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는 정체성이 변할 것이라는 불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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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정체성이 변할 것이라는 불안
커피콩_레벨_아이콘제육정식
·2달 전
20대 대학생입니다. 이 문제 때문에 학교 심리상담센터도 다녀왔는데 "XX님이 그게 왜 두려*** 모르겠어요"라는 말만 듣고 어이없어서 한 회기만에 중단했습니다. 제가 봐도 말이 좀 안 되는데, 이런 겁니다. 저는 의지가 부족하고, 운동도 안하고, 자기관리를 잘 못합니다. 점점 살이 늘어가는 몸이 싫고, 깔끔하게 꾸미고 옷도 잘 입고 연애도 해보고 싶습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생활습관도 바꾸고 그래야겠죠? 근데 그게 잘 안 됩니다. 왜냐면 저에게 있어 "나"는 "자기관리 안하고 비관적이고 애인 없는 사람"인데 만약에 내가 이 특성을 바꾼다면 더이상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자기관리 뿐만 아니라 바꾸고 싶은 나의 면모에 대해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이 상태에서 더 나아진다면, 즉 내가 내 습관을 바꿈으로서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한다면, 나는 더이상 "나"가 아닐 것이고 미지의 무언가가 될 거라는 말도 안되는 막연한 생각이 있습니다. 내가 운동을 시작한다면 "운동하고 싶지만 운동을 안하는 나"는 사라지고 여태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운동하는 나"가 되겠죠? 그러면 전자의 "나"가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는데, 이게 무섭고 불안하고 이상하고 이질적으로 느껴집니다. 폭식, 폭음 등 나에게 문제 행동이 있는데, 이 문제 행동을 고치는게 어렵습니다. 저런 문제행동이 나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라고 느껴지고, 그렇기에 저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나"라는 건 존재할 수 없을 것처럼 느껴지거든요. 이것 때문에 아무 것도 못하겠어요. 그냥 귀찮음을 이렇게 포장하는 건지, 내가 만들어낸 문장을 믿고 있는 건지, 이게 진짜 내 생각인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나"와 "내 생각"이 뭔지도 모르겠어요. 나에게 A, B, C, D라는 선택지가 있고 내가 A를 선택한다면 나는 절대 B, C, D를 선택한 버전의 내가 될 수 없다는 공포감? 불안감? 절망감? 그런 것도 있습니다. 나는 오직 하나의 나만 될 수 있고 모든 가능성을 탐색해보는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게 화가 납니다. 이건 대체 무슨 문제인가요? 주위에 심리상담을 받는 친구들이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친구들에게 물어봐도 이해를 못합니다. 다른 문제들도 있지만 이 글에서는 이 문제만 다뤄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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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이다현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2달 전
변화가 생소한 마카님께.
#자아/성격
소개글
마카님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상담사 이다현 입니다. 작성해주신 사연 내용을 보고 함께 이야기해보면 좋을 거 같아 답변 적어보겠습니다.
📖 사연 요약
현 상태에서의 변화 필요성을 느끼지만, 변화를 향해 노력할 경우 이제껏 존재했던 '나'의 모습이 없어지게 될까 두려움이 있는 거 같아요.
