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심리를 잘 모르겠어요. 요즘따라 제가 저 자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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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제 심리를 잘 모르겠어요. 요즘따라 제가 저 자신이 아니라 다른사람이 된 것 같아요. 옛날에 내가 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위선으로든 양심이 찔려서든, 옛날에는 지금보다 화도 덜내고, 사람들을 배려하고, 뭐든 참았던것 같아서 지금 제 모습이 너무 싫어요. 주위사람들도 자꾸 변했다느니, 못돼졌다느니, 요즘따라 짜증만 부린다느니 욕을 해서 더 버티기가 힘들어요. 사실 제 자신이 싫다기보다는 주위사람들이, 가족들이 죽일듯이 미워요. 전 제가 저희 가족에게서 태어났기때문에 이렇게 망가졌다고 생각해요. 가족의 테두리라느니, 안전지대라느니 하지만 전 가족 밖으로 나갔을때 더 자존감을 느껴요. 가족들은, 부모님들은 제게 칭찬을 결코 해주지 않으셨고, 절 신경써 돌봐주지 않으셨고, 늘 저를 조롱하면서 웃음거리로 깎아내렸거든요. 밖에나가면 다들 절 좋아해줘서 오히려 얼떨떨했어요. 고작 이런걸로?싶은걸로 감사인사를 받고, 칭찬을 받았어요. 부모님은 제 체형과 외모도 조롱을 자주 하셨는데, 그래서 전 친구를 사귀기도 힘들었어요. 다들 날 욕하고 싫어할까봐, 외모를 보고 비웃을까봐, 지레 겁먹고 숨었는데, 먼저 다가가니 절 좋아해주는 친구가 많았어요. 전 가족에게서 자존감이 많이 깎아내려졌고, 아직도 습관적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마스크를 써야 편하게 집밖을 돌아다니곤 해요. 어쨌든 제게 가족은 그런존재였어요. 부모님은 딱히 절 보살피지 않으셨고, 이혼까지 할려고 하셨어요. 졸업할때까지 부모로서의 지원은 거의 받지 못했어요. 성적관리, 대학입시준비, 모든걸 독학으로, 변변치 못한 환경에서 저 혼자 버텨냈다고 자신있게 말할수있어요. 집안일을 다들 내팽개쳐서, 집안일을 하면서 공부를 했어요. 수능 전날에도 집안일을 했어요. 어쨌든, 전 버팀목도 부모의 도움도 없이, 칭찬은 커녕 욕만 듣다가 이렇게 다 커버렸어요. 언젠가는 날 신경써주겠지, 적어도 고3때는 날 신경써주겠지, 이렇게 생각하다 결국 혼자서 졸업해버렸어요. 보살핌없이 홀로서기를 한지 20년이 돼버렸고, 그래서 전 부모님께 특별한 연대를 느끼지 못하겠어요. 이게 제 고민의 시작이에요. 부모님의 슬픔, 힘듦을 내가 왜 돌봐줘야하는지 모르겠는거요. 아마 조부모님이 안계셨으면 전 방관으로 일찍 죽었을거라 생각해요. 집안일은 내팽개친건 엄마가 술과 약속을 즐겼기 때문이에요. 엄마는 자잘한 집안일은 커녕 요리도 못했어요. 주부로써 할수있는건 아무것도 없었어요. 할머니가 저희를 지금까지 키워주셨어요. 정말 엄마가, 아빠가 했어야 하는 일을 모두 떠맡겨지셨죠. 요리, 등교, 빨래, 청소..등등 우리가 살려면 해야하는 일을 다 떠안으셨어요. 엄마와 아빠는 조금도 거들지 않았어요. 아마 지금까지 제일 많이 거들어드린게 저일거에요. 엄마 아빠는 맞벌이를 핑계로 조부모님께 저희를 떠넘겼지만 종래에는 술과 약속때문이었어요. 놀러다니느라 집안을 신경쓰질 않았어요. 할머니는 폐암으로 작년에 돌아가셨어요. 담배도 안피우고, 차량도 타지 않는 할머니가 폐암에 걸리신데는 요리할때의 매연이나 청소할때 쓴 락스가 큰 몫을 했겠죠. 할머니는 거의 입원하시자마자 돌아가셨어요. 갑작스러운 이별이었어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어요. 의사마저도요. 엄마는 다섯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신을 못차리고 미친사람처럼 헤매고있어요. 약속은 잘 가지 않지만 매일 술을 퍼마시며 울다가 웃다가 미친사람처럼 굴어요. 술좀 그만마시라고, 몸 버린다고 잔소리를 해도 자기가 아직은 너무 힘들어서, 라고 한지 다섯달째에요. 솔직히 이게 너무 꼴보기가 싫어요. 