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아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지금 여기서 편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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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나는 살아있다는 사실이 감사하다. 지금 여기서 편안히 글을 쓸 수 있어서 감사하고 아프지 않아서 감사하고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고 사지 멀쩡해서 돌아다닐 수 있고 아름다운 것들을 볼 수 있고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세상을 느낄 수 있어서 감사하다. 미래를 상상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왜 사는지 모르겠고 뭘 위해 사는지도 모르겠고 목표의식도 없고 공허하고 허무한 삶이고 세상이지만 상황이 마냥 긍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걱정도 많고 여전히 부족한 것들이 많지만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감사하다. 아무리 성공해도 아무리 행복해도 죽으면 아무 의미 없으니까. 결국 인간이 하는 어떤 생각이나 행동이든지 다 살려고 하는 거니까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다. 내가 느끼는 불안감이나 소외감, 허무함보다 훨씬 큰 심리적 압박감과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여기서 마주쳤다. 마음이 아팠다. 나도 약을 먹을 뻔했다. 문제가 있는 것 같으니 약물치료 받으라고 권했는데 안 받았다. 어떤 계기로 일이 너무 쉽게 풀렸다. 고립에서 벗어났고 맛이 가고 있었는데 거기서는 빠져나왔다. 그냥 그렇게 계속됐으면 마냥 행복하기만 했겠지만 대신에 운명은 내게서 다른 무언가를 빼앗아갔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여기서 글을 쓰고 있지 않을 거다. 짧은 시간이었는데 생각해 보면 정말 늪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워진 느낌이었고 그낭 행복했다. 근데 그 일이 있고 나서 나는 너무 허무해졌다. 여전히 세상일이 다 별 의미가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냥 존재하는 거고 그냥 그런 거지. 마음이 아픈 일이고 매일 생각이 나지만 오히려 허무해지고 나니까 세상이 별것 같지 않으니까 약간 해방된 것 같기도 하고 솔직히 굳이 내가 뭐가 되지 않아도 성공하지 않아도 상관없는 거 아닌가? 어차피 세상은 그냥 존재하는 거고 딱히 목적 같은 것도 없는 것 같고 꼭 ‘너는 뭐든 해야 한다’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그냥 살아있으면 살면 되는 거지. 내 꿈은 어떤 직업을 갖는다거나 그 직업을 통해서 세상을 바꾼다거나 무슨 업적을 이룬다거나 그런 게 아니다. 그런 건 그다지 관심없다. 그런 게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그런 일을 하나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나 어차피 세상의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으니까 어떤 일을 하든지 역사의 일부인 거고 서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누구든지 그 사람이 하는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모여서 결국 역사를 바꾸는 것 같다. 그 사람이 그 행동을 했을 때와 안했을 때 분명히 역사는 다르고 세상이 다르다. 세상에 존재하는 건 무엇이든 간에 결국 전체와 하나인 거다. 나는 그냥 마음 맞는 사람이랑 결혼해서 애 낳고 죽을 때 죽으면 그게 다인 것 같다. 본질적으로는 그냥 ‘이기적 유전자’에서는 인간을 유전자 운반 기계라고 했다던데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인간의 목적이 무엇일까? 물으면 모든 생물과 마찬가지로 그냥 생존과 번식, 그를 통한 종의 유지 아닌가? 왜 하는지는 몰라도 그러려고 사는 거 아닌가? 그러니까 그냥 편한 마음으로 살아있으니까 산다고 생각해도 상관없는 것 같다. 솔직히 그냥 먹고 살 수 있으면 어떻게 살든지 나쁜 짓 하고 사는 것만 아니면 괜찮은 것 같다. 그렇기는 한데 사회복지사나 상담심리사 같은 게 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되면 뭐 모든 게 의미없다고는 했지만 어쨌든 사람이니까 호르몬이 나오든가 해서 그런 일을 하면 보람을 느낄 것 같고 괜찮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잘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내가 상담을 받아야 할 판에 내가 상담을 한다? 지적장애인 여동생이 있다. 얘를 동정하기는 하는데 솔직히 완전히 너그러워질 수가 없다. 단순히 지적장애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이쪽은 조금 다르다. 시비 걸고 막 그런다. 얘한테 화를 내고 나니까 원래 초등학교 선생님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이 정도도 못 참는데 내가 선생님 될 자격이 있나 싶어서 아닌 것 같다고 생각해서 그만뒀다. 진로 관련해서는 세특에 사회학 관련 내용이 적혀 있다. 사회복지사나 상담심리사 같은 거 내가 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대학원이나 가서 시간이나 때우고 싶은 거다. 근데 그게 또 사회학이 나한테 맞는지 모르겠다. 심리학이나 역사로 틀어야 하나 생각하고 있다. 내신은 2등급대고 중앙대 가고 싶은데 이번 학기에는 더 떨어진 것 같다. 그런 일이 있었는데 성적이 안 떨어졌다. 2.09였다. 어째서? 슬프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허무하지 않았던 것도 아니고 그랬는데 그냥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손을 놓지는 않았다. 약물치료 권유받았던 때의 상태에서 겪었으면 정말 미쳤을 수도 있는데 고립에서 벗어난 게 이 일의 충격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게 놀라웠다. 