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 해도 될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부부|상담|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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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해도 될까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unhappyornot
·4년 전
사실 작년 여름 이혼을 생각하며 정신과 상담을 두어달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것보다 좀 더 깊은 만성우울증상이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약을 처방받아 먹기도 했습니다. 근데 약을 좀 먹다가 아침에 일어나면 너무 정신이 멍하고 붕 떠 있는 그 느낌도 싫고, 이혼만 하면 이 모든 감정이 해결될 것 같다는 생각에 상담을 그만 받게 됐어요. 그 때 심리 검사와 상담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됐다고 생각했고, 좀 더 버텨보기로 마음을 먹고 지금까지 왔는데요. 이 결혼생활을 계속 이어가는 게 맞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누가 들으면 남편이 바람을 피는 것도, 도박을 하는 것도, 폭력을 휘두르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까지나 못 살 일이냐 욕할 것 같아서 제대로 이혼에 대한 상담을 받아보지를 못 했어요.. 실제로 남편이 나쁜 사람은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정말 못 견디겠는 것은 아이 문제예요. 출산 전부터도 가사 참여도때문에 갈등이 많았습니다. 신랑 입장에서는 제가 술 먹고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것, 그리고 부부관계를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에 대해 불만이 있었고요. 저는 나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남편은 맨날 게임하는 데 시간을 쓰고 살았습니다. 저는 혼자 이혼을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아이가 생겼어요. 그래서 어떻게든 다잡고 다시 살아야 했어요. 저는 그렇게 좋아하던 외출, 술자리 모두 다 끊고 5년동안 가사와 육아에 전념했습니다. 7년의 경력이 쌓인 직장도 그만뒀구요. 그런데 신랑은 변하지 않았어요. 아이가 긴급하게 필요로 하는 순간에도 게임을 끄지 못 하는 사람이었어요. 제가 뭘 하든 말든 집에 오면 눕는 게 일상이구요. 하도 뭐라고 하니 어느 땐 자기가 게임을 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는데 다른 건 없습니다. 게임을 안 하고 그냥 누워있거든요. 핸드폰 보거나 핸드폰 게임을 하죠. 제가 말하는 의도나 의미를 전혀 이해를 못 한 거죠. 게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는 걸 몰라요. 도저히 저런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지가 않아요. 가사에 대한 건 이제 더 말하고 싶지 않은 정도고요. 자기 애한테만이라도 잘 했으면 좋겠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신생아때부터 아이 씩기는 것, 재우는 것, 먹이는 것, 그밖에 거의 모든 케어가 저한테 치우쳐 있습니다. 저는 아이와 단둘이 있을 때보다 남편과 셋이 있는 시간이 더 화가 나고 불행하게 느껴져요. 남편이 있으나 없으나 제게는 다른 게 없거든요. 제가 혼자 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일을 해야 할 때 아이를 혼자 놀게 할 수밖에 없지만 아빠가 있으면 제가 다른 일을 할 때 당연히 다른 한 사람이 아이 옆에서 신경을 써야죠. 말하기 전에 그럴 생각을 못 한다는 걸 저는 이해할 수 없어요. 오늘도 제가 혼자 빨래를 개고 설거지를 하고 아등바등 혼자 움직이는 동안 아이는 티비를 보고 남편은 팔자 좋게 안방에 드러누워서 드라마를 보더군요. 그러는 사이 설거지를 끝내고 가보니 아이 혼자 거실에서 티비를 보다 잠들었어요. 도대체 이런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맞는건지 모르겠고 아이가 혼자 티비를 보다 잠드는 걸 계속 겪게 하고 싶지가 않아요. 왜 도대체 엄마 아빠가 같이 집에 있는데도 아이가 혼자 그렇게 구부러져 잠들어야 하는지. 그리고 정말 화가 난 건 아이가 누워있던 자리에 비타민제 속에 들어있던 습기제거제가 뜯겨 있었던 겁니다. 몇 알갱이가 흩어져 있엇는데 아이가 삼킨 건지 어쩐 건지..찾아보니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는 하는데 너무 화가 나요. 도대체 엄마 아빠 둘이 집에 있는데 제가 뭔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다른 보호자가 아이를 보호하려고 생각을 하지 않는게요. 제가 몸이 여러개도 아니고 집안일도 하면서 아이 안전 건강까지 지켜볼 수는 없는 노릇이잖아요. 차라리 아빠가 없으면 원래 없는 거니 내가 다 짊어져야 한다 각오라도 하고 임하겠어요. 그런 것도 아니고 버젓이 있는데 역할을 못 한다는 게 너무 화가 나고 가족으로서의 책임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말은 쉽게 뭘 사자 뭘 사고 싶다 그런 말 잘 하는데 제가 일을 그만 둔 이후로 저희 경제는 매달 마이너스였어요. 그것도 스트레스고요. 결혼 전 저는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결혼도 하고 긴급할 때 쓸 목돈으로 가지고 있는 돈이 있었고, 남편은 모아놓은 것이 없는 상태였ㅂ니다. 결혼 당시 저는 제가 가진 걸로도 그 위에 충분히 저축해 모으면서 더 불리면서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결혼 초 남편이 직장 다니기 불편하다고 해서 중고차 하나를 적금을 깨서 구입한 뒤로 돈을 모을 수가 없더라고요....그 당시 둘 다 사이가 안 좋은 날도 많았고 계획이 없기도 했고..어쨌든 그렇게 살다가 아이를 낳고 나서 제 수입도 없어지자 카드값이 모자란 걸 제가 모은 돈에서 메꾸게 됐고, 그렇게 한 달 두 달 메꾸다 보니 어느새 제가 7년동안 모은 돈이 다 사라지고 없더군요. 그런데도 남편은 제가 모은 돈이 있다는 게 마음이 편한 건지 가끔 회사 대표님한테 그 돈을 빌려주기도 하고, 시누이 결혼 때 선물, 필요할 때마다 그 돈을 믿고 있는 눈치여서 그것도 너무 화가 났어요. 돈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이제 목돈은 쓸 수 없다고 못박아 얘기하자 남편은 자꾸 내돈내돈 하는 게 기분 나쁘고 자존감 떨어진대요. 그러면서도 쓰는 건 안 줄어요..이제 이런 걸로 고민하는 것도 지쳐요. 도저히 경제적으로도,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책임감이 보이지 않는데, 이런 문제로 제 정신이 갉아먹히는데 아이때문에 계속 참고 살아야 되는 게 맞는 걸까요? 차라리 이혼을 하고 정서적으로 행복한 엄마가 아이에게 더 좋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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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jin7755
· 4년 전
무조건 아버지가 비이혼 상태로 존재 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좋은것은 아닙니다. 계속 말해도 듣지 않는다면... 고려해볼만하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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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happyornot (글쓴이)
· 4년 전
@jinjin7755 그렇겠죠..? 지금까지 이혼 얘기 볓 번 했지만 아이가 아직은 아빠의 존재를 너무나 좋아해서 이혼이 너무 이기적인 일인가 하는 생각때문에..고민이 많이 되네요..답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