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술에 취해 전화가 왔다. 지역의 유명 자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고등학교|중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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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친구가 술에 취해 전화가 왔다. 지역의 유명 자사고를 400명 중 30등 언저리로 졸업해 성균관대를 간 친구였다. 전화를 받자마자 엉엉 우는 친구의 목소리가 들렸다. 한참을 울던 친구는 괴롭다고 말했다. 자신이 중학교 고등학교 총 6년 동안 노력한 결과가 이것밖에는 안 되는 것 같다며. 같은 대학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던 중 자기 내신이 3점대라는 말에 일반고 친구가 자신을 한심하게 이야기했다며. 남에게 이야기할 수도 없었을 거다. 누군가에게는 배부른 소리일 테니까. 누군가에게는 재수 없는 사람이 될 테니까.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과고를 졸업하고 누구나 부러워 하는 공대를 간 나에게 연락을 한 것이었으리라. 친구는 괴로워했다. 중학생 때 자신과 비교도 안 될 만큼 공부를 못했던 친구가 일반고를 가서 대학을 자기보다 잘 갔다며. 누군가는 그게 열등감이라 말하겠지만, 나는 그게 열등감이 아님을 안다. 일반고에서 서울대를 간 그 친구보다 내 친구가 못난 게 하나 없음을 알기 때문이다. 모의고사 성적부터 각종 스펙까지, 하나 모자란 것이 없음을. 누군가는 노력의 문제라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함부로 말하지 마라. 일반고 학생과 자사고, 특목고 학생의 노력의 크기가 같다고 생각한다면 아주 큰 오산이다. 배우는 과목과 심도부터가 다르기에, 정말 웬만한 경우가 아닌 이상, 일반고와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의 노력의 크기의 차이는 하늘과 땅만큼 크다. 누군가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 자사고, 특목고 학생들은 매 순간 자신의 한계를 깨부수어가며 공부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 집단 내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은 물론이고, 살아남을 수 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제발, 우리가 대학을 쉽게 간다거니, 내신 등급이 3점, 4점 대여도 인서울은 거뜬히 한다거니, 이런 뭣도 모르는 소리는 제발 하지 말라. 겪어보기 전에는 나도 상상도 못한 고통이었고, 3년이었다. 적당히 교과서나 읽고, 문제집이나 푼다고 성적이 나오는 시험들이 아니었다. 매일같이 전공서적을 공부하고 올림피아드 문제를 모조리 풀어도 성적이 나오지 않는 3년이었고, 기숙사 전체 소등 시간 탓에 옷장이나 화장실에 숨어서 해가 뜨기까지 공부한 3년이었다. 전교 1등이 내신 2점대가 나오는 학교였고, 수능 공부를 전혀 하지 않고도 전교생의 절반이 평가원 수학 모의고사 가형에서 1등급을 받는 학교다. 제발 함부로 말하지 말라. 언젠가 지역에서 잘하기로 꽤 유명한 일반고 친구가 자기네 학교 시험지를 들고 와 풀다가 친구 몰래 콧방귀를 뀐 적이 있다. 고등학교 시험지가 그렇게 쉬운 것임을 처음 알았다. 중학생의 나라면 할 수 없었겠지만, 과고라는 극한의 공간에서 2년간 단련되었기에 연필 하나 쓰지 않고도 암산으로 시간 내에 완벽하게 풀 수 있었다. 개념 설명을 할 때도 예시를 들지 않을 정도로 우리에게는 간단하게 여겨졌던 예제들이 4, 5점짜리 문제들이라니.연습장을 몇 장 씩 써도 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우리의 시험문제와는 완전히 달랐다. 충격 그 자체였다. 당신들의 3년과 우리의 3년은 같지 않다. 당신들의 내신 3등급과 우리의 내신 3등급은 같지 않다. 절대적으로 잘 하는 학생이 더 낮은 대학을 가게 되는 이 ***은 입시 시스템을 바꿀 수 없다면, 말이라도 제발 함부로 하지 말아달라. 당신들의 노력이 당신들에게 값지듯이, 우리의 노력도 우리에게는 최고의 것이었다. 당신들이 생각하는 만큼, 우리는 헐렁하지도 않고, 우스운 사람들도 아니다. 우리는 단지 중학생 때부터, 혹은 훨씬 어릴 때부터 당신들보다 열심히 노력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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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Queen
· 4년 전
헉 맞아요ㅠㅠㅠㅠ 너무 공감되는 말이에요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