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다. 공연분야에서 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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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totuga
·4년 전
나는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다. 공연분야에서 일을하고 있습니다. 글을 쓰는 걸 업으로 삼고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연출가들은 작가란 존재가 툭치면 글이 나오는 존재로 알고 있어 서글픕니다. 내 작품이 맘에 안든다 해서 대본을 세가지로 변형해 보내주었는데 그래도 만족 못하고 연습실에서 실시간으로 대본을 만들어 달라한다. 요구사항을 아이디어로 포장해 놓고.... 눈에서 살기가 나온다.... 그들은 내가 인상 찡그린다고 무례하다 한다. 진짜 무례한 게 누군데, 이미 공연한 작품을 수정하라 한다. 열흘동안...... 아무리 내가 쓴 거라지만 열흘동안 대본을 싹다 갈아엎는 건 무리다. 그런데 보냈다. 다시 써달라 한다. 주제가 바뀌었다. 그들이 요구한 대로 써 주었다. 근데 재미가 없단다... 그래서 또 바꿔서 썼다. 요구는 끊이질 않는다. 1월 한달동안 하나의 대본을 세가지 다른 버전으로 써 주었다. 그래도 만족을 못하는지 대본 수정을 실시간으로 해달라 한다. 난 기계가 아니다. 사람이다. 글이 싫어진다...... 돈은 주지도 않고 얼마를 줄지도 모른다. 그런데 난 왜 쓰고 있는 걸까. 그들은 이게 무리한 요구란 걸 전혀 모르는 걸까? 작가는 툭치면 글이 나오는 존재가 아니다. 아무리 내가 쓴 대본이라지만 수정을 한다는 것은 내 스스로 내 자식에게 칼질을 하는 행위다. 나는 내 자식에게 수도 없는 칼 질을 했다. 너덜너덜 해 졌다. 이제 그들이 물어온다. 뭘 이야기 하고 싶냐고. 네들의 요구대로 다 맞춰주었다. 이 과정에서 내 의견따윈 없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뭘 이야기하고 싶냐고? 나도 몰라.... 니들이 해달란 대로 써 줬다. 이제 그만.... 어제 회의하고 두시까지 수정된데까지 보내달라고? 하...... 내가 눈만뜨면 글쓰나? 모르겠다. 진짜 모르겠다. 그 수정이란것도 웃기다. 배우들 앞에 세워놓고 배우들이 지껄이는 걸 대본에 반영하는 것이다. 그럴꺼면 니들이 써라..... 왜 내가 필요하냐. 이 제안을 받았을때 하지 않겠다 말했어야 한다. 나를 지킬 수가 없다. 내 글을 지킬수가 없다. 스트레스가 나를 지배한다. 여기서 더 어떻게 하란 말인가. 포기하고 싶다. 두시가 가까워 온다. 그들의 요구가 날 미치게 만든다. 난 기계가 아니다. 난 사람이다. 난..... 니들의 키보드가 아니다. 돈을 언제 받을지도 모르는데 이걸 하고 있는 나도 우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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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ond
· 4년 전
좋아하는 일도, 업이 되면 힘들죠. 특히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은 더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콘텐츠 쪽 일을 했었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다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수요는 결국 상대방에게 있는거니까. 방법은 2가지였어요. 하나는 제 관심과 상대의 요구 사이를 절충하는 것, 또 하나는 내 결에 맞는 기업이나 클라이언트를 만나는 것. 둘 다 쉽지 않다는 걸 알지만, 누군가는 당신의 글, 가치를 알아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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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jitooo
· 4년 전
공감합니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