이런 제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처음 몇달은 그래, 쉽게 나을 상처가 아니야,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가 너무 한심하고 싫어요. 술이 도피처라고 찬양하는것도 싫고, 다 포기한듯이, 언제든 죽어버릴것처럼 구는게 싫어요. 제가 결국 다 클때까지 한번도 제게 버팀목이 되어주지못했어서 그런지, 엄마를 보호하고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받은게 없으니 주기도 싫다는 마음이 커요. 엄마를 원망하는 마음이 아주 커요. 어린 시절의 나를 지켜주지 않은것, 그렇게 시간이 흘러흘러 결국 내가 어른이 되어버린게 싫어요. 홀로서기는 오래전부터 했는데, 진짜로 부모에게 기댈 수 없는 나이가 되어버렸다는게 짜증나요. 뭣보다 엄마는 내게 기대려고 한다는게 싫어요. 내가 기댈수있는 '엄마'가 되어주지 못했으면서 내게 기대는게 싫어요. 내가 이제 엄마를 지켜줘야한다는 분위기가 되는것도 싫어요. 엄마를 내가 왜 돌봐야하는지 모르겠어요. 어린시절의 내가 맘대로 어리광도 부리지 못하게 했는데, 어린시절을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게 했는데. 다른 친구들이 다 가진 화목한 가정을 주질 못했는데. 가정불화 금전문제 가정폭력 부부싸움 그 어느것으로부터도 날 지켜주지 못했는데. 유년의 내가 그렇게 불안에 떨도록 내버려뒀으면서, 이제와서 부모라고, 가족이라고 말하면서 내게 기대려는게 싫어요. 할머니는 엄마때문에 돌아가셨어요. 우리 가족때문에 돌아가셨어요. 그렇지 않았으면, 우리가 떠넘기지 않았다면, 조금이라도 집안일을 나눴다면 그렇게 늦지 않았을텐데. 임종을 곁에서 지켜볼수라도 있었을텐데. 난 이렇게 죄책감이 들고 괴로운데, 할머니 얼굴을 볼 자신이 없는데, 정작 엄마는 술을 먹고 한다는소리가, 아픈사람이 왜 아프다는 말도 못하고 바보처럼 그렇게 갔냐고, 그렇게 울부짖어요. 엄마에게 소리치고 싶어요. 아프다고했는데 안들은게 아니냐. 듣기싫었던게 아니냐. 돌아가시기 일주일전에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냐. 그렇게 아픈게 아닌것같은데 왜 꾀병부리느냐, 그렇게 말하지 않았냐. 늘 삭신이 아팠던 분인데. 말로 하지않아도 아픈게 보였던 분이신데. 그것마저도 남탓을 하고싶은거냐. 죽은분 탓으로라도 돌리고싶은거냐. 엄마가 인간이야? 그렇게 자기 잘못이 하나도없이 떳떳한사람이야? 이렇게 소리치고 싶어요. 엄마가 더 우울해져도 상관없어요. 할머니를 병원에 데려간것도 저였어요. 고3이었던 제가 알지도못하는 큰 병원에 할머니를 모셔갔어요. 엄마아빠는 별일아닐거라고 신경도 안쓰던 병때문에 그길로 할머니가 돌아가셨어요. 할머니 병문안을 갔을때도 엄마는 싫은소리만 했어요. 아픈데 왜 말을 안해? 쓸데없이 병원 다른사람들한테 화내거나 하지마. 하고 할머니한테 말했어요. 그래서 지금 엄마가 이해가 안돼요. 평생을 할머니께 못할짓만, 못할 말만 했으면서 왜 우울해해? 왜 울어? 무슨자격으로 울어? 엄마는 슬퍼할 자격이없어. 엄마가 할머니를 죽인거야. 엄마가 잘못한거야. 엄마는 그런인간이야. 할머니가 살아돌아오셔도 엄마는 또 할머니께 모질게 굴거야. 엄마는 그런인간이잖아. 후회하는척하지마. 엄마는 그런인간이잖아. 엄마가 슬퍼해도 공감하고 위로해줄수가 없어요. 엄마가 슬퍼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라는 마음이 먼저 들어서요. 엄마가 내게도 그 흔한 위로를 해주지 않았던 사람이라서요. 엄마가 우는게 짜증나요. 울부짖는게 듣기싫어요. 공감해주기 싫어요. 내가 그랬던것처럼 알아서 털고 일어났으면 좋겠어요. 이러니까 또 내가 나쁜놈이 된것같아서 짜증나요. 제 심리를 잘 모르겠어요. 그냥 감정이 많이 무뎌진것같아요. 아침엔 기분이 좋다가도 저녁만되면, 엄마가 술을 먹고 저럴때만 되면 기분이 바닥을 쳐서 아무것도 하기 싫어져요. 옛날엔 자주 울었지만 요즘엔 눈물도 잘 안나와요. 속에 응어리만 생기는 기분이에요. 화만 나요. 무기력하고 짜증만 나요. 뭘 하고싶다는 기분도 안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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