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왜 하필 많고 많은 남자들 중에서 굳이 너를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courtesy
·한 달 전
난 왜 하필 많고 많은 남자들 중에서 굳이 너를 골라서 이렇게까지 아파해야 하는 걸까.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일단 상처받는 것은 기본값이겠지만, 나에게 상처를 조금이라도 덜어줄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은 널리고 널렸을 텐데 말이다. 왜 하필, 굳이 너를 골라서 사랑했던 걸까? 난 왜 나를 사랑하지 않는 너를 사랑한 걸까? 나에게 잘해주지 못해서 안달이 난 남자들 많을 거고 앞으로는 더 많아질 텐데, 난 왜 하필 너여야만 했을까? 도대체 왜 밉고도 미운 너따위를 사랑해서 이렇게까지 상처받는 걸까? 심지어 난 평소에 내 마음을 잘 컨트롤하는 편인데도 사랑 앞에서는 컨트롤이 되지 않아서 더 슬프다. 나만 신경 쓰고 나만 아파하고 나만 희생하고 나만 고통받고 나만 상처받고 나만 외롭고 나만 노력하는 관계같다............. 며칠 전 연인과 헤어졌다가 재결합했지만 여자친구와 연락이 잘 닿지 않아 외로워하는 남자 동생과... 썸을 타던 이성과 손절했다가 다시 친구로 지내는 내가, 둘 다 심심하다는 이유로 당일에 갑작스럽게 약속 잡고 처음 만났다. 감성적인 북카페도 가고, 오뎅바도 가고, 잠깐 산책도 하고, 코노도 가고, 다시 카페도 갔다. 많은 대화를 나누며 많이 웃었다. 서로 집도 가까운데 종종 보자는 말을 남기고 막차 타고 헤어졌다. 그 동생은 여자친구에게서 채워지지 못한 부분을 나에게서 채워갔고, 난 그 남자에게서 채워지지 못한 부분을 그 동생에게서 채워갔다. 완벽하게 이해관계가 성립되는 관계다. 근데 중간중간 서로가 느끼는 죄책감과 불편함은 어쩔 수가 없었다. 또다시 불편한 관계가 하나 더 추가된 걸까? 아니면 서로 채워갈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위로가 되는 관계라고 생각하면 편할까? 얼마전에 회식 자리에서 과장님이 내 연애 횟수 물으시길래 한 번이라고 답했더니 당신이 만약 연애경험이 한 번이라면 무서울 것 같다고 하시더라. 남자 보는 눈이 생기지 않아서, 앞으로 만날 남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니까 무서울 것 같다고. 근데 누구나 겪는 과정이잖아. 그래서 나보고 무서울 것 같다길래 처음 연애했던 남자가 너무 최악이었어서 최소한 최악은 알아보고 피할 수 있는 눈이 생긴 것 같다고 답했어. 그랬더니 지금 썸 타고 있는 남자는 괜찮냐고 물으시길래, 한동안 고민하다가... 이 남자도 잘 모르겠긴 한데, 일단 최악은 아닌 것 같다고 답했어.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그 사람이 그 사람이라고 답하는 게 현명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 너도 솔로가 잘 맞나? 난 연애랑 안 맞는 사람같더라고. 좋아하는 대상이 생기면 너무 마음이 약해져서 감정에 끌려다니는 그 느낌이 싫고, 너무 상처받을 일이 많고, 너무 많이 울어. 설레서 붕 뜨는 그 느낌도... 발이 땅에 닿지 않는 것마냥 무섭고. 사랑을 시작하기 전의 나와 사랑을 시작한 이후의 나는 성격이 너무 달라져서 나를 잃어버린 듯한 그 느낌도 싫어. 아직 진정한 사랑을 안 해봐서 잘 모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랬다... 과장님이 회식자리에서 자꾸 내 연애사를 캐물으셔서 연애 얘기를 많이 했었는데, 난 적극적이고 남자다운 스타일을 좋아하는데 그동안 자꾸 여자여자한 스타일의 남자들만 대시를 했다고 하니까 "팔자네... 