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가 무서운 걸까요? 죄책감도 들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폭력|성희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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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남자가 무서운 걸까요? 죄책감도 들어요.
커피콩_레벨_아이콘황곰사슴
·9달 전
저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 친척들에게 성희롱을 당했어요. 가벼운 수준이 아닌. 그런데 제가 초등학교 때까지 성교육을 잘못 받아와서 당시에 제가 당한 게 뭔지 잘 몰랐었어요. 그래서 제대로 방어하지 못했어요. 얼굴 자주보는 사이기도 했고요. 친척이 저한테 나쁜 일을 할거라고 생각을 못했던 거 같아요. 당시의 구체적인 서술은 좀 힘들어서 넘길게요. 그리고 중학교 때 그때 당한 게 성희롱이었음을 깨달았습니다. 문득 그 걸 깨닫고 강한 수치심과 죄책감이 들었어요. 제가 무지해서 제대로 저항하지 못한 게 어쩌면 긍정한 걸로 보일 수도 있지 않나. 그러면 내 잘못도 있는 거 아닌가 하고요. 초등학생이었던 제가 너무 원망스러웠어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이상하게 그 깨달음 뒤로 남자가 꺼려졌어요. 그쪽 집안 식구를 볼 때마다 피하고 싶고요. 정확히는 연상의 남자와 접촉하는 게 꺼려졌어요. 대학생 때 제게 남자 친구가 있었는데 사랑하는 사람임에도 저를 성적으로 본다는게 이상하게 싫었어요. 엄청 혐오한다는 정도는 아니고 그냥 꺼림칙한 감정을 느꼈어요. 그래서 솔직하게 못하겠다 말하고 헤어졌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저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닌데 왜 아직도 못 잊는 걸까요? 왜 연상의 남자가 꺼림칙하고 그때 상황을 제대로 말하기가 힘들까요? 부모님께도 계속 숨기다가 대학교 졸업 무렵에 겨우 말씀드렸어요. 저희집이 큰집이라 그 친척들 계속 보는게 너무 힘들어서요. 근데 자세히 털어놓지는 못했어요. 차분하게 말하다가 눈물이 터지고 힘들어서 말을 뭉뚱그렸어요. 제 감정은 왜이럴까요. 솔직히 어서 잊고 싶고 감정 때문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실례되는 일도 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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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김승욱 상담사
1급 심리상담사 ·
9달 전
너무 큰 상처에 눈물 흘릴 마카님에게
#우울
#성희롱
소개글
안녕하세요. 오랜 시간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웠을 마카님에게 사연을 읽고 작은 도움이라도 드리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 사연 요약
초등학생 시절 친척에게 성희롱을 당하셨네요. 당시에는 너무 어려 이게 정확하게 무엇인지 모르셨고요. 사춘기가 지나서 그 행동이 성희롱이었다는 것을 알고 크나큰 수치심에 빠졌네요. 스스로를 지키지 못했다는 맘에 자책을 많이 하셨네요. 이러한 마음은 현재도 이어져 성인이 된 후 사랑하는 사람과 안정적인 관계를 맺는데도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나를 성적으로 보는 것에 대한 큰 수치심과 분노가 지금도 계속 되나봅니다.
🔎 원인 분석
성희롱, 성폭행 모두 정도의 차이이지 정말 심한 고통을 경험합니다. 한 사람의 존엄성과 정체성에 상처를 주는 행동이니까요. 더욱이 마카님은 친척에 당한 일이라 그 고통이 더 했을 거라 생각이 드네요. 친척이 나에게 그럴 리 없어라고 생각이 들거나 그런 일일 발생한 것이 혹 나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친척이라 정기적으로 봐야 할 때 마카님 마음이 정말 무너졌겠다 싶은 생각이 드네요. 내가 이 일을 밖으로 이야기하면 가족이 겪을 고통까지 이어지면 어쩌지 하는 마음에 최근까지도 이야기를 못했나 봅니다.