사회부적응자가 될 수도 있었는데 어떻게 살아났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글도 쓰고 하는데 여기에서 힘든 사람들을 많이 보니까 내가 걱정하는 건 거의 기우 수준인 것 같다. 내가 뭔가 고민해도 속편한 소리인 것 같고. 여기는 학교폭력도 가정폭력도 성폭력도 대인관계 트러블도 없다. 있기도 했었지만 이젠 없다. 대인관계는 아직 걱정거리지만. 혼자가 아니기는 한데 사실상 지금도 혼자나 마찬가지다. 다가와 줘도 관계를 내가 진전시키지를 못한다. 친구 한 명 있긴 한데 사실 별로 의지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의지할 만한 감이 못 된다. 내가 뭔가 말하는 게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별 도움이 될까 싶다. 편안하니까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여기를 둘러보면서 이렇게 안타까운 일들이 세상에 많이 일어나고 있구나 느꼈다. 뭔가 도와주고 싶은데 내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상담심리사나 사회복지사가 되면 도와줄 수 있을까나? 그래도 댓글도 정성껏 달아주고 싶고 뭔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하는 말이 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 그 상황이 얼마나 아픈지 내가 느껴보지 못했으니까 이렇게 안전하고 편안한 내 상태로 조언하는 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댓글 달고 글 작성자가 대댓글 달아 줘도 그냥 댓글 달아 줬으니까 무시할 수 없어서 의무감으로 대댓글 달아 주는 건 아닐까 내가 도움이 되지 못한 건 아닐까 싶고. 그래도 여기서 고통 받는 사람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 주고 싶다. 내 소망이다. 마음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느낀다.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었다. 모든 게 의미 없다고 했는데 그래도 인간은 뭔가 의미를 찾고 싶어 하고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행동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으니까 나도 그렇다. 그리고 의미없지만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같은 책을 찾아 읽어 보려고 한다.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도 있고. 도움이 될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심리적 문제에서 벗어나고 보니까 그때는 상황이 무겁고 힘겨운데 벗어나니까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게 아무것도 아니었던 게 아니라 벗어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된다. 그냥 인간심리가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더니 오히려 불행에 면역이 생긴 것 같기도 하다. 이건 정확히는 모르겠고 특정한 사안이 대해서만 그런 것 같기도 하지만. 요약하자면 세상은 그냥 존재하는 거지 목적이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러니까 그냥 살고 싶은 대로 살면 되지 않을까? 물론 보람 있는 일을 하면 더 행복할 것 같다. 근데 뭔가를 억지로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마음을 다들 편하게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 이건 내가 하는 속편한 소리일 수도 있고 이것만 가지고 뭔가 해결되지는 않을 거다. 나는 그냥 다들 괴로움에서 벗어나서 더 나아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얼굴 한 번 본 적 없어도 진심으로 그 사람이 행복해졌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누군가가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근데 나는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으면 사랑해 주고 싶다. 내가 그럴 자격이 있는지 능력이 있는지는 모르겠어도. 조금 무책임한 말인 것 같다. 그래도 사랑하고 싶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아이유가 이지안 역(안쓰러운 역할임)을 맡았는데 대사 중에 나를 돕겠다는 사람들 있었지만 4번이 끝이었다고 했는데 내가 그런 사람인 건 아닐까 생각하는 것이다. 거기 보면 이지안을 진심으로 돕는 남자 주인공이 있는데 그 사람을 롤모델 삼고 싶다. 그 사람처럼 살 수 있으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드라마에 나오는 캐릭터라 약간 현실에는 조금 존재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그러니까 목표로 삼는 거 아니겠는가. 그 사람도 전혀 완벽하지 않고 오히려 아픈 사람이다. 12시 47분이다. 졸립다. 이건 솔직히 정말 TMI였던 것 같긴 하다. 어쨌든 그렇고 곧 2021년이 되는데 여기 있는 사람들이 전부 다 더 행복해지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정말로 여기 있는 사람들 다 행복할 자격이 있으니까. 아이유가 노래에서 이런 말 하지 말라고 했는데 하고 싶어졌다. 하면 안 되는 말이었을까? 나는 그낭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하는 게 소망이다. 다들 더 이상 마음아픈 일이 없어야 할 텐데. 사랑한다고 말해 주고 싶다. 누군지는 몰라도. 솔직히 내 인생은 어떻게 살든 상관없는 건데 여기 보니까 정말 이쪽 관련 일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오랜만에 들었다.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했던 얘기 또 해서 지겹게 느껴질까? 애초에 이걸 다 읽고 있을 사람이 있을까? 모르겠다. 그냥 다들 고통에서 벗어나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그리고 정말 사랑한다.
사랑해감사해평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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