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곤란의 경험으로 생긴 트라우마와 공황장애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상담|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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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곤란의 경험으로 생긴 트라우마와 공황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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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저는 어릴때부터 턱 관절이 약하여 20여년 전에 하악 관절 수술을 하였는데, 수술 직후 한달여간 턱관절의 고정을 위해 치아에 철사와 고정장치로 묶어서 입이 아예 벌어지지 않도록 고정을 했었습니다. 당연히 조금이라도 입을 벌릴 수 없으니 말을 할 수도 먹을 수도 없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염이 있어서 평상시에도 코로 숨을 쉬는게 원활하지 않아 입으로 숨을 쉬었는데, 입이 벌어지지 않으니 치아 사이로 들어오는 미세한 공기에 의존해 아주 간신히 숨을 쉴 수 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유명 대학병원이었지만 그 사실을 간과했고, 저의 가족 또한 그 고통을 이해하지 않은 건 마찬가지 였습니다. 전신마취를 하는 큰 수술로 인해 목의 안쪽과 콧속이 심하게 붓게 되어 더욱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는데, 수술의 고통 보다 당장이라도 숨이 막혀 죽을 거 같은 두려움과 고통에 괴로웠습니다. 처음 며칠간은 누워서 자면 베개와 머리가 흠뻑 젖을 만큼 입에서 피가 흘러나와 숨이 막혀서 죽을까봐 몇날 몇일을 앉은 채로 뜬눈으로 보내다가 잠깐씩 졸다 깨는 정도였고,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그때를 떠올리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눈물이 납니다. 제가 아마 이 당시에 트라우마의 원인이 된 건 제가 숨을 잘 쉴 수가 없으니 산소호흡기를 사다달라고 엄마에게 글로 써서 보여줬더니, 저의 고통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커녕 너는 무슨 돈 쓸 궁리만 하냐는 식으로 일방적인 야단을 치고 제가 그것에 대해 공책에 써서 의사표현을 하려는데 읽으려고 하지도 않고 공책을 쳐버리고 본인 할 말만 막 하고 뒤돌아 나가버리는 엄마에게 너무 화가 나고 울음이 나와서 가뜩이나 숨을 쉴 수 없는데다 심한 호흡곤란이 왔던 것입니다. 참고로 저의 가족은 서로에게 무관심하고 애정이 크게 없는 편으로 물질적인 것은 대주니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이미 가족의 따뜻한 애정과 보살핌은 기대해봤자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일련의 일들로 더욱 가족에게 큰 기대를 하지않게 되어, 집을 나와서 고아와 다름 없이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는 생각을 하며 살았습니다. 아무튼 그 일을 포함해서 아플때 조차 기댈 수 없다는 것에, 아니 오히려 아프고 힘들 땐 더 잔인하고 가혹하다는것에 더욱더 엄마에 대한 불신이 생겼었지만, 가족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가득한 내 마음이 힘들어서 오랜 시간동안 화해 하려고 노력했고, 가족이고 이젠 엄마도 힘없이 늙었으니 지난 일들 잊고 잘 지낼려고 하는데, 문득 그런 일이 떠오르면 제 안위 따위는 신경 쓰지도 않고 냉정하고 무심한 엄마에 대한 증오가 밀려옵니다. 이제는 늙고 힘없는 노인이고 어느정도 관계 개선이 되어서 소통과 왕래는 하지만 가끔은 내가 힘이 없을때 엄마는 그랬는데 반대로 이제 엄마가 힘이 없다고 나는 왜 잘해줘야하나 싶기도 합니다. 엄마 이외에도 가족이 없었다면 차라리 좋지 않았을까 할 정도로, 가족관계에 관해서는 이거 말고도 너무나 많은 것들이 상처로 남아있지만, 호흡곤란으로 생긴 트라우마는 그 당시의 일 때문인거 같습니다. 현재의 상태는 피부과나 치과, mri 등등 누워서 꼼짝없이 움직이면 안되는 상황이나 특히 눈을 감고 받는 것들에 대해선, 그 장소에 가기 전부터 긴장되고 심장이 두근거리고 저려오고 입과 코가 마르고, 누웠다가도 다시 일어나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물 한잔만 마시면 안되냐고 했다가 화장실 좀 다녀오겠다고 했다가 시간을 끌고 안절부절한게 너무 티가 나서 처음보는 사람들도 매번 괜찮냐고 물어보는 상황이 됩니다. 미칠거 같고 죽을거 같고 저도 모르게 도저히 못 참고 벌떡 일어나다가 다칠거 같고,, 신경안정제를 미리 먹고 가기도 하고 시술 중에 잠 들기 위해 밤을 꼬박 새서 간 적도 있고, 도저히 못참겠어서 포기하고 돌아온 적도 많습니다. 그리고, 제 상황을 이해해 주셔서 편히 해주시는 곳에서는, 간신히 마음을 다잡고 참아 보지만 민폐 끼치는거 같아 참다가수술 중 각성처럼 머릿속은 미칠거 같아서 이러다 정신병 걸리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 마저 듭니다. 그리고, 언젠가 비행기 창가쪽 자리에 앉아있다가 갑자기 그 증상이 나타나서 죽을 거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그 후로는 통로쪽에만 앉게 되었구요. 밤새고 타거나 수면제를 먹고 무조건 잡니다. 스킨스쿠버라던가 숨을 원활히 쉴 수 없을거 같은 건 생각도 할 수 없습니다. 죽음이 온다면 익사라던가 숨을 못 쉬어서 죽는건 피하고 싶습니다. 이걸 쓰면서도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조이는 느낌이고 숨이 막혀서 숨을 크게 들이내쉬고 있습니다. 장황한 글이지만 제 질문은 이게 트라우마 맞나요? 그리고, 이게 공황장애 증상인가요? 맞다면 어떤 치료가 있는지요? 그리고, 엄마에 대한 서운함 등을 치유할 수 있는 치료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도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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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이수연(계약해지)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3년 전
트라우마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은 사람의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트라우마
#가족관계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전문상담사 이수연입니다. 마카님 마음 속 깊은 이야기와 고민을 들려주셔서 감사해요.
