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친이 생을 마감했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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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친이 생을 마감했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따뜻한세작
·2달 전
어제 아침에 눈뜨자마자 전남친 가족한테 온 연락을 봤어요. 몇시간 전 스스로 생을 마감했으며 제가 자신의 가장 소중한 것을 앗아갔다고 했습니다. 제 탓은 아니지만 제 행동은 잘못 되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주변인들도 다 알아요. 저희는 남들 다 으레 그렇듯이 헤어졌습니다. 남자친구는 갑작스럽다고 말해도 저희 12월 내내 싸웠고, 웃으며 얼굴 본 날이 적었고 이건 관계가 끝나간다는 신호라고 생각했습니다. 헤어지자고 말하러 나간 날, 남자친구도 이를 인지하고 있었고 하지만 엉엉 우는 그의 모습에 2주정도 고민을 더 해보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주가 지나도 생각이 바뀌지 않더라고요. 그는 외국인이었는데, 종교적 이유인지 지리적 이유인지 초중고를 홈스쿨링하고 대학교 친구는 왜인지 딱히 없다더라고요. 교환학생으로 온 저희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이 교회친구들과 가족들을 제외하고는 다 였습니다. 그래서 교제 기간동안 제가 싸우는 방법부터 사과하는 방법까지 다 가르쳐줘야만 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끔씩 아무 생각 없이 하는 그의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화도 나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헤어지자고 말하러 나간 날, 자리를 뜨면서 그 친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왜 너는 항상 내가 울면 그걸 못 본 척 하냐고. 그 친구가 답하더군요. 자긴 태어나서 누굴 달래본적도 없고 그럴 필요도 못 느꼈다고. 만약 이게 문화차이라면 고쳐보겠다고. 하지만 이미 그 전에도 여러번 부딪혀봤기에 고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님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위로라는 건 문화차이라기 보단 인간성에 가까운 문제라 일말의 희망도 다 잃은 기분이었고요. 그래서 2주 뒤 친구가 생각해봤냐는 말에 더이상 만나지 못하겠다고 하고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도 계속해서 자신을 만나달라고 연락이 오기에 저는 미안하지만 너는 지금도 만나기 싫다는 나의 의사를 존중해주지 않고 있지 않느냐, 더이상 연락하기 싫다며 차단했는데 이후로 제 친구를 한 달가량 괴롭혔더라구요. 제가 어떻게 지내는지, 어디로 갈 예정인지, 연락은 되는지 이런 것들을 물으면서요. 그래서 지금으로부터 일주일 전에 연락했습니다. 그 친구가 뭐라고 연락하든, 사실 연애기간 동안 그의 행동들은 정말 기행에 가까웠기에 거절할 생각이었어요. 제 친구가 이미 여러번 저는 마음이 떴다, 그만 냅두라고 해도 그때마다 네가 그걸 어떻게 확신하느냐, 아니다, 자신이 문제만 고치면 돌아올 것이다, 이런 식으로 반응했다기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연락을 아예 안하고 싶었으나 친구와의 대화내용을 보니 어디든지 저를 찾아올 기세라 얘기를 하고 끝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미 전에 찾아오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올 기세더라거요. 그래서 그 친구 연락을 받은 뒤에 곧장 온갖 부정적인 단어로 보냈어요. 일말의 희망의 여지를 찾을 수 없도록요. 너의 이런 행동이 내가 한 선택들을 후회하게 만든다, 너와의 추억들을 쓸데없다고 생각하게 만들지 마라, 나는 네가 싫다, 혐오한다, 이런식으로요. 그리고 뒤도 안 돌아보고 차단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만난게 위에서 언급한 만나서 싸운 날이었어요. 그 날이 저희 200일이었거든요. 마지막 연락 중에 그 친구는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저에게 얘기하지 않고 부모님께 저와의 결혼허락까지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 땐 그게 너무 어이없고 화가 났었는데, 그 때 그 친구가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알아차렸어야하나 싶습니다. 어제 처음 연락을 받았을땐 혹시 거짓말인가 싶기도 했습니다. 당시 부고 연락을 받은게 저 뿐이라서요. 하지만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친구들도 연락을 받고 통화까지 했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화가 났습니다. 그렇게 아끼던 사람을 생판 모르는 당신의 가족들의 원망을 평생 듣게 살게 만드나, 나는 앞으로 어떻게 남들을 보고, 또 살아가나 그런 생각이요. 친구들이 괜찮냐고 물어보면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그는 남에게 상처를 주는 정말 이기적인 선택을 했다고요. 그동안 연예인들 부고 소식 들을땐 그렇게 울었으면서 지금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제 자신이 이상하고 밉기도 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헤어진지 제법 시간이 지나 그런 줄 알았죠. 그러나 오늘 영화를 보러 갔다가 현실을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전남친과 같은 언어를 쓰고 비슷하게 생기신 분들을 보니까 그에 대한 생각이 나면서 숨이 멎는거 같더라고요. 그러면서 데이트할때 그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정말 그냥 속상하고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뭐라고 그런 선택을 했나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집에 와서 침대에 누우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냥 그동안은 멀쩡한척 한건가 싶기도 하고. 어제부터 스트레스 때문에 몸이 긴장된 상태이긴한데 정신적으로는 또 멀쩡하더라고요. 정확히 제 감정이 어떤지도 모르겠고, 무얼 해야될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누군가의 죽음, 심지어 제가 좋아했던 사람의 죽음의 이유라는 게 너무 낯설고 부담스러워요. 그가 느꼈을 절망의 크기는 가늠도 안 가고 너무 안쓰럽고 슬퍼요. 그러나 주변인들에게 걱정을 끼치긴 또 싫습니다. 시간이 약인 것도 알고 몸을 바쁘게 해서 이겨내면 된다는 것도 알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습니다. 주변인들에게 걱정을 안 끼치고 이 과정을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감도 안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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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가 달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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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회원1
· 2달 전
일단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와 별개로 제 생각으로는 인종과 종교와 나이와 성별 모든 걸 떠나서 애인과의 이별과 자살을 연결시키는 사람은 사실 연인과의 관계와는 무관하게 어떤 정신적 문제가 좀 있다고 봐요. 연인과의 이별이 자살을 실행하게 만든 좋은 핑계거리로써의 방아쇠가 되었을 수는 있지만 그게 근본적 원인이 될 순 없어요. 뭐.. 일반적이지 않은 아주 특이하 관계에서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요, 님의 경우가 거기에 해당하는건 아닌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이런 극단적 표현의 대부분이 일종의 협박이나 극단적 복수심을 표현하는 파괴적 행동이라 생각하고, 자해적인 자살 외에도 같은 이유로 상대를 파괴시키는 감금 폭행, 살인 또는 그 외의 요소에 분풀이를 하는 방화, 묻지마 폭력 등이 있을 수 있어요. 우선 마카님은 정신과나 심리상담센터 가셔서 치료받으시고, 또 마카님의 상황과 상태를 부모님, 형제, 친한친구나 주변 선생님 등에게 알려서 스스로를 보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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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세작 (글쓴이)
· 2달 전
@카페회원1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상담을 받는게 제일 낫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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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4Q
· 2달 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ㆍ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습니다ㆍ 마카님 탓은 아니니 혹여라도 자책은 하지 마시고 건강 잘 챙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