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게 들켜버렸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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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게 들켜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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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이런저런 사정 때문에 20살 나이로 1년 꿇어 고등학교 다니고 있는 남학생입니다 먼저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자면 전 동성애자에요 처음 깨달았던건 중2때 쯔음이고 그 때문에 받아들이지 못하고 삐뚤게 살았다가 고2때 정신 차린 케이스입니다 이런저런 공부도 계속 하고 수능 준비도 해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더군요 이 모든걸 중딩때부터 쌓아올린 친구들이 부러워지던 4월이었습니다 동성애자이긴 하여도 눈이 꽤나 높았고 아무래도 한 살 어린 친구들과 학교를 다니니 그다지 성적 취향도 느껴지지 못했습니다 조용히 졸업하고 대학 가는게 목표였었죠 그런데 4주 전 쯔음 정말 제 취향을 가져다 박은 놈이 나타나더군요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설레는게 제가 게이라는걸 한번 더 깨닫게 해주어 조금 괴로웠습니다 어쨌든 정말 너무 좋았고 슬금슬금 다가가 축구도 하고 공부도 하니 2주 전쯤은 서로 집까지 왔다갔다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였고 가슴이 뛰었죠 그런데 문제는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누나에게 좋아하는 애가 생겼다 말했습니다 누나는 잘됐다고 어떤 여자애냐고 예쁘냐고 등등을 물었고 저는 잠깐 미쳤었습니다 그동안 속 많이 썩었을텐데 제 전학도 도와주고 새출발 할 수 있게 도와주었던 누나였기에 잠깐 고민하곤 남자라 밝힌 것이지요 그리고 전 뺨을 맞았습니다 정말 아프더군요 상황파악이 안되어 멍하니 제 볼 감싸다 순간 화가 나 누나에게 욕설을 퍼붓고 뒤로 밀쳐냈습니다 그러자 누나는 제게 바뀐게 없다며 사람은 고쳐쓰는게 아니라 악을 내질렀고 전 그대로 집을 나왔죠 억울하고 또 억울했습니다 뭐가 잘못되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제가 도대체 무얼 잘못 말했길래 추잡한 과거까지 들먹이는지 도통 누나를 이해할 수 없었죠 그래도 집엔 돌아가야하니 누나에게 미안하다고 짧은 문자를 남긴 채 동네를 서성이다 새벽 2시 쯤 도어락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밤 잠이 많으신 어머니부터 제가 유급하고나서 코빼기도 보이지 않던 아버지까지 누나 손을 양 쪽에서 잡고 서 계시더라군요 순간 당황스럽고 놀라 흠칫하였고 아버지는 문도 채 닫지 못한 저를 보고 소리쳤습니다 남자로 태어나서 더럽게 뭐하는 짓이냐고, 정말 인간이길 포기할 것이냐며 고함을 질러대셨죠 어머니는 그 옆에서 눈 질끈 감은 채 그따위로 살거면, 그따위로 같은 남자 좋아할거면 꺼지라고도 하셨습니다 누나는 눈물을 흘리며 제게 제발 정신차리라 흐느꼈죠 정말 머리가 띵했습니다 사실 이 뒤에는 거의 욕설밖에 없었습니다 아 제 욕설 말고요 아버지의 욕설이요 아버지는 제게 삿대질을 하면서 있는 욕 없는 욕 모두 퍼부었고 어머니는 그 옆에서 게슴츠레 절 바라봤습니다 누나는 언제 주저앉았는지 힘없이 울고 있더군요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사실 저도 알고 있었습니다 전 꽤나 많은 사고를 쳤었고 그로 인해 인간으로써 조금 부족하다는 것을요 그래도 같은 남자를 좋아하는 것에 있어선 스스로 당당해지고자 정신을 차린 것이였고 학교도 다시 다니겠다 마음 먹은 것입니다 이 모든 것에 원흉은 제가 게이라는 점이였으며 전 그것을 받아들이고 극복하였기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리고 전 그날 모든것을 부정당했습니다 그들은 제가 학교를 다시 다니며 공부를 하려고 노력하는 점보다 게이이지 않길 바랬던 것이였고 게이인 전 더이상 그들의 도움과 조언, 사랑을 받을 자격이 없어진 것입니다 정말 허망하고 슬퍼 그날 처음으로 전 모두의 앞에서 아이처럼 엉엉 울고야 말았습니다 따질 기력도 없었지요 그저 목 놓아 펑펑 울며 아무 말 하지 않았습니다 어머니는 당황했으며 누나는 방에 들어갔고 아버지는 남자를 좋아하니 눈물이 많아졌다고 또다시 고함치셨지요 그날 이웃집이 저희를 신고하였고 경찰이 온 뒤에도 아버지의 화는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전 멍하니 눈물만 줄줄 흘리고 있었고요 그리고 그날 이후로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이 딱 5일째네요 찜질방과 옛날에 종종 놀던 친구네 집에서 자고 있습니다 원래도 용돈은 알바로 혼자 벌었기에 금전적으로 부족해지진 않았죠 하지만 전 아직도 너무 억울하고 또 억울하며 억울합니다 금방 화가 돋아 당장 집으로 간 뒤 모두를 때리고 싶다가도 요 몇년 사이 1~2년 동안 겨우겨우 쌓은 신뢰를 무너뜨린게 그저 제 취향 때문이란게 목이 메이도록 아픕니다 너무나 괴롭고 비참해서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는 그 사실 자체만으로도 전 아무것도 아닌 놈이 되버린 것입니다 뜨거운 눈물이 목구멍에 막히는 기분을 아실지 모르겠습니다 정말로 너무나 슬프고 괴로워 눈에 띄는 모든걸 부숴버리고 싶은 요즘입니다 왜 이렇게 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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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jaymie
