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정체성을 중심으로 본 제 인생입니다. 스스로 되짚어보려고 쓰는건데, 한 번 봐주세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스트레스|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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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정체성을 중심으로 본 제 인생입니다. 스스로 되짚어보려고 쓰는건데, 한 번 봐주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hoein
·4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30대 초중반이고.. 지정성별은 남자입니다.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은 언제가 시작이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어릴적부터 끊임없이 생각했었습니다. 유치원 때야 뭐 기억이야 나겠냐만은 떠오르는건 여자애들이랑 같이 놀고 싶고, 여자애들을 보며 노는 것부터 옷까지 전부 부러워했던 것 같습니다. 이 땐 명확히 뭘 부러워했다는 것보단 여자 자체가 그냥 전부 다 부러웠던 것 같습니다. 유치원 다닐 시기의 저를 기억해보면 정확히 기억나는 것은 가족의 눈치를 매우 많이 봤었다는 겁니다. 아버지는 폭력적이고 독단적이셨고, 어머니는 절 아끼셨지만, 아버지로 인한 스트레스로 인해, 저한테 오는 짜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체성에 대한 티를 내거나 옷 투정이나 그런 걸 하기전에 눈치부터 많이 봤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여자애 옷이나 여자애들 장난감, 여자애들 놀이를 조르기보단 주어진 남자애들 거 중에서 재미를 찾는 식으로 살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포크레인 같은 걸 가지곤 놀았는데, 이런 놀이는 정말 더럽게 지루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나마 색종이 접기가 나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때부터 소극적이고 항상 겁먹어있고 주눅들어있던 전 친구를 잘 못만들었었는데, 친구들도 어머니께서 넌 남자애니까 남자애들이랑 어울리라고 남자애들만 붙여줬었습니다. 그렇게 초등생이 될 때 쯤엔.. 여자인 친구도 없고, 여자애들이랑 어울리면 동네 애들이란 애들은 다 놀리던 때여서 여자인 친구는 없었습니다. 남자애들 속에서 왜 내가 남자인지, 왜 난 여자가 아닌지, 내가 남자인게 너무 싫고, 성기에 대한 혐오감 역시 컸던 것 같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면 성기를 자르고 싶지만, 자르진 못해 칼만 대고 있던 날도 많이 있었고, 막 쥐어짜보기도 하고 너무 싫었습니다. 하나님에게 여자가 되게 해달라고 한 기도같은 그런걸 종이에 적어 냉장고 위에나 구석에 막 숨겨두기도 하고 비행기로 접어 날렸던 기억도 납니다. 이 답답함을 들어줄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해서 그랬던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당시의 놀이는.. 혼자 레고를 가지고 놀다가.. 문구사에 파는 1000원짜리 건담 프라모델 만드는 거 잠깐하다 저한테 컴퓨터가 생겼는데, 이 때부터 조금씩 컴퓨터로 탈출구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세이클럽 채팅방엔 레즈채팅방이 있었는데, 여자인 척하고 거기서 채킹치고 놀곤 했었습니다. 제 생각엔 그 분들도 제가 남자아이란건 아셨던거 같은데, 나쁜 아이는 아니니까 상처 안받게 잘 데리고 놀아주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 이 순간이 제게 처음으로 행복감을 느꼈던 순간인 것 같습니다. 이 때, 여동생 옷 입어보는건 너무 작기도 하고, 죄책감도 들고 해서 엄마 옷이나 속옷, 엄마 악세사리 같은 걸 자주 꺼내서 몰래 입어보기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하지만 이 땐 제가 작아서 옷이 안맞았었고, 전 항상 매우 아쉬워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터넷이 생기고 난 후부턴 줄곧 온라인게임을 엄청 해왔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 온라인게임 캐릭터는 한 게임을 제외하곤 모두 여캐였습니다. 