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반려동물과의 이별이 적응이 안돼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공황|불안|이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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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반려동물과의 이별이 적응이 안돼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한새1205
·6달 전
저는 작년 7월 말 사랑하는 제 반려동물, 앵무새와 이별했어요. 아이가 떠나는 장면도,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떠났는지도 정확히 모른채로요. 하늘이 참 맑고 흰 구름이 떠다니던 날 저는 가족여행을 떠나려고 했어요. 그런데 그날따라 왜인지 앵무새들에게서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시간도 좀 지났길래 저는 아이들이 더울까봐 작은 얼음조각을 하나 챙겨주고 "언니 다녀올게!" 라는 말을 한 뒤에 집 밖으로 나섰어요. 하지만 그 말은 제가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되었어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니 새장 안에는 두 마리가 아닌 한 마리가 있었어요.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어요. 저는 전에도 앵무새가 사라진 적이 있었기에 더 불안했고요. 도저히 보이지 않자 저는 집에 계셨던 할아버지께 여쭤보았어요. 그때 알게되었어요. 사랑하는 아이의 죽음을. 저도 마음이 찢어질듯 아프고 눈물이 멈추질 않았지만 떠날때까지도 같이 있던 나머지 한 아이는 마음이 어땠을까요..못해준것도 너무너무 많은데 이렇게나 일찍 떠나버리다니 전 너무나도 후회스러웠어요. 나머지 아이도 떠나보내기 싫어 한 두달 정도 1분만 시간이 나도 바로 확인을 하러 갔고 매일같이 울었고 잠도 제대로 못잤어요. 시간이 약이라고, 점점 그 기억은 멀어져갔고 전 예전처럼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요. 하지만 1년이 조금 넘은 지금, 전 다시 그때로 돌아온것 같아요. 어느순간부터 문득 떠난 우리 아이를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생각해보니 1년동안은 떠난 아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지냈다는 게 미안해졌어요. 그때부터 저는 펫로스 신드럼에 빠진것 같습니다. 잠도 하루에 4시간 잘까 말까이고 공황 증상들도 있는것 같고 아이에게 해주지 못한것, 떠날때 옆에 없었던것에 미안해서 눈물 안 흘리는 날 없었어요. 유튜브에서 펫로스 증후군을 위로하는 영상들을 많이 찾아보는데 충분히 슬퍼하고 애도해야 하는 시간을 가져야한다고 했어요. 하지만 전 아이가 떠난지 1년이 넘었고 두달정도 슬퍼하다가 1년동안은 아무생각없었는데 갑자기 이러는 거에요. 충분히 슬퍼할 시간을 가졌는데 왜 갑자기 이러는건지 마음도 너무 힘들고 정말 후회스러워 하루를 버티기가 너무 어려워요. 저는 어떻게 이 상황을 이겨내야 할까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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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박상근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4달 전
펫로스로 힘들어하시는 마카님께
#펫로스
#반려동물
소개글
안녕하세요. 전문상담사 박상근입니다. 저는 펫로스에 대한 논문을 썼고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분들을 위한 상담과 예술치료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사연 중 펫로스 증후군을 검색하여 마카님의 글을 찾게 되어 글을 쓰신지 몇달이 지난 뒤에야 이렇게 답변을 달게 되었습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의 사연을 잘 읽어 보았습니다. 작년 7월 말 가족 여행을 떠난 사이 사랑하던 반려동물과 이별을 하셨군요. 언제 어떻게 왜 떠났는지도 모르고 이별의 순간에 함께 잊지도 못하였기에 그에 대한 죄책감, 미련, 후회 등이 더욱 크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당시에는 마음이 찢어질 듯 아프고 눈물이 멈추지 않을 정도로 괴로우셨고 남아있는 다른 한 마리의 앵무새 마저 마카님이 모르는 사이 떠나갈까봐 불안하여 1분 사이로 확인을 하시는 등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셨던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줄 알았는데 1년이 지난 지금 다시 1년 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처럼 떠나간 앵무새가 너무 보고 싶고, 1년간 떠나간 아이 생각 안하고 지내왔던 자신이 미안해지고, 떠날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고, 하루 잠을 4시간도 못잘 정도로 또 다시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 원인 분석
