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에 출근해서 마주치는 직장 동료들의 첫인사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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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월요일에 출근해서 마주치는 직장 동료들의 첫인사는 대개 “주말 잘 보냈어요?”입니다. 거의 친분이 없거나 상사일 때는 “네, 잘 지내셨어요?”처럼 무난하게 대답하고, 지금은 없지만 속을 터놓는 가까운 동료가 있었을 때는 힘들었던 이야기를 조금 하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은 잘 지냈다고도 못 지냈다고도 말하고 싶지 않아서, “주말이 있었나요?” “아, 주말 어디 갔대요.”와 같이 가볍게 답하는 편이에요. 순식간에 지나간 주말이었고, 좀 피곤하기도 했어요. 지난주에 남들 가는 꽃구경 가보겠다고 퇴근 후에 꾸역꾸역 찾아갔다가 그 즐거운 분위기에 오히려 더 우울해져서 입구에서 돌아온 적이 있었어요. 주말에 다시 가면 된다고 스스로 핑계를 댔지만 막상 주말이 되니 별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일요일에 누군가를 만났다가, “날씨 좋은데 어디 안 가세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제야 맑은 하늘과 거리에 가득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고, 저도 모르게 벚꽃 보러 어디 어디 갈까 고민 중이라는 대답을 했습니다. 그분이 1년 전에 그 장소를 추천해 주셨었는데 기억은 하실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집에 들어오니 다시 다 귀찮아져서, 볼 것도 없는 넷플릭스를 열어놓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벚꽃을 보러 갔던 곳의 지도 검색을 다시 해보았습니다. 며칠 전에 퇴근하고 갈 때는 환승을 하며 1시간이 걸리는 경로가 나왔는데, 주말 낮에 집에서 검색해 보니 환승 없이 45분이 걸리는 경로가 나왔습니다. 25분 후면 탈 수 있었어요. 반쯤은 충동적으로 급히 집을 나섰어요. 주말이라 버스에서부터 사람이 정말 많았습니다. 며칠 전 같은 자리에서 느꼈던 우울한 기분이 떠올라 잠시 망설였다가, 잠깐만 돌아보고 나오자는 마음으로 길을 건너 캠퍼스 안으로 들어갔어요. 사실 그 안의 길을 잘 몰라요. 작년에 친구와 함께 와 본 적이 있지만 그 한 번뿐이었고, 저는 몇 년을 지나다닌 출근길에서도 가끔 길을 잃는 길치예요. 제대로 충전하지 않고 나와 배터리가 간당간당한 휴대폰으로 지도 앱을 켜고, 사람들 틈을 돌아다니며 약간은 의무적으로 사진을 찍는 동안 그다지 편안하지는 않았어요. 사실 불편에 가까웠어요. 그래도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는 생각이 들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는 포토 스팟까지 찾아갔다가 도망치듯 돌아 나왔습니다. 그래도, 할까 말까 망설이며 마음에 담아둔 무언가를 비워낸 기분이었어요. 집에 가는 버스를 타려면 30분을 기다려야 했어요. 시끄럽고 활기찬 대학가에서 30분을 서 있을 자신이 도저히 없어 그냥 걷기 시작했습니다. 며칠 전엔 그러다 길을 한 번 잃기도 했지만, 처음 가는 길도 아니고 환한 대낮이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이전에도 종종 걷던 직선길을 헤매지 않고 따라갈 수 있었던 건 다행이었고, 그 길이 제 온갖 나쁜 기억들과 엮여 있는 곳이라는 걸 깨달은 순간은 많이 힘들었습니다. 다시 걸을 일 없을 줄 알았던 힘든 기억을 지나, 지금 제가 가장 편안하고 익숙하게 여기는 곳을 거쳐 집까지 돌아오는 길은 많이 힘들었어요. 돌아와서 휴대폰에 남은 사진들을 봤지만 화사한 벚꽃들을 본 게 아주 오래전처럼, 마치 꿈처럼 느껴졌습니다. 1년 넘게 근처에 가는 것조차 피하던 길을 다시 걸었던 기억이 당분간은 계속 떠오를 것 같아요. 