여자라고 속이고 게임했었었구요. 그러나 기본적으로 난 남자의 삶을 살고 있으니 해결되는건 하나도 없더라구요. 그저 위로나 될까요. 그 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중학생 시절부턴 그냥 포기상태였습니다. 하리수님을 알게 된 게 언제부턴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지금 이 순간은 부모님 눈치보며 아버지 화안내시게 조용히 보내고, 내가 독립하고, 돈 벌게 되면 그 때나 생각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판타지소설이랑 온라인게임에 빠져 지냈었고.. 집에 아무도 없으면 엄마 몰래 속옷이랑 옷 입어보고.. 화장품은 들킬까봐 못건들고.. 그렇게 지내다 인터넷에서 한 글을 보게 됩니다. 네이버 지식인이었던거 같은데.. "어릴 때 잠깐 정체성의 혼란이 올 수 있지만, 잊고 살면서 크다보면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돌아옵니다." 전 엄마 아빠도 생각나고, 레즈 채팅방도 양심이 찔리고..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이 전부 죄책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 ***같은 짓을 한다 생각해 죄책감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 말을 믿어보기로 하고, 그냥 잊고 살아보기로 했습니다. 이때부턴 엄마 옷이나 속옷을 입어보는 걸 그만뒀습니다. 그 뒤론.. 그저 학교에서 시간 떼우고, 학원가고, 판타지 소설 읽고, 집에서 몰래 게임하고.. 학교에서 은근 따돌림당하면서 그렇게 지냈었던 것 같습니다. 화내시고 소리지르시고 집안 물건도 집어던져 부시시는 아버지 눈치를 봐가면서.. 그렇게 지냈었네요. 그렇게 전 공부를 못해서 하다보니 남고에 가게 됬고, 고등학생이 된 이 땐 이성에 눈을 뜨게 됬었습니다. 근데 전 남자를 좋아하진 않더라구요. 전 이 때도 여자애를 이성으로 좋아했었고, 지금도 여자를 이성으로 좋아합니다. 이 때도 남자를 좋아하진 않았었습니다. 그렇게 나는 남자다. 라고 생각하기로 하고, 노력해보기로 하고선 그냥 잊어야겠다며 열심히 노력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땐.. 주 관심사가 여자애랑 노래부르는거 였었네요. 그렇게 대학도 가게 되고.. 군대도 다녀오게 되고.. 다녀온 뒤 첫알바를 하게 됬는데.. 원한건 아니었는데, 이어진 일자리가 속옷매장이었었네요. 이때부터 여자애들이랑 많이 좀 친해질 기회가 됬었는데, 같이 있으면 남자랑 있다는 느낌이 안든다. 여자랑 있는 것 같다. 그런 말을 좀 듣게 되더라구요. 그러면서 첫 연애도 하게 됬는데, 처음 만났던 애도 저를 남자로 못느끼겠다고 했었네요. 그 뒤로 그렇게 살아오면서 몇 번 더 연애를 했지만, 오래가진 못했었습니다. 대학생시절엔 경제적인 부분도 많이 부족했었고, 저 역시 가족과 불화가 커져서 방황하던 시절이고.. 사랑을 어떻게 하는건지 본 적도 없는지라 연애가 당연히 서툴고 잘안됬었죠.. 그렇게 살아가면서 나를 가만히 보니까.. 참 마지못해 살고 있더라구요. 입고 사고 하는 옷들도 차마 여자옷은 못입고, 그나마 스키니에 중성적인 스타일만 고집하고, 지나가다 여자들을 보면 아직도 여전히 많이 부럽고, 아직도 왜 난 남자로 태어났지 싶고, 이제 남자티 나는 내 몸을 되돌아보니 너무 싫고.. 남자로서의 삶 자체가, 전부가 너무 싫은데, 여자로서의 삶을 살고 싶은데, 왜 난 남자지..이런 온갖 생각들이 매일 항상 머리속 한켠에 떠올라 미치겠더라구요.. 그렇게 트랜스젠더 커뮤니티에도 가보고 하면서 고민해온게 벌써 몇년이나 지나버렸습니다. 그렇게 한참 고민을 하다 내린 결론은 그냥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자였습니다. 여자가 되고 싶은 나, 여자를 이성으로 좋아하는 나, 남자의 삶을 살아온 나, 그냥 모두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5년 정도의 고민 끝에 저를 mtf 레즈비언 성향이라고 결론지었습니다. 호르몬도 하고 완전 성전환 수술이 끝난 다음에 남자를 좋아하게 될수도 있을거 같긴 한데, 아직 그런 적은 없으니까요.. 그리고 이번에 직장이 좀 안정되면 정신과를 방문할 계획입니다. 그치만 정신과에서 내려주는 걸로 절 정하고 살 생각은 없습니다. 하나뿐인 인생인데, 내가 원하는 삶을 찾아살아야 한다는게 제 결론이었거든요. 20대 젊은 여자의 삶은 못살아도 30대 후반 이 후의 삶이라도 여자로 살다 할머니가 되서 죽고 싶어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 마지막 모습을 할아버지로 죽고 싶지 않더라구요. 