📖 사연 요약
정성스레 적어주신 글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20여년전, 큰 수술을 하시면서 극도의 불안, 두려움을 경험하셨네요. 수술 이전에도 불편함이 많으셨을 것 같은데, 수술 직후 회복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크게 상처로 남아 아직까지 마카님을 괴롭히고 있네요. 읽는 내내 저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 원인 분석
언어소통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숨이막혀 죽을까봐 잠에도 들지 못하고, 나를 이해하고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사실에 정말 무서우셨을 것 같아요. 그 때의 기억이 너무나도 생생하게 마카님 몸 속 세포 곳곳에 남아있어서,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 혹은 감정이 느껴질 때 마다 극도의 불안, 두려움이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나 어둡고, 무서웠던 상황 속에서 손을 잡아주지 않은 가족, 특히 어머니에 대한 서운함, 원망 등의 감정이 마카님 마음 속 깊숙이 자리잡고 있고요. 믿음, 신뢰도 떨어졌을 것이고, 크게 실망하기도 했을 것 같아요. 마카님이 가장 가족을 필요로 했을 때에, 곁을 지켜주지 않았다는 것이 큰 상처로 남았고, 이후로도 회복되지 않은걸로 보입니다. 수술 후 트라우마에서 이어지는 공황발작 증상들과 가족, 어머니에 대한 감정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사건 이후 20년이 지나도록 연쇄반응처럼 마카님 주변을 맴도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 대처 방향 제시
'트라우마'라는 것은, 비정상적인 상황을 겪은 사람의 정상적인 반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목숨이 위태한 순간의 무서움, 숨을 쉴 수 없을 것 같은 느낌, 나를 도와줄 사람이 없다는 두려움, 이대로 죽을 것 같은 불안함, 지금 MRI찍는 기계에 누우면 그 떄의 감각과 감정이 살아나 나를 두렵게할 것 같은 무서움, 치과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 것, 비행기 창가좌석에서 그때의 감정을 느껴서 이제는 창가가 아닌 통로에만 앉는 것, 과거와 연결된 두려움과 불안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때 공황발작의 증상이 발현되는 것... 모두 정상적인 반응이에요. 가족과 관련한 인간관계의 트라우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 내 편이 되어줄 것으로 믿은 가족에 대한 실망, 서운함, 슬픔은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치며, 향후 가족과의 관계 뿐 아니라 타인과의 인간관계를 맺는데에 있어서 부정적 역할을 하게 됩니다.
같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도 그 회복의 속도나 방법이 다 다르답니다. 본인에게 맞는 방식을 찾는다면 트라우마와 관련된 공황발작의 증상을 약화시킬 수 있으며, 가족과의 관계에 대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상담장면에서는 먼저, 트라우마의 근원이 된 사건,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과거의 자신을 위로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상처받은 여린 마음에 위로를 전하는 것이 반복되면, 이를 마주하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두려움과 불안을 마주하고, 잠재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은 혼자 하기에는 어렵고 벅찰 수 있어요. 전문가와 함께 한다면, 좀 더 안전한 방법으로, 속도를 조절하며, 마카님 치유의 여정에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신경안정제를 복용할 때도 있다고 적어주셨네요. 두려움과 불안을 조절할 수 없어 약의 도움을 받는 것은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근원을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병행하여 전문가와 지속적인 상담을 받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상처가 된 사건을 없던일로 한다거나, 잊고 살아가는건 진정한 치유가 아닐 수 있습니다. 억누르고, 부정하고 담아둔다면 더욱 속이 상하고 곪아 아플수도 있지요. 그렇기 때문에, 트라우마로 남은 일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러한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는 것, 그 사실을 안고 살아가는 것, 이런 내 스스로도 괜찮다고 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 바로 평온한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용기내어 글을 써 주신 것 만으로도, 마카님은 스스로 마음의 치유를 위해 큰 발걸음 내딛으셨어요. 용기를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마카님의 일상이 조금 더 편안해지시기를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