어쩌면 피하고 피하고 도망치는 것보다, 그렇게 조금씩 떠올리며 이제는 지나간 일이라는 걸 저 스스로 확신할 수 있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나아질까요? ■ 30일 챌린지 : 나를 사랑하기 ■ DAY 1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자기 DAY 2 내 방 깨끗이 청소하기 DAY 3 나에게 꽃 선물하기 DAY 4 하루 동안 SNS 들어가지 않기 DAY 5 샤워하면서 노래 부르기 ▶ DAY 6 10살의 나에게 편지 써주기 ▶ DAY 7 서점에 방문해 좋아하는 책 사기 - 10살이면 초등학교 3학년쯤이었을까요? 사실 기억나는 게 별로 없고, 그나마도 학교에서의 기억이에요. 담임선생님은, 성함도 기억나고 얼굴도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플루트 연주를 잘하셨어요. 쉬는 시간에 종종 연주를 해주셨고, 제목은 나중에 알았지만 그 중 드보르작의 ‘유모레스크’라는 곡을 제일 많이 연주하셨어요. 그때 여자애들을 많이 놀리고 괴롭히던 남자애가 있었는데, 한번은 짜증 난다고 제가 그 애를 때렸다가 생각보다 너무 셌는지 그 애와 저희 엄마가 학교에 오셨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 남자애의 이름도 기억이 나요. 신기하게,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이나 스쳐 간 친구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초등학교 때의 기억이 더 생생한 것도 있습니다. 그 시절의 저는 그냥 별생각 없이, 걱정 없이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그 순간에는 사소한 일에도 심각하게 고민했을지 모르고, 괜찮다고 여겼을지라도 객관적으로는 무언가 부족한 삶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굳이 굳이 떠올려 보자면 ‘이상적인’ 가정 환경은 분명히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냥 잘 지냈던 것 같아요. 괜찮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 너무 지치고 우울한 제가 열 살의 저에게 전하고 싶은 말 같은 건 없는 것 같아요. 지금 떠오르는 그 어떤 말도, 결국은 시간이 흘러 저는 죽도록 힘들어질 거라는 의미로 이어질 것 같아서. 이미 우울을 경험하기 시작한 고등학교쯤의 저에게라면 모를까, 해맑았다고만 기억되는 더 어린 날의 제게는 그냥 아무 말도, 아무 마음도 전하고 싶지 않아요. - ‘좋아하는 책 사기’는 일단 불가능한 게, 책을 좋아하지 않고 좋아하는 책도 당연히 없어요. 하지만 책을 사는 건 좋아합니다. 읽지도 않으면서, 제목이나 표지가 마음에 들면, 혹은 누군가 추천해 주면 그걸 사서 책꽂이에 꽂아놓는 건 좋아합니다. 그러다 가끔씩 ‘책 좀 읽고 살아야지.’ 하는 마음이 드는 날에 몇 장씩 읽기도 하고요. 책 사는 걸 생각하니 떠오르는 책이 있었어요. 한참 전에 다른 마카님께서 추천해 주셨던 책인데, 엄청난 두께(와 그에 따른 가격)가 조금 부담스러워 장바구니에만 담아두었던 <필링 굿>이라는 책이에요. 아직 열흘 정도 남긴 했지만 다른 달보다 조금 더 돈이 생길 예정이라, 구매를 미루고만 있던 그 책을 주문했어요. 기운이 좀 더 있었다면 근처 쇼핑몰에 있는 서점에 갔을지도 모르겠지만, 몸도 마음도 좀 지쳐있던 터라 집에 와서 잠깐 누워 있다가 인터넷으로 주문을 했습니다. 독서는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책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은 왠지 설레요. ■ 오늘의 행운 20240406 ■ << 꼭 지금이 아니라도 결국은 분명 잘될 거예요. 인내심을 지니고 로니와 함께 기다려봐요. >> 언젠가는 잘될 거라도 하더라도, 너무 힘든 지금은 어떻게 하죠? 저는 무언가를 할 기운이 없는데 자꾸 하려고 해서 힘든 거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하지만 그저 가만히 기다리는 건, 보장도 없는 ‘괜찮은 미래’를 기다리며 그저 가만히 있는 건 더 힘든걸요. 불안한걸요. 인내심이 없어서 그런 거라면 그것도 맞는 말이겠죠. 가만히 기다리는 것도 힘들고 뭔가를 시도하는 것도 힘들다고 하면 다들 ‘어쩌라고.’ 이런 생각이 들겠죠. 하지만 지금은, 이렇게밖에는, 잘 모르겠어요. ■ 오늘의 행운 20240407 ■ << 오늘은 당신이 더 큰 용기와 결단력을 갖고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날입니다. >> 벚꽃을 보러 갔던 곳 근처에는 예전에 다녔던 네일샵이 있었어요. 지인이 추천해 준 곳이라 조금 멀리 다녔었는데 지금은 없어졌어요. 