도 잘 정리해 가는 듯해 대단하네요. 다정한 말 너무 고마워요 많은 위안과 용기를 얻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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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박쥐
· 16일 전
..?신고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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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15일 전
@행운의박쥐 아뇨, 막상하려니 독립도 못한 상황이라 후의 일을 감당하기 어려울거 같기도 하고 증거를 찾는 과정이 잊어가는 일을 들춰서 다시 상처를 덧나게 만들 것만 같고...그런 여러 생각이 스쳐서 관뒀어요 만약 또 그런 일이 생기면 그때는 신고하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