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서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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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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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달 전
나 행복한 사람이더라 너가 아니어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 왜 동굴 안에서 그렇게 밖을 내다보며 살았을까 생각을 해봤어 아니 처음엔 밖이 보이지 않았고 차가운 어둠만 있었어 무언가를 하려고 발버둥은 치지만 어둠속에서 휘적이고 넘어지고 상처받고 퍼질러졌던 것 같아 그러다가 너가 나타나서는 어둠을 무서워하지말고 밖으로 나가보자고 손을 내밀어주었고 따뜻하게 안아줬고 상처도 치유해줬어 그리고 밖에 무엇이 있는지 너가 나갔다와서 알려주었어 내가 조금씩 빛에 적응하자 너는 나를 업어 좀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기도 했어 너는 나의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 걷는 법도 가르쳐주어서 나는 이제 막 제대로 걷기 시작했어 나는 걷다가 힘이 들면 동굴에 다시 돌아가곤 했고, 어느날은 그 옆 개울 아름다운 곳을 발견해서 개울가에서 쉬는 걸 택했어 너는 그동안 뛰어다니며 놀겠다고 했어 나도 언젠가는 달려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달리는 법은 배우지 못해서 너가 오면 함께 손잡고 달릴 날만을 기다렸어 달리다보면 새로운 장소들도 볼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며 새로운 곳들을 상상해보기 시작했어 두려움에 보이지도 않던 세상들을 그때쯤 되서는 상상으로 그려볼 수 있게 되었어 그리고 손꼽아 기다리던 너가 왔을 때, 또 어떤 새로운 얘기가 있는지 들어보면서 상상에 상상을 더해보고 종착지가 될 곳을 꿈꾸기 시작했지 하루는 내가 쉬곤 하던 그 개울가가 생각이나서 너에게 알려주었어 그곳은 너무 아름답고 영감이 샘솟는 곳이야 가보지 않으면, 경험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곳이야 어느날 달리는 것에 지친 너가 그 개울가를 가보더니 너무 좋은 곳이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도 행복했어 내가 도움이 되었다니, 정말 이제 나도 그에게 도움이 될 수 있구나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어 그런데 너가 개울가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나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어 개울가도 좋지만 달리 상상해본 종착지는 또 꿈만 같았거든 그래서 나홀로 그런 곳이 있는지 걸어나와 먼 곳 까지 나서 찾아보기도 했고, 매일밤 더듬더듬 돌아오는 길을 생각해서 동굴까지 돌아왔어. 그리고 가는 길을 너에게 알려주려고 했는데, 기억이 나지 않아 함께 가보자고 하려고 했어 그런데 너가 개울가에서 수영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조금만 더 이따가 얘기해보자고 다짐하며 동굴로 돌아왔어 그동안 나는 꿈의 장소를 찾아 헤매어 다니며 사람들을 만나 지도를 얻기도 했지만 그것이 딱히 소용은 없었어.  동굴까지 오는 길 지쳐 개울가에서 잠을 자는 날이 많아졌어 개울가는 너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니, 거기있다보면 또 너를 만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 같아 언젠가 돌아온 너는 개울보다 더 넓은 바다를 발견했다며 행복해했어 너는 바다가 잊고 지낸 너의 고향이었다며 바다와 한몸이 되어있었어 그런데 나는 바다가 무서웠고, 잘 상상이 가질 않았어. 어느날은 너가 너무 돌아오지 않길래 바다라는 곳을 찾아가보았어. 해변가 멀리서 너를 불러보니 너가 돌아보며 행복하게 웃었어. 나도 조금 더 깊은 곳까지 들어가보았어 너무 무서워서 너를 다시 불러보았지만 그새 너는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았어 나는 지쳐 바다에서 나와 동굴까지 홀로 다시 걸어갔어 그러곤 어느 날 너가 쉬려고 드디어 동굴로 돌아왔어 내가 헤매이면서 알게된 길 얘기들을 해주었어. 그동안 힘내서 더듬더듬 찾은 길을 너에게 보여주면 너가 진심으로 기뻐할 줄 알았는데 너는 이미 그 길들을 어느정도 알고 있었고 이제 바다와 사랑에 빠져 그 굽은 길을 굳이 가고 싶지 않았나봐 알면서 다만 가고싶어하지 않았어 너가 얘기하길 많이 뛰어다니며 너도 그 길을 보았었대. 너는 내 몫까지 달리느라 다리가 너무 아팠고 이제 걷는 것도 힘들대.  하지만 바다는 걷지않아도 좋아서 바다로 가는거라고, 앞으로도 주로 바다에 있을거라고 하더라 나는 너를 업어서라도 내가 찾은 그 길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사실 나한텐 그런 힘이 없었어 그리고 너 또한 업히기를 싫어했어 너는 바다에서 더 자유로워 이제 바다 수평선 너머 보이지도 않게되어 너를 다시는 찾지 못했어 바다를 탐험하러 나가 돌아오지 않는 너를 두고, 나는 나의 꿈 속 그 종착지를 궁금해하며 먼 길을 떠나기 시작해 이제 스스로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그동안 연습해본것처럼 혼자 달려보기도 하고 또 넘어져서 다신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이 아플때에도 힘을 내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일 수 있게 되었고 함께 달려주겠다는 사람들도 나타났어 그렇게 나는 희망을 가져봐 나는 그동안 왜 매일 밤 헤매이며 그 동굴을 다시 찾아갔을까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길을 헤매다가도 보이던 수많은 움터들. 너랑 다시 오려고, 동굴로 돌아갈 길 생각하며 들어가보지 않았던 곳들 이제는 그곳에 몸을 뉘여 쉬어가 뒤돌아보지 않고 그렇게 조금씩 꿈의 그곳으로 가려고 해 이제 더 자신감이 생겨 후회만으로 남기지 않고 앞으로의 길에 집중할거야 나도 너처럼 언젠가 나의 바다를 발견하게되겠지 - 그런데 거기서 너를 또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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