💡 대처 방향 제시
해결책이라고 글은 쓰지만, 무거운 마음에 자판을 누르기가 쉽지가 않네요. 마카님이 잘못하신 일은 없답니다. 보호받아야 할 시기에 받지 못해서 생긴 일이랍니다. 그러나 이 모든 고통을 혼자 감내하시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습니다. 가족들에게 알리고 그 사촌이 잘못을 통감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이야기가 갈등을 야기하고 스스로 두렵고 수치스럽다는 감정에 빠져 그러기가 쉽지 않은 모양입니다. 머뭇거리는 마음 이면에는 자신을 탓하는 마음도 작용하고요. 그래도 본인을 지키는 것은 스스로 가야 하는 길입니다. 어린 시절 스스로를 보호하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오롯이 당신을 위해 힘을 냈으면 합니다. 이 상처를 혼자 벅차다면 가까운 상담 센터나 성폭력 여성 상담전화를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무엇보단 이렇게 사연을 올려주신 것만으로도 스스로 극복하는 시작이기도 합니다.
마음의 준비가 됐다면 용기를 갖고 전문가를 찾아가 보시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여성의 전화> 가정폭력과 성폭력 등 여성폭력 피해 상담 번호 Counsel. 02-2263-6464,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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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tleSanta
· 8달 전
마카님 안녕하세요? 저는 한때 성범죄 사건을 담당하던 검사였습니다. 글을 너무 늦게 읽었네요. 성희롱. 성폭력. 다른 건 뭘까요?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종류의 사람들을 알아요. 1. 트라우마를 가지는 사람 2. 트라우마를 가지지 않는 사람 강간이라고 하죠? 어렸을 때 같은 반 남학생들에게 강간을 당했던 제 사건 피해자가 2번의 경우였습니다. 남자들에게 그런 끔찍한 일을 겪고도 남자들을 굉장히 좋아하고 서로 연애도 하고 지금은 결혼해서 애까지 낳고 잘 살고 있다더군요. 그런데 대개 사람들은 성희롱이던 성폭력이던 당하면 트라우마를 가지게 되요. 사람이 싫어지고 혐오감이 들게 마련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마카님이 무지했다? 그건 무지가 아니라 보호를 받아야 함에도 성인들은 보호는 커녕 오히려 그들이 가해자가 된 겁니다. 그건 무지가 아니라 보호 받아야 할 때 보호를 받지 못한 거죠. 다시 말해서 마카님은 잘못이 아무것도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마카님이 하나 실수한 게 있어요. 지금은 그래도 늦었지만 지금은 당당하게 말하세요. 누구한테? 마카님이 사랑하는 부모님께요.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아파오고 힘들어하실 수 있겠죠. 근데 그 당시를 기억하기도 싫은 마카님보다 더 아프고 힘들까요? 아무도 그 고통을 몰라요. 공감? 이런 고통을 어떻게 공감할 수 있죠? 저도 분노하고 아파하고 욕하고 화내줄 수는 있지만 공감은 되지 않아요. 이해는 되는데, 공감할 수 없는 고통이에요. 그러니까 용기내서 그때 있었던 일들 다 말씀드리세요. 친척? 피할 수 있으면 최대한 피하세요. 이건 분리가 필요한 겁니다. 그리고 마카님, 심리 치료도 병행해서 받아보셔요. 아직 젊고, 어리고 예쁜 나이에 나을 수 있는 건 낫는 게 좋잖아요. 트라우마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하지 말고 천천히 나오는 게 중요해요. 그러려면 심리 치료 같은 그래도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같이 힘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 필요할 겁니다. 천천히 다시 일어나서 세상을 걸어가면 되는 겁니다. 쉽지 않다는 걸 너무나도 뼈저리게 알고 있어요. 제가 검사옷을 벗은 이유가 여기에 있거든요. 그러니까 힘들면 쉬기도 하면서 천천히 다시 걸어가는 겁니다. 마카님은 약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약한 사람이었으면 여기 글을 쓰고 있지 않을 거니까요. 언제나 당신의 곁에 그분의 가호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