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해주지 못할 때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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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해주지 못할 때
커피콩_레벨_아이콘이새벽입니다
·2달 전
저는 21살 여자입니다 누구보다 치열했다 자부할 수 있는 19살의 입시 수험생활 끝에,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대학을 합격했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못해 결국 자퇴 후 20살에 반수를, 그렇게 2번의 입시를 마쳤습니다 현재는 지방의 한 국립대에 합격한 상태이고 나름 즐겁게, 알차게 잘 적응하며 생활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내가 나를 온전히 사랑하지 못한다는 느낌이 처음은 아니었는데 오늘 그에 대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왔고 도저히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어서 이렇게나마 상담을 받아보려합니다 .. 아래는 오늘 같은 과에서 알게된 한 친구와 2-3시간정도를 보내고 난 후 기숙사에 들어와 내내 알게 모르게 들던 우울한 기분을 떨쳐보려 메모장에 쓴 일기의 내용입니다 오늘 왜이리 기가빨리고….기가죽고…괜히 내가 내가 아닌 것 같고 그냥 쉬고싶고…이런 기분이 들었나 가만히,곰곰이 떠올려보면 1. 여태까지 혼자인 적이 참 많았기 때문이다. 홀로 긴 수험생활을 2번이나 경험해봐서인지 잠깐 잠깐 쉬는 동안에도 누군가의 눈치를 봐야하는 기분을 느끼거나(ex.부모님, 친구들의 시선) 억압, 부담을 느끼기 싫었기에 혼자 다니는 것이 익숙하고 편했던 경험 때문에 누군가의 (더군다나 새로 알아가는 단계인 사람의) 기분을 신경써야한다는게 많은 노력을 요했던 것 같다 2. 잘 보이고 싶었다. 괜히 한 마디리도, 리액션 하나라도 더 과하게 해야 이 사람이 나와 함께 있을 때 재밌다고 느끼고, 그래야 나를 좋아하게 될까봐 ..어떻게 하면 나라는 사람을 더 좋게, 괜찮게 봐줄까 에 대해 계속 생각하는 동시에 행동을 하다보니..하다하다 지쳐버린 느낌이었다 3. 나는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가? 아니…아닌 것 같다 나는 나를 늘 조건적으로 사랑해준 것 같다 오늘 아침 일찍 도서관에 갔는가? 그래서 그 덕에 나는 성실한 인간임을 스스로 느꼈는가? 그것으로부터 뿌듯함을 느꼈는가? 그래야만, 그렇게 행동을 보여야만 내가 좀 더 괜찮은, 사랑받을만한 사람인 것 같으니까…..물론 성실한 습관을 갖추려 노력하는 모습은 좋은데 어느순간 그게 강박으로 바뀌었던 것 같다 이래야만 내가 좋은 사람이 된 것 같고…. 근데 .. 쓰다보니 쪼그라들어있는 모습이 왠지 안쓰럽고 그렇다 이제야 내 감정을 직면한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아프다 평가받는 것에 늘 익숙해져있다보니 위축되는 내 자신을 느끼기 싫어져서 평가받지 않기 위해 그저 좋은 말만 듣고 좋은 말만 뱉기 위해 했던 행동들과 생각들이 나를 더 병들게 했나보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는 게 너무너무 어렵다 나는 너무너무 좌절감이 컸다………. 평가받는 인생에서 벗어나야지 싶어서 단호히 입시판을 떠났는데 내가 나를 늘 평가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래서 나는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주지 않고 있었구나 알게 된 순간 너무 마음이 아팠다 아니 누군가가 나라는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그 사람이 나를 평가할거라는 강박을 버리고 나부터도 나를 평가하지 말아야하는데 그게너무너무어렵다…. 여기까지가 일기의 내용입니다 제 감정을 잘 담아내고 싶어서 일부러 그대로 일기를 보여드렸습니다 정말 밝고 긍정적인 생각도 많이하는 사람인데 갑작스레 제가 이런 깊은 우울감을 느낀다는게 두렵고.. 정리가 안 된채로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두려워 간절한 마음으로 글을 써봅니다 사회성이 떨어지거나 평소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던 것도 아니라 스스로가 느끼는 감정이 많이 당황스러웠어요 하지만 어쩌면 오래전부터 느끼던 스스로에 대한 강박이나 우울감 같은 것들을 그저 무시해버린 건 아닐까 싶기도 해요 .. 입시하면서 부담감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거든요.. 어떻게하면 평가의 강박이나 자존감, 부담, 압박감을 멀리할 수 있을까요…속상하고 제가 이런 감정을 느끼고 이렇게 조언을 구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멀리 와버린 건 아닐까, 어쩌면 평생 안고가야할 감정은 아닐까 싶어 많이 걱정돼요 부디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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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답변 1, 댓글 5가 달렸어요.