그 샵에 마지막으로 갔던 날은, 제가 이전 직장에서 처음으로 사직 압박 전화를 받았던 날이었습니다. 종일 힘든 일들이 있었고, 그래도 한 달 전에 예약해 둔 네일샵에는 가야지 싶어 지친 몸으로 버스를 타고 다녀오던 길에 그런 전화를 받았어요. 그때도 이미 힘들었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사건이 커졌습니다. 여전히 떠올리고 싶지 않고, 자의로든 타의로든 떠올리게 되면 후회가 많이 남는 시간이에요. 때로는 그때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 스스로 보호하지 못한 것을 후회했고, 때로는 그 시간을 버텨낸 것을 후회했습니다. 걸어서 돌아오는 길은, 재작년에 갔던 상담센터에서 마지막으로 걸어오던 길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상담이 많이 힘들었어요. 병원의 조언을 받아, 상담의 방향을 조금 바꿔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용기 내 말했던 날 상담은 끝났어요. 저는 50분 내내 울었고, 상담사는 왜 상담을 끝내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며 간간이 기분을 물었어요. 저는 다 끝인 것 같다고 말했고, 죽고 싶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별다른 대화 없이 쫓겨나듯 상담실을 나왔습니다. 제 스스로 문을 열고 나갈 때까지 뒤에서 가만히 지켜보고 있던 그 시선이, 그리고 내내 울고 있던 제가 문을 나서서 채 한 걸음을 옮기도 전에 뒤에서 문이 닫히던 그 소리가 지금도 잊히지 않아요. 건물을 나서기도 전에 도착한 문자는 남은 회기 환불해 줄 테니 계 좌 불러달라는 내용뿐이었습니다. 그날의 기억은 드문드문 남아 있어요. 그렇게 낮은 기온도 아니었는데 밤길이 추웠던 기억, 주변의 모든 것이 가짜 같아서, 나무도 사람도 차도 가짜 같아서 손을 내밀어 만져보려고 했던 기억, 대형 차량이 많이 다니는 도로변을 걸으며 몇 번을 길에 내려섰다 올라오기를 반복했던 기억, 남자 친구의 전화를 계속 받지 않았던 기억, 그리고 그 순간 오갔던 수많은 생각들에 대한 기억. 그때처럼 커다란 트럭들이 옆을 지나가는 걸 온몸으로 느끼며, 그때와 비슷한 기분에 자꾸 빠졌어요. 다행히 인적이 드문 길을, 소리 없이 울며 걸었습니다. 아니 어쩌면 소리 내어 울었을지도요. 시간 감각도 없이 걷고 걷다가 멀리 익숙한 풍경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그 상담센터와 저희 집의 중간에 있는, 제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장소. 그걸 본 순간 낯선 곳에서 혼자 울다 의지할 사람을 만난 것처럼, 안도감과 뭔지 모를 서러움에 울음이 터졌던 것 같아요. 재작년에 상담센터에서 나와 기억도 없이 방황하다 제가 발견된 곳도 사실 그 앞이었습니다. 그때 새벽 내내 앉아있던 그 자리에 잠시 앉아보았다가 조금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왔어요. 아파트 화단에 제비꽃이 가득 피어 있었어요. 작은 매화나무도 꽃이 다 피어 있었어요. 이름 모를 작은 꽃들도 흩어져 있었어요. 꽃은 이렇게 동네에서 봐도 되는데 왜 멀리까지 다녀왔을까 후회했어요. 왜 그 힘든 길을 다시 걸어야 했을까 후회했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잊지 못한 그 시간들을 평생 끌어안고 갈 수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분명히 잊은 줄 알았는데 이렇게 힘든 순간, 조금만 관련이 있는 상황만 되면 다시 떠올라 그 기분으로 되돌아가는 게 너무나 두려워서... 힘들지만, 아직 많이 두렵지만 조금씩 꺼내보는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때도 그랬듯이 지금도 ‘기댈 구석’ 하나쯤은 있는 것 같아서, 마음 의지할 곳이 있을 때 조심스럽게 한 번씩 꺼내보고 들여다보면, 삶의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 언젠가는 담담하게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의행운30일챌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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