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전 수영 수업이 부담된다고 하신 예비 중학생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고민|불안]
알림
심리케어센터
마인드카페 EAP
회사소개
black-line
커피콩_레벨_아이콘나의새벽
·2달 전
조금 전 수영 수업이 부담된다고 하신 예비 중학생 마카님-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댓글을 열심히 썼는데 본문이 사라졌... 그래도 전하고 싶은 말들이라 이렇게 올려 봅니다. 보실지 모르겠지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 ---------- 다른 사람 앞에서 옷을 갈아입거나 수영복을 입는 게 불편한 경우도 많은데 아예 수영 수업이 있다니 정말 걱정되시겠어요. 저는 초등학교 때 실내 수영장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이 있어 어른이 되어서도 오래도록 가지 못하다가 작년부터 겨우 가보고 있어요. 여전히 불편하고 사람들 시선이 신경 쓰여서, 졸린 눈 비벼가며 사람이 적은 새벽 시간에 가고 구석에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는 1분컷이고 물 속에선 얼굴만 내어놓고 다닌답니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 수영장으로 체험학습을 갈 때는 질병 결석을 쓰거나 생리 핑계로 참관만 하기도 했었어요. 지금은 중학생을 가르치고 있기도 해서, 마카님께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몇 가지 적어봅니다. 우선 친구들과 수영장, 찜질방 등을 이용한 경험이 적어 익숙하지 않은 거라면 힘들더라도 조금씩 경험을 늘려나가며 익숙해질 수도 있어요. 한창 몸이 성장하는 사춘기 시기에 처음 만난 중학교 친구들과 옷을 갈아입는 게 어려운 친구들은 아마 더 있을 거예요. 또래의 몸에 관심이 많은 시기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금방 익숙해지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물론 신체적인 특징이 부각되는 경우(제가 가르쳤던 학생들 중에는 또래에 비해 살이 좀 쪘다거나 숨기고 싶은 화상 흉터가 있는 경우가 있었어요.)에는 좀 더 관심의 대상이 되긴 하지만 학생이 특별히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친구들의 관심도 금방 무뎌졌어요. 경험이 없어 어색한 거라면, 나만 어색하고 불편한 게 아니라는 걸 기억하고 조금씩 부딪쳐보기를 권해요. 그리고 수영 수업이 어떻게 편성되어 있는지 모르겠는데, 담당하시는 선생님이 따로 계시다면 그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께 지금의 걱정을 말씀드려두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영 수업을 계속 맡아오신 선생님이시라면 아마 마카님처럼 걱정했던 학생들도 많이 겪어보셨을 거예요. 그래서 오히려 '다 하더라~'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미리 말씀을 드려놓으시면 불편한 상황을 좀 더 고려해 주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학교에서 수영장으로 체험활동을 가면 옷 갈아입기 싫다, 수영복 입기 싫다, 물에 들어가기 싫다 하는 학생들이 두세 명은 늘 있었어요. 그런 학생들과는 따로 상담을 하기도 하고, 정말 어렵겠다 판단되면 다른 방법을 찾기도 했는데 정기적인 수영 수업에서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기는 합니다. 어떻게든 부딪쳐 수영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면,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내게 부담이 덜한 수영복을 택하는 방법도 고려해 보세요. 저도 일반적인 스타일의 수영복은 너무 부담스러워서 원피스형, 숏팬츠형, 래시가드 등을 골고루 구비해놓고 수영장 규정에 맞춰 입고 있어요. 지금 다니고 있는 수영장은 금지하는 형태는 없는데 래시가드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해서 숏팬츠형으로 입고 있답니다. 전신수영복은 또 된다고 하는데 그건 뭔가 수영 선수들이 입는 것 같고 그렇더라고요. 학교 수업으로 수영 활동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또래들이 주로 뭘 입는지도 신경 쓰일 거예요. 원래 수영 수업이 있던 학교라면 기존 선생님들이 그래도 분위기를 아실 테니, 어떤 수영복을 입어도 되는지와 보통 학생들이 어떤 걸 입는지 미리 여쭤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수영장에서는 권장하지 않는 방법이겠지만- 저는 옷 갈아입는 게 힘든 학생들은 미리 수영복을 안에 입고 오도록 지도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수영 끝나고 나서는 벗고 옷을 갈아입어야겠지만 몸이 노출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여 부담을 줄여주려고도 했습니다. 