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으로 알게된 사람들과 어느 수준의 거리를 유지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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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으로 알게된 사람들과 어느 수준의 거리를 유지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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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달 전
작년에 개인적으로 크게 힘든일이 있었습니다. 감정을 배설할 곳을 찾던 중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알게 되었고, 그 방에서 제 고민(가정사,우울증, 취업걱정) 등을 정말 많이 털어놨습니다. 어차피 익명이니까 대나무숲마냥 털어놓았고, 톡방 사람들이 많이 위로해주시고 가끔 기프티콘도 보내주시면서 응원, 격려해주신 덕분에 마음이 점점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힘든 이야기와 더불어 매일같이 일상 대화를 하면서 어느 순간 채팅방 사람들과 급격히 친해지게되었고, 채팅방이 점점 친목의 장소가 되어버리면서, 오프라인 만남에도 오라고 권유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몇번 거절했지만 권유 + 호기심 + 채팅방 내에서의 소속감(?) 같은 문제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참석을 안하면 “섭섭하다”, “ㅇㅇ님 왜 안나와요..”, “나와서 같이 놀자” 이런식) 그런데 오픈채팅방에 들어온 이유가 얼굴 모르는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고 위로받으려는 이유였는데, 제 비밀을 알고있는 사람들과 안면을 트고 가까워지는게 맞는지가 너무 고민이 되며 슬슬 관계에 대한 현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다들 채팅방에서 좋으신 분들이지만, 가까운 사이가 되면 그 모든게 제 약점이 될수 있다는 생각이 크게 들어서요. 그리고 한달 전, 그 방에 있던 분께서 제 가정환경 관련한 전후사정을 모르고 무례한 말을 했던 적도 있어서 아직도 상처와 응어리가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 익명으로 시작한 이 관계를 어떻게 해야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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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이혜승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4달 전
모든 관계에 적절한 선이 필요합니다.
#적정선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카님~ 이혜승 상담사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 사연 요약
작년에 겪은 안 좋은 일로 털어 놓을 곳을 찾다가 익명 단톡방에서 많은 이야기를 털어 놓으셨고 다행히 위로를 받아 많이 나아지셨군요. 하지만 너무 친해지다 보니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친목을 나누는 사이가 되었고, 이제는 이 관계에 대해서도 맞는 걸까 회의감도 드는 상태이신 것 같네요. 한 달 전에는 마카님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사람의 무례한 말로 상처를 입은 적도 있다 보니, 더욱 이 관계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한 마음이신가 봅니다.
🔎 원인 분석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것은 많은 순기능과 역기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평가 받을 두려움 없이 마음 밑바닥에 있는 모든 말을 털어 놓을 수 있고, 또 얼굴을 모르기 때문에 더더욱 그들이 해 주는 위로가 진심으로 다가올 수 있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익명성이 보장되지 않게 되고 얼굴도 이름도 나에 관한 모든 것이 기존 사람들 못지 않게 알려지거나 더 많이 알려지게 된다면, 순기능을 잃어 버리고 오히려 더 부담스러운 관계가 될 것 같아요. 그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 그렇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지 않을까요? 마카님이 그들을 직장 동료나 동호회 모임이나 종교 단체 모임 등의 형태와 똑같은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면 계속 이어나가는 것도 좋겠죠. 알고 지내는 사람도 많고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건 좋은 거니까요... 하지만 그들을 만날 때 다른 모임의 사람들만큼 편하지 않다거나, 그들이 나에 대해 너무 많이 알고 있는 것이 부담되어 더 이상 예전 같은 마음으로 만날 수 없다면, 그 관계는 이미 변질된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그들이 자주 나오라고 하거나 안 나올 때 섭섭해 한다 해도 마카님이 스스로 일정 기준을 정해, 모임의 횟수나 참여도 정도 등을 정하셔서 흔들리지 마셨으면 합니다. 또는 이렇게 나의 모든 것들을 아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면, 이유를 만들어서 탈퇴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두려우신가요? 하지만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카님 자신입니다. 이 관계를 유지 또는 더욱 깊게 만들어 가며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며 지낼 것인지, 처음의 취지에서 벗어난 이상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면 그만 둘 것인지는 마카님의 선택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제 3의 선택으로, 어차피 오프라인이나 온라인이나 모두 같은 '사람들의 모임'일 테니, 그들과의 만남도 새로운 기회로 생각하시고 좋은 인연을 이어가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아요. 이 모든 것을 타인 시선으로 보지 마시고 마카님의 시선에서 결정하셨으면 합니다.
짧은 글만으로 조언을 드리려니 한계가 있네요. 상담에서는 마카님의 어려움을 충분히 들어 드리고 함께 해결 방안을 찾아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