팔자야..." 이러시더라. 연애 못 하쥬... 내 성격이 막 여자여자하지 않으니까 정반대의 남자분들이 나한테 끌리나봐. 연애 안 한 3년동안 많은 사람들이 스쳐가긴 했지... 근데 또 모순인 건 내가 끌리는 적극적이고 남자다운 남자는 나랑 성격이 비슷하니까 지지고 볶고 싸울 것 같기도 해... 연애 못 할 팔자다. 애초에 나도 문제인듯... 내가 적극적이면 소극적인 사람한테 끌려야 그나마 상성이 맞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어느 쪽을 선택해도 골치아프군. 이건... 연애하지 말라는 신의 계시다... 근데... 그래도... 그럼에도 연애하고 싶다!! 난 감정의 동요가 큰 걸 싫어해서 잔잔한 게 좋은데 또 내 나이에 맞게 격렬한 연애도 한번쯤은 해보고 싶어. 아직 젊으니까.ㅋㅋ 편안함을 느끼는 건 설레는 것보다도 힘들더라구... 내가 배려받는다고 느끼게끔 진심으로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도 흔치 않고... 난 요즘들어 F라기보단 따뜻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졌어. F여도 차가운 사람은 차가워서. 그건 타고난 기질인 것 같아. 난 T여도 따뜻하잖아. 아닌가? 아무튼 그 외국영화 대사 짤도 있던데. 아빠가 딸한테 하는 말인가.. "결혼은 따뜻한 사람과 하거라." 이런 영화 대사 짤 본 것 같아. 예전엔 무조건 나한테 좀 차갑더라도 똑똑한 사람 만나고 싶어했는데, 사람이 정서적인 교류가 되지 않으면 외로워진다는 걸 강하게 느낀 뒤로 이젠 좀 모자라더라도 따뜻한 사람 만나고 싶어졌어. 막 크게 모자라지만 않으면 내가 챙겨주면 되지. 내가 똑똑해지면 되지. 오히려 완벽에 가까울수록 날카롭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4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josep
· 한 달 전
누굴 좋아하는 건 너무 불안정해 답답해 전부 다 반대로 됐으면 좋겠어 그 사람이 나를 기다렸으면 좋겠고 궁금해 했으면 좋겠고 근데 그러다가도 나처럼 불안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미 나를 가장 잘 알았으면 좋겠고 그래.. 나 같아서 댓글 달게 됐어 힘내ㅜ
커피콩_레벨_아이콘
courtesy (글쓴이)
· 한 달 전
@josep 댓글 고마워... 요즘 정말 너무 스트레스 받고 힘든데, 지쳤는데, 안 그래도 회사 일 때문에 상처가 깊은데... 호감 가는 이성까지 스트레스를 주니까 미쳐버릴 것 같아. 매일 매일 술에 절여져서 사는 미친 인생이야... 너 말대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너무 불안정하고, 나를 잃어버리는 일인 것 같아. 근데 또 그렇게 흔들리는 꽃 같기에 사랑이 아름다운 것 같기도 해... 같이 힘내자ㅜ
커피콩_레벨_아이콘
josep
· 한 달 전
@courtesy 응 그렇게 흔들릴 수 있고 누구를 좋아할 수 있는 것도 너가 사랑과 인생에 진심이라는 거잖아 진심으로 사는 거 진짜 멋있어 텅 빈 삶들이 얼마나 많아.. 지금 좋아하는 사람과 잘되든 널 아주 아껴주는 다른 좋은 사람을 만나든 응원할게 너무 많이 아프지 않길
커피콩_레벨_아이콘
courtesy (글쓴이)
· 한 달 전
@josep 너 말 듣고 생각해보니 정말 내가 매 순간 진심으로 인생을 살았기에 이만큼 아픈 거구나 하고 새삼스레 깨닫게 되었어... 그 말이 정말 큰 위로가 되기도 한다... 진심으로 고마워!! 너도 너무 많이 아프지 않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