마카님의 사연을 읽어보며 마카님께서 현재 겪고 계시는 대부분의 증상들이 아주 전형적인 '펫로스 증후군'의 증상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펫로스 증후군을 겪는 반려인들이 대표적으로 느끼는 감정들이 미안함, 죄책감, 후회 등 입니다. 마카님께서는 안타깝게도 앵무새의 마지막을 함께 하지 못했지만 반려동물의 마지막 순간을 함께한 반려인들 조차도 '그 때 내가 조금만 더 잘해줄껄, 혹시 내가 다른 처치를 했더라면 우리 아이가 좀 더 낫지 않았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후회와 미안함을 느낍니다. 그리고 마카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시간이 지나며 반려동물 생각을 잊고 일상생활을 하는 자신을 보면서 뭔가 잘못된 것 같이 느껴지고, 자신이 행복해 하면 안될것 같고, 끝없이 반려동물을 생각해야만 할 것 같다는 강박에 시달리며 죄책감, 미안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펫로스 증후군은 일상생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주는 심리적 고통으로 결코 가볍게 보고 넘겨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께서는 펫로스 증후군의 극복을 위해서 충분히 애도를 해야 한다고 들었고 이미 충분히 슬퍼했던 것 같은데 왜 1년이 지나고 나서 다시 이전과 같은 감정이 드는 건지 의문이 드시는 것 같습니다. 일단 펫로스 증후군을 포함하여 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충분한 애도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애도'라는 것은 단순히 슬퍼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버렸을 때 느껴지는 아픔과 슬픔을 느끼며 울음이 나올 때 울기도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자 현상입니다. 따라서 충분히 슬퍼하시는 것은 어느 정도까지는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애도의 한 과정이자 한 부분이지 애도 그 자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애도에는 사랑하는 존재를 떠나보냈다는 아픔과 슬픔을 충분히 직면하고 느끼는 과정 뿐 아니라 현실에서는 그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과정 또한 필요합니다. 그리고 마카님께서 느끼시는 후회, 죄책감, 미안함 등의 감정들도 충분히 느끼면서 이를 표현하고, 마카님께서 앵무새가 떠나는 순간을 함께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마카님의 의지가 아닌 불가항력적이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며 죄책감과 미안함을 내려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후에는 슬픔을 극복하는 것을 넘어서서 마카님께서 다시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고 마카님이 사랑하는 존재들 (예를 들어 남아있는 다른 한 마리의 앵무새)이 곁을 떠나기 전에 최선을 다해 사랑하고 함께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종적으로는 남아있는 다른 한 마리의 앵무새를 포함하여 마카님 자신, 주변에 있는 모든 생명체들이 유한한 생명을 갖고 있다는 피할 수 없는 진실을 받아들이고 근본적으로 유한한 생명을 갖고 있는 존재들인 우리들이 유한한 시간 동안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와 같은 궁극적인 질문을 하고 탐구하는 계기로 삼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단 1년이 지나건 10년이 지나건 혹은 수십년이 지난다 할지라도 내가 한 때 사랑했던 존재를 떠올리면 그립거나, 슬프거나,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마음입니다. 그것은 애도를 잘 하고 다시 나의 삶으로 돌아가 잘 살고 있다 할지라도 언제든지 생길 수 있는 마음입니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의 등장 인물이 자신의 죽음이 다가올 때 먼저 떠나보낸 배우자나 사랑하는 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이제야 보고 싶던 당신을 만날 수 있겠구나' 같은 말을 하는 것이 바로 이러한 자연스러운 그리움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마카님께서 1년이 지나 앵무새가 생각 나고 그리운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감정입니다. 그러나 사연에 써 주신 것처럼 여전히 죄책감, 미안함, 후회를 느끼며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받을 정도로 고통스럽다면 그 때는 전문적인 도움을 받아 애도를 충분히 하시고 펫로스 증후군을 극복하는 과정이 필요할것 같습니다. 마카에는 애도를 도와줄 수 있는 전문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니 이 고민을 혼자만 갖고 계시지 말고 전문가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극복해 나가시길 바랍니다. 마카님을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