상담사 프로필
이다현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2달 전
길을 찾아가는 마카님께.
#정신건강
#자존감
소개글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이다현 입니다. 작성해주신 사연 내용을 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안하셨으면 해서 답변 적어보겠습니다.
📖 사연 요약
지난 2년 대입을 위한 시간에 매진한 뒤 대학생활을 하고 계셔요. 최근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감각과 우울이 함께 찾아와 고민스러우신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1) 3월은 굉장히 역동적이고 묘한 시기에요. 기온이 올라가고 일조량이 높아지며 다시 녹음의 싹을 틔우는 계절이지요. 학생들은 개학/개강을 맞이해 분주해 여러모로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느낌이 많이 들지요. 이렇듯 만물이 생장하는 시기에, 우울감을 비롯한 다양한 감정적 괴로움도 함께 요동치기도 합니다. 실제로 봄에 정신건강의학과 예약률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지요. 사람 또한 환경에 속해 있는 생물이기에 계절과 날씨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요. 거기에다 만 25세까지 전전두엽의 발달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양한 감정적 혼란과 충돌이 발생하기 쉽고요. 2) 대입을 위한 2년 간 치열한 인내의 시간을 견뎌냈을거에요. 한 번의 좌절과 그를 딛고 올라서 다시 합격의 유무로 결정되는 궤도에 들어간거에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나를 이루고 있는, 일상의 많은 부분들이 유예되었을거에요. 특히 감정을 헤아리거나 스스로를 보살핀다는 것은 큰 사치였을 거고 자기 자신에게 끊임없이 당위와 조건을 상기할 수밖에 없었을 거고요. 유예된 것은 수면 아래에 머물러 있다 나도 모르게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상대적으로 마음이 편안한 시기에 갑작스러운 우울/무력감의 형태로 경험할 때가 많더라고요.
💡 대처 방향 제시
1) 스스로를 조건 없이 사랑한다. 이거 참 어려운 거에요. 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부분이거든요. 살짝 뒤집어 생각해보면, 모든 사람이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만 행복하고 편안한가?하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요. 아마 성숙한 자기애와 별개로 그럭저럭 잘 지내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을 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유니콘처럼 존재하는 당위와 맥락이 우리의 어깨를 짓눌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바람직한 지향점의 하나일 뿐이지 거기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해서 미완으로 남는 것은 아니에요. 그리고 사랑이라는 거 되게 거창하잖아요. 거창한 것은 접근성을 떨어트리고 좌절로 몰고 가기 쉬워진답니다. 우주의 먼지이자 유약한 존재인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작은 친절을 스스로에게 베푸는 것이 아닐까요. 좋아하지 않는 사람, 심지어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친절하게 대할 수는 있어요. 나는 a라는 친구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표정이 좋지 않을 때 무슨 일있는지, 밥은 먹고 다니는지 물어볼 수 있는 것 처럼요. 다른 사람에게 할 수 있다면 스스로에게도 그리 대하면 되어요. 사랑은 둘째 치고 오늘 내 기분이 어떤지, 컨디션은 괜찮은지, 좋지 않은 하루를 보냈다면 잠들기 전에는 기분 전환이 될만한 활동을 해주고요. 이런 시간들이 조금씩 쌓이다 보면 나라는 존재가 조금은 마음에 들 수 있어요. 기분은 날씨와 같아서 예측하기 힘들지만, 우중충할 때는 날씨의 탓을 하기 보다 우산이나 비옷을 챙기듯 감정도 그리 대해주면 되는 거에요. 어렵지 않을 거에요 :)
오늘 하루는 조금 더 편안하게 보내셨으면 합니다.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땐 언제든 마인드카페를 찾아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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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dly