🔎 원인 분석
1) 변화는 낯설어요. 낯선 것은 불편하기 마련이고요. 이 불편함에 대한 반응 또한 사람마다 다양할 거에요. 이전의 상태에서 다르게 바뀌는 것은 그 내용이(사회적/개인적으로) 좀 더 바람직한 것이라 할지라도 과거의 익숙함을 보내주어야 한다는 점에서 상실감을 겪기도 하니 여러 측면에서의 도전일 수밖에요. 습관을 바꾸는 것도 넓은 의미의 상실이에요. 상실은 불안을 촉발시키고, 불안은 상실을 회피하는 방향으로 작동하기 쉬우니 '이전의 나'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지속/강화될 가능성이 높겠지요. 2) 뇌는 하던 것을 계속 하고자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한 번 항상성으로 굳어진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만 다른 방식으로 바꿀 수 있고, 생각이나 감정의 흐름에도 항상성과 저항이 적용될 거에요. 즉 변화를 시도한다?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일련의 저항이 발생할 수 있고, 마카님의 경우 저항의 한 형태로 인지적 활성화가 나타나는 것 같아요. 막연한 불안감이 아닌 'a를 시도하면 a를 하지 않았던 과거의 내가 없어지는 거 같은'생각들이 각기 다른 형태로 파생되어 이어지고 여기에 불안, 이질감이 더해지는 거지요. 간단하게 '변화는 스트레스/저항을 동반할 수 있는데, 그것이 인지적 활성화로 나타난다'로 요약해 볼 수 있겠어요. 3) 나에게 폭식, 폭음 등의 행동 문제가 있는 것을 인지하는 것과 이를 바꾸기 위해 행동하는 것은 별개일 수 있어요. 즉 알고는 있는데, 불편하긴 한데, 바꾸면 좋을 거 같긴 한데 지금 당장 하고 싶지 않는 과도기적 상태에 해당할 가능성도 있고요.
💡 대처 방향 제시
1) '나'라는 대상을 전체로 보고, 나를 구성하는 여러 특성/경향성들을 부분으로 볼게요. 폭음, 폭식과 같은 습관이라 할지라도 스스로 핵심적인 특성이라 느낄 수 있어요. 습관과 함께 지낸 시간이 길수록, 혹은 쾌락과 고통이 결부되어 있으면 강한 자극(도파민 활성화)을 제공하기 때문에 핵심적인 것으로 여기기 더 쉽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변화가 더 어려울 수 있어요. 하지만 '나'라는 존재는 다양한 구성요소들의 총합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어느 일부를 바꾼다고 해서 전체가 사라지거나 하지 않아요. 오히려 바뀐 어느 부분이 다른 영역들과 상호작용을 하며 적응을 위해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높지요. 그 또한 '나'이고요. 예전의 것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른 회로가 활성화/연결 되는 거라고 이해해주시면 어떨까요. 2) 생각이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으로 확산될 때는 단순하게 정리하는 것이 필요해요. 방이 어지러우면 정리하는 것 처럼요. 특히 걱정이나 염려가 둥둥 떠다니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에너지를 낭비하게 되어 정작 필요한 상황에 쓰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기 마련이에요. 운동이나 절식을 하게 되면 예전의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될까 염려된다 -> 지금 내가 살을 빼고 싶은가? 지금 내가 운동을 하고 싶은가?에 초점을 옮겨 볼게요. 복잡한 것을 떠나 지금 당장 할 마음이 드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거에요. 만약 '아니다'라면 행동하고 싶을 때를 좀 더 기다리면 되고, 혹'그렇다'라는 결론이 난다면 '살을 뺀다'가 아닌 '몸을 움직인다'로 방향을 잡아 하루에 20분 산책하는 것 부터 시작하는 거죠. 그 다음날에는 산책 시간을 늘리고, 좀 더 속도를 높여보기도 하고요. 이후에는 이왕 먹는 거 단백질을 좀 더 챙겨먹어 보고, 다른 날에는 신선한 야채를 함께 곁들여도 보고요. 매일 빠짐없이 하지 않아도 좋아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작은 변화들이 쌓이다 보면 쌓인 시간 만큼 예전과 다른 '나'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오늘 하루는 좀 더 편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에 대한 이야기가 필요할 땐 언제든 마인드카페를 찾아주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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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공간의자유
· 2달 전
