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이에 매직미러를 끼워둔채 대화하는 것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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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마치 사이에 매직미러를 끼워둔채 대화하는 것만 같다. 양면으로 매직미러를 끼워둔 이곳은 어느 누구도 서로를 바라볼 수 없는 곳이다. 그저 전해오는 말 한 마디로만 서로의 존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곳. 그렇기에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씁쓸하다고 해야할지. 내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건 당신에게 있어 아무래도 다행이지 않을까. 당신이 날 볼 수 없기에 어쩌면 우리는 더욱 편한 관계를 맺을 수 있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론 당신을 보고싶어 이 거울을 깨부수고픈 마음도 존재했다. 그렇게 하루, 이틀 정도 말을 나누다보니 어느덧 나는 어쩌면 우린 이 거울 사이에서도 서로 신뢰를 가질 수 있는 사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참으로 안일하게도. 그래, 내가 너무 어리석었지. 이미 거울 너머론 목소리도 자그마한 기척도 느껴지지 않은지 오래인데, 난 아직도 당신이 올 수도 있다는 작은 희망을 놓지못한채 내 모습만 비치는 이 거울을 한없이 바라만 보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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