· 2달 전
저도 저 자신을 사랑하는법을 잘 모릅니다. 글쓴이님과 비슷하게 남의 시선을 신경쓰고 그랬었어요.. 근데 글을 볼수록 너무나 힘드셨을것 같고 지금도 그럴것같아요.. 2번을 계속 곱씹어 보게 되고 너무 마음이 그래요.. 아직 한참 즐거워만 해도 모자랄 때에 눈치를 본다는게 제가 더 맘이 아픈것 같아요.. 마지막 단락은 자기검열이 너무나 심하게 하시는것 같아요.. 남들에게 관대한 만큼 본인한테도 좀 관대해지세요.. 꼭 뭘 해야만 사랑받을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현재의 모습 그대로 사랑받을수 있는 사람이십니다... 자신이 하면 즐거운 일들중 가장 소소한것부터 기쁨을 느껴보세요 그러다보면 어느새 행복이 별거 없구나 싶기도 하더라구요 다만 그런와중에도 해왔던 버릇들이 불쑥불쑥 튀어나오겠지만 그걸 이제 반대로 의식적으로 눌러보시는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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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승사자dvdh
· 한 달 전
힘내세요!!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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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S0002538
· 한 달 전
그동안 들인 너의 노력을 한번 믿어봐. 실수할까봐 움츠러 들지말고. 남이 나를 어떻게 볼지 어떻게 생각할지 조마조마 하지도 말고. 남의 시선이 나를 만들어 가는게 아니라. 너의 시선이 너를 만들어 가는 거야. 그러니까 너 자신을 좀 더 칭찬해주고 따듯하게 바라봐줘. 너 지금 아주 잘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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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미천사
· 한 달 전
저도 20대때부터 이런 생각이 자주 드는 사람이라 이런저런 글도 많이 읽고 상담도 받고 했는데요. 자기 자신에 대한 기준이 높다보니 그 수준에 못미친다 생각이 들면 자기자신을 비하하거나 우울감이 든다더라고요. 나보다 못한 사람들도 정말 많잖아요? 그들에 비해선 아주 훌륭한 포지션인데 말이죠. 당당하게 살아가도 되는데 자기 스스로 자신을 공격하는건 참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 같아요. 그런데 잘 안되죠? 이게 습관처럼 자꾸 생각이 원래대로 돌아와서 그렇대요. 좀 오랜기간동안 도 닦는다 생각하고 매일 나는 나를 사랑해, 나는 소중해. 내마음은 내가 지켜. 누가 뭐라하던 상관없어. 나는 나야. 계속 해줘보세요. 좀 더 나를 사랑해주신다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나는 하나의 민들레같은 들꽃이다 상상해보세요. 오는 친구 안녕? 가는 친구는 잘가~ 나는 굳이 움직일 필요가 없어요. 잘 보이려고 꾸미려 애 쓸 필요도 없구요. 심플하게 생각해보는거예요. 나는 그냥 나야. 그저 내가 할 일을 해 나갈 뿐이야. 라고 생각해보면 좀 낫더라고요. 한창 다양한 감정이 많이 드는 나이신거 같아요. 다 지나갈거예요^^ 지나가던 40대 아줌마가 주절주절 하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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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뿔싸일어나야지아침인데
· 한 달 전
나를 나 그대로 사랑하기란 정말 어려운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보니 나에 대해 떠오르는대로 가감없이 적어보고 부정적으로 적은 단어 문장에 형광펜으로 밑줄을 치고 나를 제대로 직면해 본 후 아주 사소한 것 하나 하나씩 나를 칭찬하기를 하더라구요. 이를테면 밥을 꼭꼭 씹어 먹은것을 칭찬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 한 컵 마신 것을 칭찬합니다. 이런식으로요^^ 그러면서 자존감을 키워가는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ㅎㅎ 나 그대로를 사랑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무턱대고 그냥 나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너무 어려우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