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독 몸이 많이 아팠었어요. 하혈을 두 달 거의 내리하고 다낭성난포증후군이 있던 저는 8월에 갑자기 배가 아파서 병원에 갔더니 임신이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 얘기를 듣고 저는 어떻게 책임져야 할까.. 하는 생각뿐이었어요. 지우려고는 한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저는 임신이 좀 힘든 몸이거든요.. 저는 그저 그냥 소중했어요. 아기가.. 근데 애기아빠는 달갑지 않아 하더군요.. 임신초기인데 성관계를 시도하는것에서 확실히 애기의 소중함.. 지키고 싶다는 마음이 1도 없구나 느껴졌어요. 저는 지키고 싶고 오빠는 지우고 싶은 입장 속에서 저의 마음은 오빠의 날카로운 말들로 다칠때로 다쳐서 삶의 의지마저 사라지는 지경에 이르렀죠.. 그래도 어째서인지 오빠가 마음을 바꾸고 저희 부모님한테 인사까지 드렸었어요. 근데 부모님이 오빠가 나이가 나이인지라 확실히 해두고 싶은마음에 가족관계증명서를 떼올수있냐고 조심스레 물어보라고 해서 아주 조심스럽게 오빠한테 얘기를 꺼냈죠.. 그 일을 계기로 다시 저희 사이는 틀어졌어요. 병원 예약까지 하고 저는 자궁문도 억지로 열리는 경험을 했었답니다.. 근데 아주 운이 좋다고 해야하나.. 애기를 못지우고 집에 돌아왔는데 그 와중에도 저를 공격하더군요.. 말로서.. 그래서 저는 오빠가 목욕하는 사이에 식칼을 한손에 들고 죽으려고 했어요. 아기를 지울바에 나도 같이 죽고싶다는 마음이 클정도로 아기를 지키고 싶었거든요.. 근데 엄마가 아른거리더라고요.. 마지막으로 전화를 했는데 엄마가 왜 너 혼자야.... 엄마도 있고 아빠도 있고 오빠도 있는데.. 애기 안지워도 되.. 잘 키워보자.. 그 말에 그날 자궁문이 억지로 열린바람에 흰원피스에 피가 묻어있어도 그거 신경쓸 겨를 없이 가방하나 챙겨서 친정집으로 4시간정도 걸려서 갔어요. 애기아빠한테는 아기 지웠다고 중절수술비를 받고 그냥 그렇게 두 달을 연락한번 안하고 지냈는데 오빠가 어느날 전화를 몇통씩하길래 받았죠.. 저한테 미안하다고 계속 그러면서 보고싶고 그냥 그래.. 너무 복잡해.. 괜찮지가 않아. 계속 이런말들만 했어요. 그래도 저는 끝까지 아이 안지운걸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알게된 예비애기엄마가 아기 아빠에대해서 너무 디테일하게 캐묻는데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고 지치더라고요.. 애기아빠 해외워크샵갔다가 잘못된걸로 다들 속일 생각이었는데 거짓말하는게 너무 지치고.. 내가 거짓말함으로써 애기도 거짓말시키는 꼴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정말 못할짓이다.. 나는 정말 못된 엄마야.. 하는 마음에 오빠한테 장문의 문자로 사실 애기 안지웠고 이렇게 살 예정이고 양육비나 책임져달라는게 아니니까 우선 오해말고 오빠는 오빠인생 잘살았으면 좋겠다. 주변사람들한테도 알리지 말고 지금처럼만 살았으면 좋겠다. 그때 중절수술비 받았던거 내내 마음의 빚처럼 남아있었는데 돌려주고 싶다. 라고 보냈는데.. 연락이 안되서 장장 4시간이 걸려서 무거운몸 이끌고 찾아갔는데.. 문자를 보고도 모른척 한거였더군요..ㅎ 저를 벌레보듯이 아주 차가운 눈빛으로 그냥 가라고. 뭐타고 왔냐고. 애기 낳고 몸조리하려면 돈 필요하지 않냐. 돈 안줘도 된다.. 그러는데 아주 조금 기대를 했던 제 자신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바보같아서 마지막 인사도 안건네고 그냥 그돈 주머니에 넣고 코로나때문에 무서워서 좀 우스꽝스럽지만 선글라스랑 장갑까지 끼고 택시타고 버스타고 또 장장 4시간이 걸려서 집에왔는데 그날은 괜찮았어요.. 다음날은 하루종일 울었어요.. 그래도 울면서 밥은 꼬박꼬박 먹었어요.. 애기가 엄마가 힘들어해서 안그래도 힘들텐데 밥까지 안먹으면 더 힘들테니까.. 애기를 위해서 빨리 이 감정 털어내고 행복한 상상만 해야하는데 쉽지가 않네요.. 신혼부부들.. 이제 혼인신고한 예비엄마들.. 웨딩사진들 보면 너무 부럽고.. 그냥 그러네요.. 마음이 괴로워요..
불안해트라우마우울두통불면우울해외로워미혼모의욕없음스트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