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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글
나의 이야기
비공개
3달 전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기 위한 본인들만의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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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POPIPO
3달 전
저는 다이어리에 일기를 쓰고 있어요. 제 하루를 돌아 보며 쓰다 보니 아무래도 생각을 정리하는 데에도 도움이 되고 제 일상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더라고요. 예전에 우울증이 심했을 때 저는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니라 죽지 못해 꾸역꾸역 버틴다는 느낌으로 매일을 보냈어요.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함께 하고 있어도 웃음은 줄었고 여럿이서 왁자지껄하게 있어도 저 혼자 가라앉아 있기 일쑤였어요. 제가 처음에 일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된 계기는 스스로 감정을 느끼는 데 무뎌지고 있다는 걸 인지한 거였어요. 마음에 병이 없을 때에는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 내리락 하던 감정들이 분명 있었을텐데 언젠가부터 밑바닥에서 수평으로 직선만 그리고 있으니 기쁨도 슬픔도 아무것도 모르게 되더라고요. 그때 내일은 또 뭘 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당시에 저는 다시 감정을 알게 될 거란 상상도 못 했을 때였거든요. 그래서 오늘 내가 보고 들은 걸 기억하고 나중에 봤을 때 잊고 있던 감정이 있다면 여기에 남겨진 걸 통해 다시금 알아가고 싶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어요. 아주 사소한 일상부터 시작해서 누구와 어떤 대화를 했고, 이런 생각을 했다, 이런 느낌을 받았다, 같은 내용들을요. 말 그대로 일기죠. 이제 제게 일기를 쓰는 건 하나의 생활습관이 됐고, 저는 그 과정 속에서 아무것도 못 할 것만 같았던 내가 오늘은 이런 일을 했었구나, 이런 일도 내가 할 수 있구나 하고 되돌아 보면서 조금씩 우울에서 걸어나올 수 있었어요. 지금에서야 본다면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날이었지만요. 이전부터 손으로 글을 쓰고 기록하는 걸 좋아하던 제게는 잘 맞는 방법이 됐지만, 마카님께서 그런 걸 부담스러워 하신다면 요즘은 스마트폰 어플로도 다양한 일기장을 만날 수 있으니 그런 방법도 추천드려요. 일기라고 해서 장문의 글을 써야만 하는 게 아니라 오늘 내 기억속에 인상깊은 사진을 남기며 그와 연관된 일화를 기록할수도, 세 줄 정도의 단문을 통해 함축적으로 표현할수도 있는 거니까요. 모쪼록 본인에게 맞는 방법을 찾으시길 바랍니다. 말을 잇다 보니 자잘한 내용이 주를 이뤘네요. 어디까지나 이건 제 경험이었으니 부담스럽게 받지 않으시고 그저 아, 이런 사람도 있구나 생각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사연을 올리신 시간이 마음에 걸려서 말이 길어졌네요. 잠을 못 이뤄 밤이 깊으셨던 것인지 하루를 보다 일찍 시작하시는 분인지는 몰라도 어느 쪽이든 다정한 하루가 찾아 갔으면 해요. 날이 다시금 차가워 지고 있는데 별 탈 없이 봄날을 만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