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기한 의문의 경험 > 3월 11일 죽기로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흰도화지
·12일 전
< 신기한 의문의 경험 > 3월 11일 죽기로 결심했던 그 날 밤, 집 안의 불을 다 끄고 화장실 바닥에 앉아 칼을 손에 쥔 채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처음엔 손목이 목표였으나 한번에 깔끔하게 죽고 싶어서 손목에서 목으로 목표 지점을 변경했다. 변경하기 전에도 화장실 바닥에 한참을 앉아 있었다. 이유는 칼로 그어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한번에 죽지 못하고 살아있을 것 같은 두려움이 더 커서 실행하지 못하고 앉아서 고민만 했었다.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급소가 있는 목으로 변경을 한 것인데, 여기까지 오는 데 3시간을 넘겼었다. 이제 실행만 하면 됐는데 여전히 칼로 내 목을 스스로 찔러야 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또 한참을 머뭇거렸다. 죽기로 결심함 것도 겨우 마음 먹은건데 일이 틀어질까봐 핸드폰으로 나의 텐션을 저하시키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우울하게 만드는 노래들을 틀어 어렵게 한 결심이 흐트러지지 않게 했다. 노래들 덕분에 두려움으로 쿵쾅댔던 내 마음과 머릿속은 점차 진정이 되어 갔고, 시간이 더 흘러서 나는 그 어두운 감정에 휩쓸려 이성을 놓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 순간, 그 집에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살면서 한 번도 들리지 않았던 소리가 들렸다. '삐-' 비유하면 이명과 비슷한 소리였는데 정확히 따지자면 이명은 아니였다. 이명의 소리보다 되게 또렷하고 선명했으며 잡음 하나 없이 깔끔했다. 예를 들자면, 이명이 피아노에서 제일 오른쪽 구역의 음역대라고 한다면 내가 들었던 그 소리는 피아노에서 중앙 구역의 음역대의 소리로 들린 것이다. 갑자기 들려오는 그 의문의 소리에 나도 모르게 집중을 하게 되었다. 그 소리는 계속 들렸고 어두운 감정에 완전히 휩싸여 벼랑 끝에 있던 내 이성도 점점 돌아왔다. 그리고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그때 왜 생각의 흐름이 그렇게 흘러갔는지 모르겠는데, 이성이 돌아오고 정신이 나름 또렷해지면서 내일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내가 처한 상황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유 모를 의욕이 올라오고 있었다. 이 의욕은 절대 내 의지로 만든 게 아니다. 정말 뭐에 홀린것 마냥 생각의 흐름이 바뀌었고, 내 의지가 아닌데도 이유 모를 의욕이 올라온 것이다. 여전히 바닥에 앉은 채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괜찮은 해결방안이 나오자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에서 나왔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방에 누워 잠을 청했다. 화장실 바닥에 앉은 지 6시간여 만에 일어난 일들이다. 그렇게 나는 다시 살고 있다. 그때를 지금 다시 생각해 봐도 굉장히 이상하다. 정말 그때의 난 답이 없는 상태였기에 죽음을 결심한건데 의문의 소리를 들은 뒤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그 생각과 절대 내 의지로 올린게 아닌 의욕이 생겨 지금까지 살고 있다는게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그 일을 겪고 나중에 생각난 것이 하나 있었다. 믿거나 말거나인 이야기 중 하나인데, 귀신이 일반 사람한테 말을 할 때 이명과 비슷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아마 내가 그때 들었던 소리도 귀신이 나에게 말을 하고 있었던게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그날 이후로 이사 오기 전까지 그 집에서 단 한번도 그 의문의 소리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에 귀신으로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확신한다. 내 직감이다. 누구나 그렇듯 직감은 틀린적이 없다. 나 역시도 그래왔기에 확신한다. 그렇다면 누구였을까? 누가 내 죽음을 말리고 살게 한걸까? 내가 아주 어렸을때 돌아가신 친아빠였을까? 아니면 그 집에 이사해서 살던 초반에 나를 가위 눌리게 했다가 개빡친 나에게 얻어터져서 가위 눌림에 실패한 그 여자 귀신이였을까? 그때 나에게 도대체 뭐라고 말한걸까? 귀신이 아니라면 그때 그 소리는 정체가 뭐고, 상황의 흐름상 절대 어울리지 않는 그 생각의 흐름과 의욕은 뭐였을까? 지금은 이게 제일 궁금하다. 아마 이 궁금증은 영원히 풀리지 않겠지.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따옴표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