정말로 정말로 도저히 못 할 것 같다고 생각된다면 그런 상황에 대해서 담임 선생님과 충분히 대화해보시길 권해드려요. 단체활동에서 특정 학생을 배려해 주는 게 쉽지 않지만 그래도 옛날 학교에 비해서는 사정을 들어주고 가능하면 배려해 주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수영 수업은 아니지만 학생이 참여를 어려워하는 특정 수업 때 학부모님과 협의하여 학교장허가 현장 체험학습을 쓰게 하는 경우도 있고, 초등학교 생존수영 수업 이야기였는데 수영복 입고 수업 참여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심한 학생이 친구들에게는 건강상의 이유라고 알리고 참관만 했다는 것도 들은 적이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불편하고 힘들겠지만 눈 딱 감고 '아무렇지 않은 척', '원래 친구들이랑 수영장 좀 다녀본 척' 첫 수업을 시작하는 게 베스트라고 생각해요. 정말 힘들고 불안하고 어려워요. 한 번 성공했다고 해서 막 괜찮아지는 것도 아닐 거예요. 그런데 학교생활이라는 게 쭉 이어진다는 걸 생각하면, 그렇게 시작했을 때 가장 평범하게, 자연스럽게 지낼 수 있더라고요. 그러다 도저히 안 되겠으면 그때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고요. 저도 잘 못 하는 걸 권하는 게 좀 부끄럽기도 하지만 비슷한 경험을 했고, 또 비슷한 학생들을 자주 지켜봐 온 입장에서 부족한 조언을 드려 봅니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는 것도 꼭 기억해 주세요. 지금 그저 학교가 바뀌는 것이 아닌, 삶에서 많은 변화를 겪는 시기일 거예요. 마카님의 중학교 생활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선물상자 이미지
댓글 1가 달렸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
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6bbf455d1da28cbcffb 저는 수영 수업이 없는 학교에 근무하고 있고 수영 담당 교사도 아니에요 :) 인근에 수영 수업이 있는 학교를 보면 담임교사가 인솔하고 수영 전문 강사가 수업을 하는 경우와 체육 선생님이 인솔하여 수업까지 하는 경우가 있던데, 학교 자체에 수영장이 있는 경우는 어떤지 사실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저 역시 수영장이 부담스러운 중고생이었던 시절이 있고, 학교에 근무하며 학생들과 수영장 체험학습을 가는 경우는 종종 있어서 마카님의 고민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수영 교사는 아니지만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가능한 만큼 답변드릴게요 :)
커피콩_레벨_아이콘
나의새벽 (글쓴이)
· 2달 전
수영복 형태나 색상에 대해서는 학교마다 규정이 다를 수 있어서 입학 후 확인해 보셔야 할 것 같아요. 규정이 엄격하지 않다면 여학생들의 경우 대부분 원피스(일체형) 형태의 수영복을 입고, 하체를 커버하기 위해 반바지나 스커트를 덧입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반팔+반바지 정도 길이의 반전신 수영복도 본 적은 있는데 드물었어요. 같은 원피스 형태라 하더라도 어깨를 거의 덮어주는 것부터 끈으로 된 디자인까지 다양하고, 등이 파인 정도, 끈의 형태(U자/X자)도 다 다르니 규정 내에서 그나마 마음 편한 걸로 선택하시면 될 거예요. 색상은 규정으로 정해놓는 학교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검은색이나 남색이 무난해요. 단색도 괜찮고 무늬가 들어간 것도 흔합니다. 수영장 바닥 색과 비슷한 건 안전 문제로 수업에서 금지하는 경우도 간혹 있습니다. 수영복을 미리 입고, 샤워를 하지 않은 채 수영장에 들어가는 건 에티켓에 어긋나는 행위이기는 해요. 저도 기본적으로는 샤워하고 수영복을 입도록 지도하지만, 수업 참여를 못할 만큼 그 과정이 힘든 학생의 경우 예외적으로 수영복을 입은 채 샤워를 하고 물에 들어가도록 허용했어요. 혹시 그렇게 해보고 싶으시다면 담당 선생님께 미리 말씀은 드리는 게 좋을 거예요. 말씀드리게 된다면 "다른 사람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게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다 + 적응하도록 노력할 거지만 수업 참여를 위해 당분간만 수영복을 미리 입고 씻으면 안 되겠는지"를, 요구가 아니라 의견을 여쭙고 허락을 구하는 느낌으로 말씀드려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수영복 입고 안 입고를 떠나, 제대로 씻지 않고 물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기는 합니다만 학생에게는 언제까지나 그게 된다고 하지는 않았어요. 