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요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상담|스트레스|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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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굴레를 벗어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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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달 전
초딩때 처음 만난 저를 많이 이뻐해주셨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만큼 저도 잘 따랐고 다른 친구들도 그 선생님을 좋아했습니다. 그 선생님과 일어나면 안되는일이 일어나고 그대로 시간이 흘러 이 일을 엄마에게 말을 하게 되면서 그 선생님은 그만두게 되었고 일은 커지지 않게 그 선생님이 사과하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인데 이 시기가 너무 힘들어서 믿고 의지하는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말했는데 이 사람도 그 선생님을 잘 따르는 사람중 하나였습니다. 그 말을 꼭 했어야 했냐고 선생님도 한 집안에 가장인데 그걸 망쳐야 했냐고 그랬습니다. 다른 한 사람은 제가 이야기를 하자마자 다른 친구들에게 가서 이야기거리 하나 생겼다는 듯이 바로 말을 했습니다. 믿었던 사람들에게 연속해서 이런일을 당하니까 너무 힘들었고 갑자기 선생님을 잃은 후배와 동료들을 보니 너무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진짜 내가 굳이 말을 했나 싶었습니다. 지금 현재 힘든일이 찾아오면 저를 잘 챙겨주었던 그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그와 동시에 힘들었던 일들이 다 떠오릅니다. 당연히 미워해야할 사람인데 힘들때면 자꾸 찾게 됩니다. 제가 너무 이상한것 같고 너무 망가진 것도 느낍니다. 그 선생님은 아직도 사과를 하지도 않았습니다. 맨날 꿈에서 그 선생님이 나오고 오열하고 도망치고 눈치보고 너무 힘듭니다.. 어떻게하면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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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사 프로필
송현구 상담사
2급 심리상담사 ·
10달 전
마카님 사연글을 읽으면서 화도 나고 마음도 아팠네요
#트라우마
#스트레스
#사회적지지
#안정화
소개글
안녕하세요 마인드카페 송현구 상담사입니다. 힘든 얘기를 꺼내주신 마카님께,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어드리기 위해 왔습니다.
📖 사연 요약
마카님은 가까웠던 선생님과 '일어나면 안되는 일'이 일어난 후 겪는 어려움을 호소해주셨습니다. 그 일이 어떤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성과 관련해 마카님께 트라우마로 남은 사건이 아닐까 조심스레 짐작해봅니다. 그 사건 자체로도 힘들었겠지만, 그 사건을 털어놓은 뒤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서 마카님의 괴롭고 고통스러운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나의 고통을 하나의 가십거리로 생각하거나, 오히려 나를 비난하는 경험을 하셨네요. 그러다보니 피해를 입은 마카님이 오히려 내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것처럼 죄책감을 느끼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게다가 마카님과 가까웠던 선생님이기도 하니, 힘들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면서도 그런 나 스스로가 너무 이상하게 느껴지는 마음인가봐요.
🔎 원인 분석
마카님은 잘못하지 않았습니다. 이상한 사람도 아니구요. 사건의 원인과 책임은 가해자에게 있지, 피해자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마음 같아서는 마카님은 아무 잘못 없다고, 백번이라도 더 말해주고 싶네요. 트라우마가 발생한 초기에 제일 중요한 것은 주변 사람들의 사회적인 지지입니다. 트라우마를 겪은 피해자의 편에서 지지하고, 피해자의 행동을 타당화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비로소 '피해자'로 인정받은 후에야,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와 아픔을 조금씩 달래고 이겨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카님은 내가 겪은 일을 말했을 때 오히려 사람들이 마카님께 책임을 묻고 마카님이 잘못을 저지른 것 처럼 몰아가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이 대목을 읽으면서 화가 너무 났네요. 물론 마카님의 편에서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나의 편이 되어주지 않는 사람들의 말이 유독 더 크게 느껴졌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들은 마카님이 피해자로써 응당 느껴야 할 분노에 접촉하는 걸 가로막고, 슬픔과 수치심을 느끼게 하며 정서적인 고통을 심화시킵니다. 거기에 더하여 가해자의 인정과 사과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도 원인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마카님은 친근한 관계의 선생님으로부터 피해를 받았고, 이는 마카님께 매우 혼란스러운 경험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내게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동시에 내게 피해와 공포를 주는 모순되는 경험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선생님이 가해자로서 본인의 행동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선생님이자 가해자'라는 이중적인 관계에서 오는 혼란감이 다소 해소될 수 있습니다.
💡 대처 방향 제시
마카님께 필요한 것은 사회적 지지체계를 다시 세우고, 트라우마로 인한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선 내 마음을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을 찾고, 그 사람들에게 그때의 사건과 감정을 차근차근 털어놓는 것을 권합니다. 처음에는 이런 말을 하는 게 극도로 싫고 꺼려질 수 있습니다. 특히나 마카님은 이미 그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무조건 내 편이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는 사람에게 이 이야기를 하는 걸 권합니다. 가족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사건을 순서에 따라 차근차근 이야기하는 과정은 트라우마로 인해 망가진 인지체계를 복구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혹시 트라우마로 인해 불안과 공포가 올라오거나 마음이 힘들다면, 마음을 안정시키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호흡이완입니다. 코로 숨을 들이쉬고 입으로 천천히 길게 뱉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이러면 긴장된 몸이 이완되며, 마음이 진정되고 안정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 밖에 마음을 안정 시키는 방법으로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에서 '안정화 기법'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트라우마를 겪고 난 후 스트레스를 경험하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다만 오히려 피해자를 비난하는 주변 사람들로 인해, 트라우마로 인한 피해가 제대로 봉합되지 못하고 스트레스가 지속되는 상황입니다. 이는 절대 마카님이 이상해서도, 잘못해서도 아니라는 걸 다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라도 나의 경험을 인정해주고 나의 편이 되어줄 사람이 필요하다면 심리상담을 찾아보는 건 어떨지 권해드려요. 특히 트라우마로 인한 정서적 고통을 회복하고, 앞으로 비슷한 일이 생기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마음의 힘을 키우는 데에 심리상담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유독 마음이 많이 아픈 사연글이었네요. 하지만 이곳 마인드카페에 마카님을 응원하고 지지하는 수많은 목소리가 있다는 걸 떠올려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무쪼록 지금의 아픔도 이겨내며 성장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