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의 이혼과 재혼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이혼|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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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이혼과 재혼으로 트라우마가 생긴 것 같아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닉네임1231
·3달 전
5살 무렵 부모님이 이혼하셨고 전 아빠, 친할머니, 친할아버지와 삽니다. 3주에 한 번 정도 엄마 댁에서 주말에 자고 오고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엄마는 재혼하셨고, 혼전임신을 하셨습니다. 물론 재혼하신 분과 결혼 전제로 만나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전 우연히 엄마 휴대폰을 보다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임신 사실을 알게된지 한 달 정도 후에 엄마는 결혼식을 올리셨고, 임신 5개월이 되던 달에 제게 임신 사실을 알리셨습니다. 전 지금껏 다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척 했죠. 죽을 만큼 싫었습니다. 이기적인 거 아는데... 내 엄마의 남편은 내 아빠여야 하지 않나, 차라리 동생이 생긴다면 내 부모님에게서 태어난 동생이어야지. 반쪽짜리 피가 섞인 동생 따위는 바라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동생이 없어져버리라고 혼자 울곤 했습니다. 지금 그 동생은 한국 나이로 다섯 살이고, 나이차 많이 나는 남매다보니 제가 거의 엄마마냥 잘 챙기고 놀아주지만. 사랑하지만. 외가댁에 가면 느껴지는 소외감이 너무 큽니다. 동생에겐 우리 애기, 집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기는 것도 동생, 그야 나는 이혼한 전 사위 자식이니까. 동생에게 직접 밥을 다 떠먹여주며 오구오구 해주는 어른들과 멀리 앉아 가만히 그걸 바라보는 제가 너무 비참해요. 친동생이 아니라 이부동생이라. 6살 무렵 늦은 밤에, 저희 집에 엄마가 찾아왔습니다. 이혼이 뭔지도 몰랐던 저는 오래 못 봤던 엄마가 왔다는 소식에 잠옷차림으로 집 앞으로 나갔고. 엄마는 제게 뽀로로에 루피 인형을 건네주곤 가버리셨습니다. 제게 인형을 건네주곤 뒤돌아 가버리던 엄마의 모습이랑, 제 손에 쥐어진 포장된 인형이 트라우마처럼 남아 잊혀지질 않아요. 고등학생인데도 엄마아빠에 대한 주제만 나오면 눈물이 흐르고. 왜 내 부모님은 갈라졌지, 왜 엄마는 그 갈라진 반을 다른 사람과 채우지? 나는 아직 엄마가 부족한데. 한 번도 내 졸업식 입학식 학예회 아무것도 와주지 않았던 엄마가 동생의 학예회를 보러 간 걸 보고 또 죽고 싶어졌습니다. 나도 다른 애들처럼 엄마 손 잡고 놀러 가고 싶은데, 이제 엄마 손을 잡는 건 동생이고. 아빠한테 하듯이 장난도 치고 싶은데 그냥 가까운 친척 정도의 사이인 게 더 힘들어요. 내가 부모님 인생의 결점일까요 둘 다 20대 초반에 결혼하고 날 낳으셔서 내가 없었으면 아빠도 지금쯤 재혼하고 잘 살고 계셨을텐데 나 때문에 재혼하지 않는다 하셨으니까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텐데 다른 고민은 언젠가 해결이라도 될 텐데, 이건 갈수록 해결은 개뿔 더 악화되는 것 같아 힘들어요. 차라리 내가 좀 무뎌질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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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된장국
· 2달 전
안녕하세요 공부 때문에 예민할 시기인데 트라우마로 정말 힘드시겠네요 이해합니다.. 저도 같은 자기혐오로 힘들었거든요 도움이 될지 모르겠지만 의견을 남겨봅니다. 저의 이야기를 하자면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의 외도로 이혼한 후 어머니 손에 키워졌습니다. 아버지의 외도와 어려운 가정형편에 나는 왜 태어났을까? 행복한 가정으로 다시 태어나 싶었고 자살까지 생각해봤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자기 혐오 해도 달라지는 건 없더라고요….나이가 들고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그때의 생각이 희미해졌습니다. 자기혐오는 없어지고 그저 책임감 있게 저를 키워주시고 녹록지 않은 생활에도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지원 해주시는 엄마의 사랑에 대한 감사함만 남겨졌습니다.. 글쓰신 분에 글에서도 아버지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혼자가 아니십니다.. 아버지와 친할머니와 친할아버지가 계시잖아요 어머님의 일은 그저 인정해주시면 됩니다 어머니는 어머니의 인생을 사는거다..라고 생각해보세요 어머니의 관계를 지속하기 위해 굳이 3주에 한 번씩 주말에 안 가셔도 됩니다.. 나중에 괜찮아지면 그때 연락하면 됩니다.. 본인을 꼭 사랑해주세요 그리고 아버지에게 감사하다 표현해보세요 오늘도 자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잖아요 보내야할 것은 보내고 지금 옆에 감사한 사람들에게 감사해보세요 당장은 힘들지만 조금씩 노력하다 보면 괜찮아질 겁니다.. 지금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노력해보세요! 그 꿈에 노력하다보면 자랑스러운 딸, 사랑스러운 딸이 될 것입니다!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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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1231 (글쓴이)
· 한 달 전
@배추된장국 글을 떠둔 것도 잊고 있다가 어느날 문득 새벽에 확인하고 또 엄청 울었네요... 전 가장 가까이 계신 절 보듬어주시는 아버지와 조부모님께 감사해야한다는 걸 알면서도 항상 엄마가 부족하다며 갈구해댔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늘 평안한 나날만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