차차 적응하며 다른 친구들처럼 옷을 벗고 샤워실을 거쳐 가도록 지도했습니다. 상담사님 전문 답변을 받으신 걸 봤는데, 거기 있는 것처럼 타월로 몸을 가리고 샤워실로 가는 방법도 있어요. 다만 처음부터 너무 부끄러워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또래들의 관심이 더 쏠리는 경우도 있어요. 어찌 보면 참 무책임한 말이지만 때로는 '눈 딱 감고', '별거 아닌 듯이' 남들처럼 해보는 게 시선을 덜 끄는 방법일 수도 있답니다. 중학교에 수영 수업이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해서 처음에는 들뜬 학생, 불편한 학생, 남에게 관심이 많은 학생 등 다양하겠지만 수업이 반복되고 일상적인 활동이 되면 그런 것들도 줄어들 거예요. 그리고 학생이든 어른이든, 사람들은 내가 신경 쓰는 것만큼 나에게 관심이 없더라고요 :) 수업이 어느 정도의 주기로 있는지 모르겠는데 월 1회 정도의 일정 간격이라면 생리 핑계를 댈 수는 있을 거예요. 이 경우에 담임(담당) 선생님께도 생리 핑계를 대는 방법과, 선생님께는 사정을 솔직히 말하고 대외적으로(친구들에게는) 생리 핑계를 대는 방법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매번 생리 핑계로 수업을 회피하는 것도 스트레스가 크고, 수업이 주 1회, 격주 등이라면 어차피 생리 핑계를 댈 수도 없어요. 또래들 앞에서 수영복 입는 걸 끝까지 거부해서 부모님 상담 후에 참관만 하는 걸로 결정하고, 친구들에게는 학생이 수영장 물의 소독 성분에 알러지가 있어 수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알린 적도 있기는 해요. 본문에 썼던 것처럼 학교장허가 현장체험학습을 쓰는 경우도 있었고요. 도저히 수업에 참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생님, 부모님과 상의하여 대안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는 처음에 좀 힘들더라도 수업에 함께 참여하시는 걸 권해요. 마카님의 부담과 스트레스를 제가 다 가늠할 수 없어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그렇게 수업을 참관만 하거나 수업일마다 결석을 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사실 자연스러운 척) 별일 아닌 듯이 친구들과 어울리며 같은 수업 활동을 하는 게 원만한 학교 생활에도 훨씬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그러다 보면 익숙해지가도 하고요. 수영장이 있는 학교라면 1학년 이후에도 수영 수업이 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더더욱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사춘기에 나타나는 이차 성징의 속도와 형태는 각자 다 차이가 있어요. 다른 사람의 몸을 보면 아무래도 시선이 가거나 비교하게 되는 부분이 보통 가슴의 발달과 음모의 유무/형태일 거예요. 음모는 보통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조금씩 나기 시작해서, 중학생 무렵에는 어느 정도 고르게 자라 있는 학생도 있고 몇 가닥만 듬성듬성 나 있는 학생도 있어요. 이건 사실 어른이 되어도 마찬가지라, 저도 탈의실이나 샤워실에서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들 몸을 보다 보면 '저 사람은 참 ~~하네, 저 사람은 나랑 비슷하네~' 무심코 생각하기도 해요. 아마 마카님의 반 학생들도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을 거예요. 아직 음모가 나지 않은 학생도 있을 수 있지만 중1 정도면 조금씩은 다 나 있을 거예요. 마카님만 빠르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한창 그러한 변화가 있는 시기라, 옷을 갈아입다 보면 곁눈질로 서로 관찰하는 친구들, 속으로 비교하는 친구들도 있을 거고 좀 친한 사이라면 농담을 하기도 하더라고요. 그런데 보통은 드러내놓고 관심을 보이거나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않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아요. 그리고 탈의실에서 옷 갈아입으며 보는 정도로는 자위행위를 하는지 안 하는지 절대 절대 알 수 없답니다 :) 비정상적인 방법, 수준의 자위행위가 아니라면 애초에 눈으로 확인할 만큼 변화가 생기지도 않아요. 이 부분도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수영복이라든지 수업 참여와 관련해서는 학교마다, 그리고 담당 선생님마다 다를 수 있으니 참고만 하시고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부모님, 담임 선생님과 충분히 대화 나눠보시기를 바라요. 두서없이 쓰다 보니 좀 길어졌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