지금 저는 독립을 했고, 조금씩 조금씩 여자의 삶을 살 수 있게 천천히 계획하고 천천히 조금씩 준비중입니다. 지금 제 상황은 힘들지만, 앞으로의 삶은 마냥 설레이고 행복합니다. 물론 이 과정에 있어서 다른 분들께 폐끼치는 행동같은건 절대 하지 않습니다. 저 혼자 진행할 뿐이고.. 최대한 어중간한 모습으로 남는 모습을 안보일려고 계획하고 노력중입니다. 호르몬 같은 의학적인 부분도 합법적인 의료절차에 따라 진행할거구요.. 후아.. 많은 분께 *** 변ㅡ태새끼같아보일까봐 너무 두렵지만, 저 정말 솔직하게 글을 남겨봅니다. 전 뭘까요?? 여러분이 보시기에 저는 트랜스젠더가 맞는 것 같으세요?? 간추려 저의 성향을 쓰자면;; mtf 레즈비언이지만, 성전환수술 후에 여자로서 살게 된다면 남자도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 정도인 것 같습니다. 으.. 너무 긴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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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enote
· 4년 전
그동안 많이 외로우셨겠어요.. 영화 로렌스 애니웨이 추천드려요.. 꼭 보세요. 남자여자를 떠나서 그냥 님이에요. 누굴 좋아하는지도 꼭 남자가 아니어도 되요. 마음 끌리는대로 하세요. 더이상 외롭지 않기를.. 사랑받으시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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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ein (글쓴이)
· 4년 전
@bluenote 긴 글을 읽어주셨네요. ㅎ 댓글이 위로가 됬어요. 감사합니다. 영화 추천까지 해주셔서 오늘 퇴근이 기대됩니다. ㅎㅎ 블루노트님도 오늘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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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d02175
· 4년 전
그동안 많이 외로우셨죠...진짜 저도 글 내려읽으면서 글쓴이님은 mtf레즈시네 햇는데 진짜네요(레이더 잇지않습니까 우리끼리)아무튼 고민중이실텐데 보니까 전형적인 mtf 레즈이고 제주위에 잇는 mtf들도 글쓴이님처럼 남자로 태어난걸 혐오하고 싫어합니다(물론 다 그런건 아니예요) 크흠.. 아무튼 제가 봣을땐 mtf맞는거같네요 한번 상담해서 호르몬 치료를 원하시면 하시면 될거같습니다 강요는아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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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ein (글쓴이)
· 4년 전
@ghd02175 ㅎㅎ 제 글 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외롭다라.. 그래도 요즘은 30대가 넘어 서서 좀 외로움을 졸업하게 된 달까요 ㅋㅋ 요즘은.. 좀 견딜만해졌습니다. 그간은.. 참 마음이 방황하는 칼날처럼? 어쩔 줄 모르는 ㅎㅎ 그랬었는데.. 옛날 생각나네요.. 성전환은 조언해주신대로 정신과 상담을 가장 먼저 진행해보려구요. 그리고.. 단숨에 성전환 진도를 확 뺀다기보단.. 제가 잘 견뎌나가는지 지켜보면서 천천히 진행해보려구요. ㅎ 댓글 덕분에 전 오늘 기분이 좋았습니다. 님도 좋은 밤 되세요. ㅠ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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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d02175
· 4년 전
@hoein 그게 제일 좋아요 진짜 👍👍좋은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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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ice9801
· 4년 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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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ein (글쓴이)
· 4년 전
@Alice9801 응원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