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하지 않는 날이 올까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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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하지 않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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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달 전
겉으로 보기에 저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습니다! 모두가 부러워하는 직장에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했고,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주변에 사람이 늘 끊이지 않고, 유복해 보이는 가정에서 자랐어요. 부모님 사이도 현재 매우 좋습니다. 친한 친구들에게만 고백했던 이야기지만 사실 저는 평생을 불안 속에 살아왔어요. 돈은 잘 벌어왔지만 외도를 하고 폭력적인 아빠 때문에 엄마는 지금까지도 공황발작/공황장애를 앓고 계시고, 어릴 적 엄마는 저와 동생을 버리고 여러번 집을 나갔습니다. 이제와서 알게 된 사실인데, 아버지도 본인의 원가족과의 상처와 해결되지 않은 갈등으로 성중독을 겪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지금 부모님과 독립해 살고 있습니다. 밝고 긍정적이고, 모두에게 사랑받을 수 있고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자존감도 높습니다. 근데, 연애 문제에 관련해서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멀어질 때마다 늘 지옥을 경험합니다. 매번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어요. 바람기가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사귀기도 전에 혼자 집착하고 좋아하다가 버림받는 것 같습니다. 나름 다양한 방법으로 잠자리도 미뤄보고, 연락을 하는 빈도수도 조절하며 상대방이 좋아지는 마음의 속도를 늦춰보려고도 했지만 늘 끝이 좋지 않네요… 생각해보면, 어릴적은 “불안”과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몰랐던 것 뿐이지 평생이 불안하고 외로웠어요.. 제게 주어진 모든 것에 감사하고 즐거울 때도 있어요. 그럴때 조차도 저는 남자를 찾습니다. 그러다 남자가 생기면, 상대의 마음보다 내 마음이 커질까 늘 노심초사 불안해하고 결과적으로는 끝이 좋지 않으면 혼자 그 안에서 헤어나오기 위해 애를 씁니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 않네요. 벌써 20대 중반인데, 나이를 먹으면 괜찮아질까.. 했는데도 쉽지 않아요. 순간순간 가슴이 너무 답답해서 크게 한숨을 쉬지 않으면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아요. 저녁 늦게, 이른 아침이 제일 힘이 듭니다. 남자 때문에 다른 모든건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이러는 제 자신이 한심하네요.. 상담도 꾸준히 받았지만, 남자와 만나고 헤어질때마다 (심지어 그냥 썸)일때 조차도 무너지는 제 자신이 너무 실망스러워요. 불안해하지 않는 인생을 사는 순간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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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송현구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2달 전
새롭고 안정적인 관계가 마카님께 찾아오길 바라요
#대인관계
#대상관계이론
#투사적동일시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송현구 상담사입니다. 마카님의 깊은 고민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왔습니다 :)
📖 사연 요약
마카님은 연애에서 비슷하게 반복되는 패턴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불안과 외로움을 크게 경험하고, 그래서 이성을 만나 크게 좋아하게 되지만, 크게 좋아하는 마음과 동시에 느껴지는 불안과 두려움이 느껴지고, 종국에는 내가 버려지듯 관계가 끝나는 모습이네요. 나의 패턴에 대해 이만큼 생각하고 알아차린 마카님이 대견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 정리하고 이곳에 올릴만큼 이 문제로 많이 고민하고 머릿속이 복잡했겠구나 생각도 들었어요. 마치 좋아하는 마음도, 힘들어하는 마음도 크게 느끼고 크게 휘청거리는 마카님의 모습이 느껴져 마음쓰이네요...
🔎 원인 분석
우리는 왜 우리에게 상처 주는 관계를 시작하게 되는 걸까요. 대상관계이론에서 말하는 '투사적 동일시'라는 개념과 관련있습니다. 우리는 상대방에게 내가 바라는 방식으로 행동하길 투사하고, 상대방도 내가 투사한 그 사람이 된 것처럼 행동하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를 투사적 동일시라고 합니다. 잦은 만남을 반복하지만 그 끝이 안좋게 끝나는 이유는, 관계에서 느끼는 마카님의 강렬한 애착과 그 이상으로 강렬한 불안이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 아닐까요. 그렇다면 관계에서 좋아하는 마음도 불안한 마음도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뭘까요. 근원적으로는 기질과 양육방식에서 찾을 수 있겠지만, 뭉뚱그려 말하면 '흔들려도 떠나지 않는 안정적인 관계경험'이 부족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 경험은 우리가 태어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채워져야 하는 경험이지만, 만약 그 경험이 부족했거나 또는 양육자가 나를 떠나는 경험이 반복되었다면, 성인이 되어서 불안정한 관계가 반복될 수 있습니다. 가령 상대방을 좋아하게 되면 그만큼 나를 떠날 것 같은 불안도 크게 다가오거나, 사소한 사건과 단서에도 관계가 틀어지거나 버림받을 것 같은 경험을 크게 느끼는 식으로요.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의 고민에 근원적으로 필요한 건 안정적인 관계경험이 반복되고 쌓여서, '사람들은 나를 쉽게 떠나지 않는다'는 명제를 경험으로 체득하는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오래 지속되어야 할 뿐더러, 혼자서 실행하기 어려운 방법입니다. 그래서 우선 마카님께 관계에서 반복되는 패턴을 알아차리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마카님이 이미 자신의 패턴에 대해 어느정도 통찰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여기서 한가지 추가한다면, 나에게 반복되는 행동의 기능이 어떤 건지 찾아보는겁니다. 여기서의 행동은 꼭 몸으로 나타나는 것 뿐만 아니라 자주 하는 말, 자주하는 생각, 자주하는 대처 등 포괄적입니다. 이 행동을 하고 나면 나에게 어떤 결과가 찾아오는지 생각해보세요. 나에게 좋은 것이 추가되나요, 아니면 내가 안 좋은 것에 회피하나요. 행동이 반복된다는 건 그 행동에 나름의 기능이 있다는 거고, 기능은 우리가 욕구에 접촉하거나 두려움에 회피하기 위해 나타납니다. 내 행동이 어떤 기능인지 분석한다면, 내가 사람들에게 갖고 있는 주요한 욕구와 두려움을 알 수 있겠지요.
패턴에 대한 통찰이 생기더라도, 여전히 관계에서 경험하는 감정들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몇 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상담이 더 직접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습니다. 상담자의 반응을 통해 점차 내 감정을 조절하고, 상담자에게 불안이나 분노를 느껴보기도 하고, 그럼에도 이 관계가 깨지지 않는 걸 경험하며, 점차 마카님이 누구를 만나든 안정적인 관계경험을 쌓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나를 아프게 하는 패턴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마카님께, 아무쪼록 이전과 다른 새롭고 안정적인 관계가 마카님께 찾아오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