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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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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전
안녕하세요. 우울한지 꽤 된 탓인지 죽는 게 두렵고 그래요. 죽음이 삶보다 나을 것 같지 않고 죽고싶은 제가 두렵고 죽을 것 같은 상황이 두렵고... 가족들이 제 장례식에 오는 걸 상상해봐도 미칠 것 같아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울까 후련해할까. 날 원망할까. 저는 고등학생때 친척이 죽었는데 원망 많이 했거든요. 같이 죽지.. 나도 데리고 가지.. 하고요. 혼자 살 적엔 하루종일 울고 앓아누운적도 있고 3일간 천장만 본적도 있고 생리활동 해결못해서 지려놓고도 멍하니 있기도 했어요. 속이 좋지 않아 토하고도 다시 자기도 했고 칼을 만지면 죽을 것 같아 가까이 가지 못한 기간도 꽤 길었어요. 무력감이 늘 있었던것 같아요. 굉장히 답답하고 집을 벗어나고 싶고. 그래도 혼자고 싶지 않은 모순적인 감정이 늘 있었어요. 지금은 애정결핍이 확실히 있는 편인데 그때도 그랬던 걸까요? 제가 아주 어려서부터 악몽을 많이 꿨어요. 성인이 되면 뇌가 바뀐다더니 확실히 그런지 악몽내용도 잘 기억나지 않지만.. 2년전만 해도 생생하게 기억했던 기억이 있어요. 악몽을 꾸지 않는 날이 드물었거든요. 그래서인지 늘 불안했던것 같아요. 쉽게 불신하게 되고 초조하고 실망할까 두렵고 그런 한편 괴롭고 아프고 죽고싶고. 죽음을 계획하기도 했어요. 지금 내가 이 아래로 떨어진다면.. 내가 손목을 긁는다면.. 배를 힘껏 찌른다면.. 도로에 뛰어든다면.. 하지만 제겐 늘 용기가 부족했고 저는 늘 누군가에게 바라왔어요. 제 죽음이 희생, 혹은 타살이기를. 우연히 차가 근처의 아이에게 달려든다면 대신 받힐텐데. 기적처럼 아프지 않게 누군가 내 목을 조르면 가만히 받아들일텐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더라고요. 오래 죽고 싶었어요. 굶어죽고싶었고 맞아죽고싶었고 추락해 죽고 싶었고 그랬어요. 하지만 제가 욕심이 많은 편이라 그런지 피해를 주는 죽음은 싫더라고요. 절 싫어할지도 모르는 사람에게도요. 저는 그냥 저로 죽고 싶었어요. 너무 징그럽게 말고, 혐오스럽게도 말고. 너무 끔찍하면 그건 너무 괴롭잖아요. 피차 못할짓이고요. 중고등학생때는 출석이 안되기 시작했어요. 초등학생때도 그렇긴 했는데.. 중고등학교 보단 잘했던것같은데 그렇게 됐네요. 전 제가 게으른 사람이란 생각 해본적 없고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땐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어차피 난 안된다는 생각. 지각하면 혼나는게 너무 무서워서 학교를 빠지고 아파도 학교를 빠지고 피곤해도 학교를 빠졌어요. 또 늦게 왔냐는 눈빛도 받기 싫었고 그냥 있는듯 없는듯 살고 싶었어요. 그래서 투명인간이 되고싶었던적도 몇번 있고 투명인간이 되었다고 생각하며 돌아다닌적도 있어요. 그때 이상하게 행동했던것도 같네요. 아무튼 학교를 너무 빠지니 고등학교는 자퇴하게 됐어요. 그대로 다니다 한번인가 두번인가 더 결석하면 퇴학당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자퇴하고 검정고시까지 봤네요. 공부는 중학생때 이미 놓았어요. 공부를 못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문제를 틀리더라고요. 공식이 다 헷갈리고 그랬어요. 제가 원래는 암기가 필요한 과목에 굉장히 약했는데 그땐 오히려 응용이 안되더라고요. 응용하는 방법이 너무 헷갈려서요. 중1 반배치 고사에서 2등이었나? 그랬는데 1학기 평균점수가 많이 낮아서 c반에 배치됐어요. 저보다 나이 많은 인생선배한테 이건 이거야 하고 알려줄 수 있었던것도 다 옛말이 됐고 적응은 당연히 못했죠. 점수는 점점 떨어지고 학원비는 계속 나가고 해서 그냥 끊었어요. 그 뒤로 공부는 거의 안했고요. 어차피 해도 성적은 계속 떨어지기만 하니 하기 싫더라고요. 잘은 모르는데 피해망상이 좀 있는 것 같아요. 가끔 제가 나르시즘이 있나 싶기도 하고.. 제게 굉장히 관대한 편이거든요. 무기력증은 심한 것 같고 지금은 많이 좋아져서 먹자싸 잘 하는데 안될때도 좀 있고 그랬었어요. 그래서 최근엔 우울증도 나아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그냥 모든걸 과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이는건지 최근에도 힘들긴해요. 그런데 이정도는 남들도 다 힘들다고 느끼는 것 같아서 잘 모르겠네요. 요즘엔 계속 멍하고 별 생각 없었지만 가끔 죽고싶어요. 몇년전부터 그랬던것 같은데 죽고싶을땐 환상이 보여요. 제가 어떤 행위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될지. 어떻게 피가 튀고 살이 벌어질지. 그럼 그 부위가 미약하게 아파요. 가끔은 그 미약한 통증이 전부인 양 소리지르고 울고 싶어져요. 당장 뭐든 어떻게 하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으니까 괴리감이 상당해요. 그게 또 괴로운 것 같아요. 음.. 죽고싶다기보단 죽을 것 같다에 가깝지만요. 최근엔 그게 좀 구분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최근엔 모순적이게도 살고싶어졌어요. 살고싶어서 미칠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제가 싫어요. 전 어떡하면 좋을까요. 살고는 싶지만 그런 저를 사랑하기가 힘들어요. 저는 예전보다 확실히 나아졌는데.. 왜 이러는 걸까요. 제가 너무 쓰레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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