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툴 때마다 저를 심하게 때렸던 남동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싸움|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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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툴 때마다 저를 심하게 때렸던 남동생
커피콩_레벨_아이콘mnqp
·2달 전
지금은 성인이 되고 한참 지났습니다. 중학생 때 연년생 남동생이 툭하면(주로 컴퓨터 사용 문제로) 누나인 저를 때렸는데요. 제가 고1이 될 때까지 그랬습니다. 항상 주먹으로 제 팔뚝 부분을 강하게 퍽 치는 것이 시작입니다. 몇 대 그렇게 맞으면 저도 화가 나서 반격해보지만, 이제 한창 성장기에 운동까지 하고 있는 동생과는 상대가 안 돼요. 제가 울고 소리 지르고 하면, 동생은 무표정 혹은 비웃으며 주먹으로 제 배를 가격한다거나, 맞아서 바닥에 쓰러져있는데 몸을 발로 걷어찬다거나, 다음날 되면 온몸 곳곳 시퍼런 멍이 들어있을 정도로 여기저기 때렸습니다. 지금까지 살면서 그런 멍 들어본 건 오직 그때뿐이네요.. 싸움 같지만 사실 일방적 폭행에 가까운 다툼을 끝내고 나면 저는 잠들기 전까지 펑펑 울었습니다. 아침에 눈 팅팅 부어서 학교 가고 그랬죠. 그런 일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반복된 후, 언젠가부터 저는 동생에게 말을 걸지 않았습니다. 동생이 먼저 무슨 얘기를 건넸는데 대답 없이 무시해버리니 동생 역시 그 후로는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싸울 때 말고는 평소 친구처럼(다정X) 이런저런 가벼운 얘기도 하고 나가서 같이 배드민턴도 치던 사이였는데, 그 후로는 서로를 없는 사람처럼 대하며 말 한마디 나누지 않았습니다. 성인이 되고 몇 년 지나서까지 계속 그 상태였어요. 20대 중반 됐을쯤 어쩌다 그 시절 이야기가 나왔는데 동생이 그땐 미안했다고 사과하더군요. 저도 받아줬구요. 그리고 지금은 더 나이가 들었고, 정말 오래전 일이 되었는데도 동생에 대한 좋은 감정이 없어요. 지금 동생은 본인 분야에서 탑이 되어 주변에서 인정받고 돈도 잘 벌고 부모님도 엄청 자랑스러워하세요. 고등학생~성인 된 이후로 사회성 장착해서 인간관계도 아무 탈 없이 잘 하고 있구요. 사람이 막 엄청 착해졌다거나 이런 게 아니라, 크게 문제될 만한 언행을 하지 않습니다. 근데 저는 사과도 받았고 동생이랑 짧은 몇마디 주고받으며 잘 지내는 것처럼 보여도, 오 좀 남매 같은데?하며 괜찮아진 것 같아도 결국 여전히 불편합니다. 어떻게 대해야 할지, 어떤 사이로 지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가족이지만 마음이 안 가요... 우리가 가족?이라는 것도 낯설게 느껴져요. 쟤랑 내가..? 주변에서 다들 치켜세워주는 동생인데 저만 이러고 있으니 제가 이상한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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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이혜승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2달 전
마카님 마음이 닿는 만큼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남매관계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이혜승 상담사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사연 요약
사춘기 시절 남동생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많이 힘든 시간들을 보내셨군요. 일방적으로 맞고 나면 잘 때까지 펑펑 우는 날들이 반복되었고 그러다 보니 사소한 대화도 하지 않을 만큼 사이가 멀어졌나 봅니다. 성인이 된 후 사과도 받았고 남 보기 아무렇지 않은 남매 사이가 되었네요. 남동생도 사회적으로 인정 받는 위치에 올라섰지만, 여전히 마카님 마음에는 불편한 마음이 있고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이기에는 낯선 마음이 있으신가 봅니다.
🔎 원인 분석
우선 한창 예민한 사춘기 시기에 그렇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하며 잠이 들 때 마카님 심정이 어땠을까... 너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마카님이 누나로서 무언가를 크게 잘못한 것도 아니고 사소한 시비에도 힘이 약하다는 이유로 그렇게 무자비한 대우를 받으며, 아마 자존심도 많이 상하고 억울하고 분한 마음이었을 것 같아요. 그 당시 부모님을 비롯한 주변에서 도와 줄만한 사람이 없었을까요? 그 부분도 너무 안타깝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20대 때 동생의 입에서 먼저 사과의 말이 나왔다면, 아마 동생도 사는 내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리 사춘기 때라지만 누나를 그렇게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나서 마음 편할 사람이 어디 있겠나요? 그리고 사과를 했고 누나가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친하게 지내기에는 무언가 장벽이 있는 것 같은 거리감을 동생도 못 느끼지는 않을 것 같고, 그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화해라는 것은 마음 속 깊은 대화가 충분히 이루어지고 또 그에 따른 일종의 보상(?)이 있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요. 예를 들어, 사과 후 누나의 삶에 조금 더 관심을 기울인다거나, 사과는 했으나 이후 누나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 됐는지 궁금해 한다거나, 더욱 친해지려고 노력을 한다거나 하는 행동들 말이죠. '동생도 그동안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구나', '누나 마음을 풀어주려 나름 노력을 많이 하고 있구나' 하는 부분들이 느껴져야 마카님 마음도 서서히 풀어질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상황들이 없었다면, 그냥 마카님 마음이 닿는 데까지만 하셔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사실 단지 싸움의 문제가 아니라, 이후에 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관심 갖고 나름 가깝게 지내는 시간들이 중요한 건데 그런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 소원한 마음과 편하지 않은 감정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 아닐까 싶어요. 마카님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형식적인 거리감을 설정하셔서 마카님 마음 가는 대로 지내 보시기 바랍니다.
짧은 글만으로 조언을 드리려니 한계가 있네요. 상담에서는 마카님의 힘든 마음을 충분히 들어 드리고,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mnqp (글쓴이)
· 2달 전
부모님은 일 때문에 항상 바쁘셨고, 지금도 저희 둘이 왜 별로 안 친한지 모르세요. 두분 다 세심하게 관심 갖거나 경청하는 성격도 아니시구요. 쓰다보니 너무 긴 글이 되어버려서 누가 읽어주기는 할까 했는데... 처음으로 누군가 제 얘기를 온전히 다 들어주시고 이해해주셨네요. 그것만으로도 감동이고, 조언 주신 내용도 도움 많이 되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