· 일 년 전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내 심장을 뛰게 하는게 동성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받아야하는건지 모르겠네요 가족이 내 인생 대신 살아주는것도 아니고... 그래도 당장 독립할 능력 없으시면 부모의 울타리가 필요할수 밖에는 없잖아요 졸업도 해야하고 ... 그때까지만 좀 숨기시는건 어떨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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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년 전
@urjaymie 이미 들켰고 가출까지 했는데 뭘 어떻게 숨기나요 솔직히 지금 가족 얼굴 본다면 한 대 때릴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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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ywayy
· 일 년 전
일단 일이 안좋게 흘러간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합니다. 쓰니님 성향과 가정의 성향이 많이 충돌하여 갈등을 겪고 계시는 군요. 마음의 상처를 많이 받으셨을텐데 토닥여주고 싶네요 ㅠ.ㅠ 좀 근본적인 얘기를 해보자면 가족들이 물론 나의 꿈이나 목표를 응원해주고 밀어주는게 좋겠지만, 그렇다고 그러지 않는 다고 해서 그게 가족이나 쓰니님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에요. 자식을 정말 사랑하는 부모님도 자식의 꿈을 이해하지 못하고 반대를 할 수도 있죠. 그건 어쩔수 없는 거라고 봐요. 전 이성애자지만 쓰니님의 성향을 존중해요. 만약 내 가족 구성원 중 한명이 동성애자라 할 지라도 충분히 존중하며 응원해줄 겁니다. 쓰니님은 잘못한 것이 없습니다. 그러니 혹여 너무 자신을 질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제가 보기에도 날 그동안 믿고 지지해준 누나한테 내 진실된 속마음을 전해보는 건 딱히 문제 없는 판단이였습니다. 다만 예상 외의 변수가 너무 컸을 뿐이였죠. 전 쓰니님 가족도 문제가 있다고 보진 않아요. 그냥.. 쓰니님과 성향이 상당히 많이 다른 것일 뿐이죠. 전 그것이 쓰니님의 인생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씀 드리고 싶어요. 자신에게 당당해지세요. 자신의 의지, 열망, 야망에 생채기를 낼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정말이에요. 생채기를 낼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나 자신밖에 없죠. 비록 지금은 날 이해해주지 못해 서럽긴 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날 키워준 값과 준 사랑을 생각하면 그래도 내가 손해본 건 없고 고마운 것들 뿐이다 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진짜 정 일이 힘들어질것 같다 싶으면 정말 최후의 수단으로 검정고시도 있으니까 너무 두려움 가지지 마시고 가능한 여러 노력들을 잘 탐색해보시고 헤쳐나가시면서 부디 쓰니님께 닥친 일이 잘 해결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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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l01
· 일 년 전
lgbt쪽 상담소가 있는걸로 아는데 연락해보시면 어떨까요? 비슷한 케이스가 많아서 현실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을거같아요. 힘들어도 공부 하시고 계신거..미래를 위한 준비는 놓지 마세요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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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anywayy 긴 글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조금 부끄럽지만 애니위이님 말씀 듣고 조금 울었습니다 제 판단을 잘못되지 않다고 말씀해주셔서 얼마나 기쁜지 모를거에요 얼굴 한 번 보지 않았던 저를 위해 위로해주신거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정말로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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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글쓴이)
· 일 년 전
@illl01 상담소에 이 모든걸 말하기엔 제가 너무 부끄러워져요 물론 그럴 필요 없다는걸 알지만 상담사분도 아버지처럼 역겨워하실까 걱정됩니다.. 그래도 현실적인 조언 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요 며칠 공부를 놓고 될대로 되라지 라는 마인드였는데 아일님 말씀 듣고 정신 차릴게요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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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년 전
@!a62eb4da68aab9ba40f 제가요? 어.. 이런 칭찬 들어본 적 없어 조금 민망하네요 감사드려요 이타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저와 같은 상황인 아이들이 있다면 진리님 말마따라 상담해보려 노력해볼게요 그리고 위로 너무 감사드려요 솔직히 요 며칠 제가 잘못했나 한번 더 참았어야 했나 몇 번이나 고민했는데 진리님 말씀 듣고 조금 편안해지는 기분이에요 너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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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갈치1호의행방물명
· 일 년 전
글 잘 쓰세요. 제가 도움이 될만한 의견을 낼 수 없을것같아 넘겼는데 진리님 댓글보고 저도 한마디 보태봅니다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