일단 저는 무슨말씀인지 알거 같아요. 근데 나는 나일뿐이예요. 겉모습이 바뀌고 내가 하는일이 달라져도 내 본질(영혼)은 바뀐게 아니고 새로운 챕터로 넘어간것뿐이고 과거의 나는 경험으로서 내 머리속에 존재하고 쌓이지 없어지진않아요. 간혹 올챙이적 잊고 거만해지는분도 있지만 그들은 내 과거를 정말 다 잊어버리고(과거 내모습이 없어진게아니라) 과거보다 현재를 더 추구하는거고 현재 잘나진모습에 취한거라 생각하고요. 그리고 학교심리상담보단 정신과를 가보시는게 정신진단쪽으로 의논해보는게 좋지않을까싶네요. 심리상담은 말그대로 심리를 털어놓고 얘기하고 공감하고 조언하지 진단과 검사를 하진않아요. 그리고 해야될걸 알지만 이유를 대며 못하게 되는건 집중력결핍장애(adhd)일수도 있고 다른 병명일수도 있고 그냥 마카님의 자아가 강해서일수도 있고요. 정신과는 1회 30분내외 약값까지 포함해도 1-2만원이내이라 그렇게 비싸지않아요. 근데 이게 건강보험적용이 돼서 그런거라 세금기록(연말정산)엔 남는다는걸 염두해두세요(연말정산에 떠서 4대떼는 직장에서 아웃팅당했단 분도 있는데 그분이 취업제한이니 영향있을거다 그러셨는데 그냥 학생이시면 큰문제없겠지만 알아보세요) 큰문제가 되지 아니라면 정신과도 추천드리니 집근처 후기좋은곳 서치해서 가보세요. 심도있는 정신상태에 대한 얘기는 정신과의사쌤 영역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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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들푸른녘
· 2달 전
한때 비슷한 생각을 하는 친구가 있었기에 어느정도는 이해가 가는거같아요 그친구에게도 했던 말인데 변화의 폭을 너무 크게 잡고 계신건 아닌지 생각해보시면 좋을거같아요 우리의 매일은 단조로운듯하면서도 사실 매일 다르거든요 매일 변화하고있는 셈이죠 그럼 매일의 나는 변화한 미지의 나일까요? 그렇게 느끼고계신건 아닌거같아요 오늘 간식은 떡볶이 내일은 과자여도 여전히 나일거란말이죠 그럼 이렇게 해보는거예요 까짓거 과자를 먹되 종류만 살짝 바꿔보는거죠 건강해지고싶은 욕구도 받아주고 미지의 내가되는 두려움도 받아주는거죠 그렇게 매일 조금씩 변화하다보면 미지의 내가 아니라 내가 인식하고있는 나인채로 그래도 조금은 내가 욕심내던 모습의 내가 되어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전문가님은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크신거같다고 표면상드러나는 모습을 분석해주셨는데 그냥 제가 보기엔 자존감 자애감이 낮아서 자꾸 비교하고 자격지심이 드는게 핵심일수도 있을거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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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igahell
· 2달 전
따뜻한 말을 해야 하는데 죄송합니다 . 변화 전 모습도 본인 변화 후 모습도 본인입니다. 변화를 할지 말지 결정은 본인이고 행동하는 의지의 주인공도 본인입니다 변화 후 결과의 책임도 본인입니다. 다 본인이란 말입니다. 제발 행동하지 않음을 다른 이유로 합리화 하지 마세요. 행동하지 않는 것도 본인입니다 그 결과의 책임도 본인이 지세요. 남탓이나 다른 이유 만들지 마세요. 본인이 본인삶의 주인이자나요 누가 운동한다고 하면 말리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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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리23
· 2달 전
저는 제자신을 사랑해서 그런지 제 정체성이 바뀌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어서 이해됩니다. 저의 경우는 세상에 때 탄다라고 생각된다랄까. 안좋은 영향을 받기 싫고 제가 가진 지식을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나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지금 이순간의 나에대해 기록해놓고 추억으로 보관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아요. 저는 저장강박 같은 것이 있는데 이 또한 그것의 일종인가 싶기도 하고.. 나를 잃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나는 나이고 내안에 있고 내가 나를 기억한다라고 생각하면 좋을것같습니다. 과하지만 않다면 추억으로 요즘은 사진보관도 되니 사진찍어놓는것은 어떤가 싶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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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리23
· 2달 전
공감합니다. 저는 마카님이 자신을 사랑해서 그런것 아닐까 싶은 생각이예요. 잘못변화되지는 않을까하는 두려움이 있을수도 있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